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버스11
울산현대 팬들이 2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16 하나은행 FA컵 4강 수원삼성과 경기에서 1-3 역전패한 뒤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고 항의하고 있다.

[울산=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팬과, 선수단, 프런트 모두가 가슴 아픈 밤이었다.

FA컵 4강에서 역전패한 울산현대 선수단 버스가 또다시 성난 팬들에게 가로막혔다. 윤정환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16 하나은행 FA컵 4강 수원삼성과 경기에서 1-3 역전패했다. 전반 코바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막판 10여분을 남겨두고 조나탄(2골) 권창훈에게 연달아 실점하며 무너졌다. 울산의 FA컵 무관의 역사는 이어졌다.

다잡은 승리를 막판에 놓치자 울산 팬은 분노했다. 권창훈의 쐐기골이 나왔을 때 그라운드에 이물질이 날아들었다. 경기 후 지하주차장에 울산의 푸른 홈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고 감독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때 일부 팬과 경호원이 몸싸움을 벌이며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결국 윤 감독이 버스에서 내려 팬들 앞에 섰다. 지난 6월 29일 포항 원정에서 0-4로 패한 뒤 버스가 가로막혀 팬들에게 사죄한 적이 있는 윤 감독은 4개월 만에 다시 고개를 숙였다. 팬들 사이에서 ‘20여년 강했던 울산 축구를 2년만에 이렇게 만들수가 있느냐’, ‘울산은 종이호랑이가 됐다’,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 등 비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윤 감독은 “모든 결과의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며 “내일이라도 구단과 상의해서 (책임과 관련해) 결정을 내겠다”고 답변했다. 팬들의 비난이 멈추지 않자 “여러분이 울산을 사랑하는 마음은 잘 알겠지만 이렇게 하는 건 서로가 힘들어질 뿐”이라며 붉게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30분여 대치 끝에 울산 구단 직원과 경호원이 팬들을 달랬다. 선수단 버스는 10시15분께 떠났다. 명확한 해결책을 주고받은 건 아니다.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 채 짐을 싸야 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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