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사진출처=토트넘 홈페이지)


[런던=스포츠서울 이성모 객원기자] "나는 그에게 '너는 내 구상에 있다. 내가 도와주겠다'라고 말했다."


2015/16시즌 토트넘에 입단한 이후로 손흥민은 두 번째 시즌을 맞기까지 시간에 비해 많은 일들을 겪었다. 첫 번째 시즌에서는 좋은 출발을 보였다가 부상으로 인해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기도 했고, 지난 여름에는 토트넘 잔류와 이적을 놓고 이야기가 오고 가기도 했으며, 그 직후였던 9월에는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며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 모든 과정 속에서, 또 현재도, 손흥민에 대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포체티노 감독에게 직접 손흥민에 대한 질문을 던져봤다.


* (1)편 '포체티노 감독이 직접 말하는 토트넘과 포체티노'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이성모(이하 이) : 이제 손흥민에 대한 이야길 해보자. 우선 지난 8월의 이적설과 그가 결국 토트넘에 남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거의 토트넘을 떠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이하 포체티노) : 우선, 감독으로서 특정 선수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것은 아주 조심스러운 일이다. 그 점은 감안해줬으면 한다.


그래도 그 당시에 대해 이야길 해보자면, 그는 토트넘 입단 초기에 아주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리그는 어떤 선수에게나 힘든 리그다. 그리고 그는 지난 시즌 후반기에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여름에 손흥민은 독일로 돌아가고 싶어했던 것 같다. 군대 문제나 올림픽 등을 포함해서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물론 그렇게 될 가능성도 있었다. 그는 (어린시절부터 지냈던) 독일을 제2의 고향처럼 생각하고 있다.


올림픽을 마치고 돌아온 후에 나는 손흥민과 직접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나는 그에게 "너는 내 구상에 있다. 내가 도와주겠다"라고 말했다. 그 후에 우리도 그를 토트넘에 남기길 원했고, 그 역시 토트넘에 남기로 결정했다.


그 후에 그는 정말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지금 그는 토트넘에서 아주 중요한 선수다.


이성모 : 사실, 여름의 이적설이 있기에 앞서 지난 시즌 손흥민은 특히 잉글랜드 언론으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9월에 '이달의 선수'로 선정될만큼 엄청난 활약을 보여줬는데. 그 '반전'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포체티노 : 새로운 리그로 팀을 옮기는 선수들, 특히 젊은 선수들은 좋은 활약을 보였다가 갑자기부진하는 등 기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손흥민 역시 그들과 마찬가지로 아주 젊은 선수이며 그런 선수들이 새로운 리그,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지난 시즌의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더 많은 경험을 갖고 시즌을 시작했다. 프리미어리그의 경기들이 그에게 더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다. 여러모로 지난 시즌에 비해 훨씬 더 적응을 한 상태라는 이야기다. 그런 점들이 그를 토트넘에서, 또 프리미어리그에서 한층 더 경쟁력 있는 선수로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성모 : 잠시 지난 시즌 초기로 돌아가서, 손흥민이 토트넘으로 오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한 번 이야기해보자. 본인이 손흥민을 영입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포체티노 : 무언가 하나의 특정한 이유가 있다기보다, 손흥민에게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우스햄튼 시절부터다. 비슷한 시기에 손흥민이 함부르크에서 레버쿠젠으로 이적을 했는데(사우스햄튼으로 오지 않고), 그 후에도 계속 그를 눈여겨보던 끝에 결국 내가 토트넘 감독이 된 후 토트넘에서 그를 영입하게 됐다.


(지난 북런던더비, 터치라인 부근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포체티노 감독과 손흥민)


이성모 : 토트넘의 감독으로서, 훈련중에 손흥민에게 특별히 요구하는 사항이나 더 집중적으로 지도하는 부분이 있나?


포체티노 : 물론 나는 훈련중에 그에게 아주 많은 것을 요구한다.(웃음) 그것은 그의 경기력을 더 끌어올리고 더 장기적으로는 그를 도와서 그가 더 뛰어난 선수가 되도록 돕고 싶기 때문이다. 사실 그 점은 꼭 그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게 마찬가지다.


우리는 훈련시간에 모든 파트별로 각각의 세션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전반적인 훈련을 다 한다고생각하면 될 것이다. 손흥민의 경우에도, 전술적인 위치선정이나 기술적인 부분, 근력 등을 시작해서 모든 것에 대해 전반적인 훈련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성모 : 이번 시즌 현시점까지 한국에서 손흥민과 관련해 가장 화제가 됐던 사건은 역시 손흥민과 라멜라가 페널티킥 상황을 놓고 신경전을 펼쳤던 일이었다. 물론, 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팀의 감독으로서 그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포체티노 : (웃음) 우선, 손흥민과 라멜라가 아주 좋은 친구 사이라는 걸 먼저 말하고 싶다. 손흥민과 라멜라는 정말 사이가 좋다.


그 때의 일은 두 명의 선수가 서로 페널티킥을 차고 싶어했던 일이었다. 그건 사실 공격수라면 누구나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그 경기 당시 내 입장에서는, 내가 터치라인에 직접 나가서 '너가 차고, 너는 차지마'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두 선수 모두 차고 싶어하는 상황이었으니까.


이성모 : 한국의 많은 축구팬들은, 손흥민에게 가장 적합한 포지션이 왼쪽 윙 포지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토트넘에서 그는 때로는 최전방에서, 또 때로는 우측면에서도 뛰고 있는데. 그런 점에 대해 우려섞인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감독으로서 그의 포지션적인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포체티노 : 우선, 가장 최근 경기인 첼시 전에서는 왼쪽 윙으로 뛰었다.(웃음)


그것은 우리 팀에 여러가지 전술적인 플랜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손흥민이 현재도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라고 보고 있다. 또, 손흥민이 앞으로 좀 더 다양한 포지션에서 더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그 자신을 위해서도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성모 : 정해진 시간 관계상 오늘의 마지막 질문이다. 감독으로서 본 손흥민의 가장 큰 강점과 앞으로 보완해야할 약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선 강점부터 말해보자면.


포체티노 : 그의 가장 큰 강점은 그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한국인들을 아주 좋아한다.(웃음)


농담 대신 진지하게 답변하자면, 내가 생각하는 그의 가장 큰 강점은 항상 더 배우려는 강한 의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좋은 축구 선수이기 이전에 정말 좋은 사람이다. 토트넘의 모든 사람들이 그를 아주 아끼고 있다.


이성모 : 약점, 혹은 보완할만한 점이 있다면?


포체티노 : 그 질문에 대해서는 미안하다. 개인적으로, 선수의 약점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나는 선수들에게 '약점'이 있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그가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손흥민도 마찬가지고 다른 토트넘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은 커리어를 통해 경험을 쌓으면서 앞으로 점점 더 발전한다. 나는 그 점을 믿으며 그걸 도와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런던=스포츠서울 이성모 객원기자 london2015@sportsseoul.com


사진=토트넘 홈페이지, 이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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