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 최재원선임기자shine@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2002년 선수 신분으로 FA컵 정상에 올랐던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이 14년만에 지도자로 또 한번 FA컵 정상에 올랐다. 수원 삼성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FA컵 결승 2차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수원 삼성에서 4년째 지휘봉을 잡은 서 감독은 사령탑으로 처음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그는 경기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그때도 첫 FA컵 우승이었다. 주장할 때라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그때와 지금은 비교할 수가 없다. 지금은 간절하기 때문이다. 팬들이 6년동안 우승컵이 없어서 굶주려했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이 더 기쁘고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소감은.

FA컵 결승전이 서울과의 슈퍼매치로 치러서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됐다. 오늘 경기에 정말 힘들었다. 우리가 쉽게 우승컵을 가져올 수 없도록 서울이 끈질기게 따라왔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우리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정말 좋은 경기를 펼쳤다. 결승전다운 경기를 했다.

-올시즌 힘든 한 해였다. 내년 구상은.

일단 올해는 힘든 한해였다. 축구를 하면서 이렇게 힘들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아프고, 많이 배워갔다. 힘들때 많이 곱씹고, 많은 생각을 했다. 우리 선수들에게 하위스플릿 가서도 경기를 잘하다가 막판에 골을 먹고, 리듬이 끊기다보니 부진의 터널에서 나오기 위해 고민이 많았다. 이럴때 일수록 더 소통을 하고, 팀을 하나로 모으자고 했다. 마지막에 수원 삼성의 자존심을 지키자는 이야기를 했다. 하나로 뭉쳐서 극복을 했다. 마지막으로는 FA컵에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우승을 통해 보답을 받아서 좋다.

-마지막 결승에서야 최고의 경기력이 나왔다.

하위 스플릿 떨어지고 나서 그때부터 경기력도 좋아졌고, 안정을 찾아갔다. 반전의 원인 중에 하나는 조나탄이 좋은 활약을 펼쳤고, 염기훈과 권창훈이 부상에서 회복해 전체적인 컨디션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우리 팀다운 경기를 했다. 결승을 앞두고 남해에서 훈련을 할 때 정말 열심히, 즐겁게 준비를 했다. 웃으면서도 진지하게 준비를 했다. 훈련 효과가 좋았기 때문에 1차전 승리하고, 2차전에서 아쉽게 졌지만 2경기를 잘 치렀다고 생각한다.

-승부차기 대비를 어느정도 했나.

2차전을 준비하면서 코칭스태프에게 절대 승부차기까지 가지 말자고 했다. 그래도 준비는 차곡차곡 잘했다. 그런 부분도 짚고 넘어간 것이 승리로 이어졌다. 승부차기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우승컵을 가져가자는 바람이 있어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

-구단의 지원을 요청하는 싶은 부분은.

내가 감독 부임 이후 4년째 수원 삼성에서 하고 있지만 상당히 힘들다. 매년 예산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런 부분에서 핵심 선수들이 빠져나가고, 운영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이겨나가야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운동하면서 가장 힘들었다는 표현이 거기에 녹아있다. 우리는 수원 삼성에 걸맞는 팀으로 가야해서 힘든 한해였다. FA컵에서 우승을 했기 때문에 ACL에 나가야하는 상황이라 선수층이 갖춰져야한다. 전북이 ACL 우승을 했듯이 그런 밑바탕이 되야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생각된다. 그런 부분에서 지원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윤승원의 역전골 때 심정이 어땠나.

생각대로 전후반 경기를 하면서 후반에 선제골도 만들었다. 그때는 우리가 우승을 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경기 종료직전에 역전골을 허용했을때 올해 이런 경기가 자주 있어서 상당히 힘들었다. 그래도 자신이 있었다. 준비하면서 선수들의 정신적인 면이나 하고자하는 의욕이 보였다. 연장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냉정하자고 강조했다. 1-2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원정경기라 첫번째로 흥분하지 말고, 침착하게 경기를 하자고 했다. 그게 연장전에서 실점 없이 마지막까지 갈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연장에 1장의 교체 카드를 쓸 수 있었고, 수비를 생각하지 않고 골을 넣고 싶어서 연장 후반에 산토스를 넣게 됐다.

-2002년 선수로 우승하고, 14년만에 지도자로 우승했다.

그때도 상당히 기뻤다. 당시에 첫 FA컵 우승이었다. 주장할때라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그때와 지금은 비교할 수가 없다. 지금은 간절하기 때문이다. 팬들이 6년동안 우승컵이 없어서 굶주려했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이 더 기쁘고 좋다.

-조나탄이 1년 임대 신분이다.

우리가 임대를 해와서 뛰고 있지만 임대 기간 이후에도 우리팀에서 뛸 수 있는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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