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 삼성, 나눔과 꿈 사업설명회
삼성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 8월 24일 서울시 중구 공동모금회 회관에서 ‘나눔과 꿈’ 공모사업 설명회를 열었다.  제공 | 삼성

[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최순실과 정유라에 대한 거액 후원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삼성전자의 기부금 규모는 국내 기업 중 가장 많다. CEO스코어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 단일기업의 기부금이 2014년 4098억원, 2015년에는 4464억원에 달한다. 또 삼성전자는 금전적인 기부금 외에 교육기부, 재능기부, 자원봉사 활동 등을 활발히 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구미 삼성전자 스마트시티의 ‘대구·구미 쪽방주민 사랑나눔 DAY’봉사활동을 펼쳤다. 삼성 계열사들은 조직적인 봉사조직을 만들고 임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북돋우며 헌혈, 봉사활동, 재능기부 등을 매해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새롭게 진행하는 ‘나눔과 꿈’ 공모사업은 총 1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지원사업이다. ‘나눔과 꿈’은 삼성, 공동모금회, 비영리단체가 올해 8월 사업을 시작했다. 전통적인 사회복지 분야 뿐만 아니라 환경, 문화, 글로벌 등 4대 분야로 나눠 지원하고 최종 선정된 단체는 최대 5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2017년부터 최장 3년간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총 1045개 기관의 사업을 접수받았으며, 분야별 전문가들이 2차례의 심사를 거쳐 51개 기관을 선정했다. 1000개가 넘는 기관이 신청하며 해당 지원사업은 20 :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사회복지·환경 등 NGO 단체들은 대부분 후원과 기부금을 통해 사업을 진행한다. 정부의 예산도 상당하지만 기관별 지원액은 그리 많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대기업들이 실시하는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것이 필수적이다. 삼성전자의 ‘나눔과 꿈’의 경우 1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3년간 지원하는 만큼 NGO 단체들이 요청한 프로그램들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고, 자리잡을 수 있게 도와준다. 복지인의 시각에서 보면 삼성전자가 국내 사회복지 시장에 기여하는 바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다시, 고(故) 황유미 씨를 비롯한 삼성전자 반도체 피해자들에 대한 삼성의 대처가 떠오른다. 삼성전자 관련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에 대한 분쟁이 장장 8년 동안이나 지속됐다. 그 기간 동안 황유미 씨의 실화를 담은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개봉되며 사회적인 이슈를 만들기도 했다. 당초 제목은 삼성전자의 슬로건인 ‘또 하나의 가족’이 될 계획이었으나 개봉 전 삼성전자의 외압으로 인해 ‘또 하나의 약속’으로 바뀌었다는 후문이 나돈다.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전자에 대한 사람들의 사회공헌 기대치도 높다. 그렇기에 삼성전자는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전담부서가 있고, 가장 많은 기부금과 봉사활동을 통해 ‘또 하나의 가족’임을 인정받으려 하고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반도체 피해자들에 대한 태도는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산재로 인정받는 것이 두려워서? 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킬까봐? 오히려 사람들은 잘못을 시인하고 이를 바로잡으려 하는 ‘용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삼성의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활동에 지원 논란이 불거진 것도 이런 연장선상에 있다. 진작에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검증과 높은 도덕준 기준을 철저하게 적용했다면 ‘최순실 게이트’에 삼성이 휩쓸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윤주화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은 ‘나눔과 꿈’ 선정기관 발표회에서 “올해 처음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많은 비영리단체에서 관심을 갖고 참여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삼성은 나눔과 꿈이 한번에 끝나는 이벤트 사업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회공헌의 혁신을 유도하는 더 좋은 사업이 되도록 앞으로도 지속 발전시켜 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이 자사의 치부와 잘못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인다면 진정한 ‘국민기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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