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수원 조나탄 선제골, 통합 스코어 3대1(FA컵 결승)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결승 2차전에서 수원 조나탄(맨 오른쪽)이 선제골을 넣고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2016. 12. 3.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역대급 명승부였다. 승자는 물론 패자도 박수받아 마땅한 경기였다. 연장까지 가는 120분의 혈투로도 승부가 갈리지 않았다. 결국 ‘러시안 룰렛’으로 불리는 승부차기에서 FA컵 우승팀이 갈렸다. 익숙치 않은 12월에 열린 축구에도 3만5000여명의 팬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두 팀의 명승부를 지켜봤다.

수원 삼성이 2010년 이후 6년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슈퍼파이널’로 불린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수원 삼성은 서울을 상대로 1-2로 져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끝에 10-9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올시즌 클래식 7위를 달성한 수원 삼성은 FA컵 우승으로 내년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본선 출전권을 획득했다. 또한 우승 상금으로 역대 최다인 3억원을 손에 넣었다.

이 날 경기에서는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수원 삼성이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특히 전반 수차례 1대1 찬스를 잡았지만 아쉽게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수원 삼성은 전반에 원터치 패스로 이어지는 공격 루트가 서울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전반 15분에는 이상호 염기훈 권창훈 조나탄으로 이어지는 패스 플레이를 통해 잡은 찬스에서 조나탄의 슛을 서울 수비수 김남춘이 몸을 날려 막아냈다. 전반 28분에는 또 한번 원터치 패스로 권창훈이 절호의 선제골 기회를 잡았지만 GK 유상훈이 슛을 쳐냈고, 2분 뒤에는 조나탄의 스루패스로 이상호가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았지만 또 한번 GK 선방에 막혔다.

전반 30분 이후부터는 퇴장으로 경기 흐름이 급변했다. 수원 삼성은 전반 중반에 예상치 못한 악재가 터졌다. 전반 36분 이정수가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놓이게 됐다. 이정수는 전반 20분 프리킥 상황에서 다카하기와 몸싸움을 벌이다 경고를 받았고, 36분에는 공중볼 다툼에서 손으로 박주영의 얼굴을 가격해 또 한번 옐로카드를 받고 경기장을 떠났다. 수원 삼성은 전반 초반부터 좋은 경기 흐름을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이정수의 퇴장은 타격이 컸다.

하지만 서울도 수적 우세를 길게 누리지 못했다. 전반 43분 다카하기가 이종성에게 태클을 걸다 두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을 당하면서 두 팀 모두 10명으로 싸우는 상황이 발생했다. 두 팀은 나란히 퇴장 선수가 발생한 뒤 신경전에 불이 붙었다. 전반 막판 이종성과 오스마르가 신경전을 벌이자 선수들이 모두 하프라인 인근에 모여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후반 들어 양 팀은 전열을 가다듬으면서 우승컵을 향한 마지막 45분을 시작했다. 후반 10분 수원 삼성은 오른쪽 측면을 공략해 선제골을 뽑아냈다. 장호익이 김치우와 충돌하면서 흐른 볼을 이상호가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조나탄에게 연결했고, 조나탄은 터닝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홈 1차전에서 2-1 승리를 따낸 수원 삼성에게는 천금 같은 선제골이었다.

2골을 넣어야 연장전으로 이어갈 수 있는 서울은 총공세를 폈다. 후반 16분 아드리아노의 슛을 시작으로 24분에는 주세종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결국 서울은 해결사 아드리아노가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30분 역습 상황에서 공격진영 왼쪽을 돌파한 박주영이 내준 땅볼 크로스를 아드리아노가 침착하게 골문안에서 차 넣으면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양 팀이 한골씩을 주고 받으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아올랐다. 골이 필요한 서울은 계속해서 수원 삼성을 몰아부쳤다. 후반 37분에는 아드리아노와 박주영이 합작으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인해 노골이 선언됐다. 수원 삼성은 지키는 경기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 서울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코너킥 상황에서 박주영의 크로스를 윤승원이 헤딩슛으로 역전골을 뽑아내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다. 연장전에서는 두 팀 모두 고갈된 체력을 정신력으로 버텨내면서 30분을 채웠다. 연장전후반 양 팀은 승부를 결정짓는 골을 노렸지만 무득점으로 끝나면서 결국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승부차기도 역대급이었다. 서울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는 양 팀이 9명의 키커까지 모두 성공시켰다. 10번째 키커에서 승부가 갈렸다. 서울 GK 유상훈이 시도한 슛은 크로스바를 훌쩍 넘어갔고, 수원 삼성 GK 양형모는 PK를 성공시켰다. 양형모의 슛이 골망을 흔들자 수원 팬은 환호성을 내질렀고, 수원 삼성 선수단은 모두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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