[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지난해 프로야구계는 '적토마' 이병규(LG 트윈스), '홍포' 홍성흔(두산 베어스) 등 각 구단의 레전드들이 그라운드들을 떠나는 안타까운 일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이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빈 이경필 역시 상황은 다르지만 둘의 은퇴 소식에 동병상련(同病相憐)의 마음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이경필은 이병규, 홍성흔의 은퇴에 대해 "밖에서는 얘기하기 어렵다"면서도 "각각 30년, 27년씩 야구를 했는데 그 끈을 어떻게 쉽게 놓을 수 있겠느냐. 건강만 보장된다면 죽을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은 게 선수들의 마음이다.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막상 놓고 나면 홀가분한 마음도 들 것이다. 사회에 나오면 분명히 이들이 설 수 있는 자리가 존재할 것이다"라고 응원했다.


프로야구계는 지난해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800만 관중에 돌파하며 승승장구했다. 한편으론 2012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승부조작 사건이 일어나면서 물의을 빚었다. 이에 대해 "모든 건 선수들의 잘못이다"라고 입을 연 이경필은 "그런데 '근본이 어디인지'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이경필에 따르면 그런 유혹은 선수들 아주 가까운 곳에서 벌어진다고. 그러면서 "국내 야구판 현실은 친구나 지인이 '한 번만 도와달라'고 애원하면 쉽게 거절할 수 없는 구조다"라며 "KBO나 야구 선후배들이 근본을 파악해 썩은 뿌리는 잘라내고 새 씨앗을 심어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야기와 연관 지어 '돌부처'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여부도 묻자 이경필은 '정공법'을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스타플레이어를 이끌고 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여건이 안 될 땐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서 젊은 선수들과 함께 깨끗하게 치르는 것도 필요하다." 한편, 오승환의 WBC 출전 여부는 오는 11일 이후에 재 논의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육성 단계부터 차근차근 발전시켜야 한다. 160km는 쉽게 던지는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는 일본의 야구 체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라며 "어려울 때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국 야구, 더 나아가 한국 체육계가 바로 서야 프로선수가 살고, 아마추어가 산다. 근본이 바뀌었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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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스포츠서울DB, 김도형기자 wayn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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