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탄
2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16 하나은행 FA컵 4강 울산현대와 원정 경기에서 두 골을 넣으며 3-1 역전승을 이끈 수원삼성 조나탄. 제공 | 대한축구협회

[울산=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위기의 해결사’ 조나탄이 또 한 번 수원삼성의 구세주가 됐다. 수원삼성이 머리로만 두 골을 넣은 조나탄 활약에 힘입어 5년 만에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K리그 클래식에서 처참한 성적으로 고개를 숙인 수원삼성은 2016년 극적인 반전 디딤돌을 마련했다.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수원삼성은 2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16 하나은행 FA컵 4강 울산과 원정 경기에서 후반 막판 10여분에 3골을 몰아치며 3-1로 역전승했다. 이전 FA컵에서 6차례 4강에 올라 모두 결승에 진출한 수원삼성은 7번째 준결승에서도 웃으며 ‘FA컵 4강=결승행’ 100% 공식을 이어갔다. 또 같은 날 부천FC를 누르고 결승에 오른 FC서울과 역대 최초의 FA컵 결승전 ‘슈퍼매치’를 치르게 됐다. 결승은 내달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질 예정이나 추후 조정될 수도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양팀 사정을 감안한 뒤 조만간 1~2차전 날짜를 확정짓겠다”고 했다. ‘승리의 히어로’ 조나탄은 최근 8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8월 28일 상주상무와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도움 한 개를 기록한 뒤 8경기에서 9골을 몰아쳤다. 반면 이전까지 9차례나 4강에 오르고도 한 차례(1998)밖에 결승에 오르지 못한 울산은 또다시 FA컵 무관의 역사를 이어갔다.

수원삼성은 올 시즌 울산과 리그 3차례 맞대결에서 1무2패 절대적인 열세였다. 특히 지난 5월 21일 홈에서 2-4 완패를 당했고, 7월 2일 원정에선 1-2 역전패를 당한 뒤 분노한 서포터스에 선수단 버스가 가로막히는 굴욕을 경험했다. 상대 전적에선 울산이 앞섰으나 단판 대결로 치르는만큼 쉽게 예측하기 어려웠다.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은 지난 실패를 거울삼아 울산의 빠른 측면 공격과 멘디의 한 방을 경계, 교체명단에 포함한 염기훈 산토스 등으로 후반에 승부를 보겠다고 선언했다. 윤정환 울산 감독은 이제까지 추구한 수비 위주의 전술을 유지하면서 수비 집중력이 약점으로 지적받는 상대 뒷공간을 노리겠다고 맞섰다. 양 팀은 예고한대로 탐색전을 벌이면서도 예리한 역습을 주고받았다. 초반 울산 코바, 수원삼성 조나탄 등 외국인 공격수들이 한차례씩 골문을 두드렸으나 이렇다 할 장면은 없었다. 지루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그러던 전반 38분 주심의 휘슬이 0의 균형을 깼다. 공격에 가담한 울산 수비수 정승현이 왼쪽에서 올라온 공을 이어받아 페널티 아크 오른쪽을 돌파했다. 수원삼성 수비수 곽광선과 몸싸움을 하다가 밀려넘어졌는데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수원삼성 선수들이 거세게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키커로 나선 코바가 침착하게 오른발로 차 넣었다.

서 감독은 후반 7분과 20분 염기훈 산토스 카드를 꺼내들었다. 후반 종반까지 울산 특유의 촘촘한 수비가 견고함을 유지했다. 승리의 기운이 울산쪽으로 흘렀다. 하지만 후반 37분 리그 오름세를 타고 있는 조나탄의 머리에서 동점골이 나왔다. 홍철의 오른발 크로스 때 방심한 울산 수비진을 뚫고 문전에서 다이빙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기세를 올린 수원삼성은 울산 골문을 지속해서 두드렸다. 후반 추가 시간 또다시 조나탄이 해냈다. 권창훈이 왼쪽에서 올린 공을 머리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원정 온 수원삼성 서포터즈는 열광했다. 2분 뒤 수원삼성은 동점을 향한 마지막 공세를 막아낸 뒤 역습에서 권창훈이 승리를 자축하는 쐐기포까지 터뜨리며 포효했다. 그 동안 여러 차례 고개 숙였던 서 감독도 이날은 껑충 뛰어올라 기쁨을 만끽했다.

수원은 2011년 FA컵 준우승 이후 5년 만에 다시 결승에 진출, 통산 4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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