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NC 용덕한, 플레이오프 1차전 끝내버렸다!
NC 용덕한(가운데)이 2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NC와 LG의 플레이오프 1차전 9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2016. 10. 21. 마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NC의 가을야구는 힐링야구.’

창단 5년째를 맞는 NC는 1군 무대에 4년에 3번째 포스트시즌을 맞이한다. 1군 무대 첫 해 7위의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이듬해 3위, 그리고 연속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빠르게 강팀의 반열로 올라가며 발전을 계속했다. 하지만 올시즌 가을야구 플레이오프를 맞이하는 NC 선수단은 시즌 중 터진 온갖 악재 때문에 죄인 아닌 죄인처럼 움츠러들어 있었다. 뒤숭숭한 외부 분위기에 상처를 입은 선수들은 억울함도 미안함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채 최선을 다한 경기로 보여줄 수 밖에 없다면서 입술을 깨물고 결전의 날을 기다렸다. 다행히 PO 1,2차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한 투수들의 역투와 타자들의 집중력으로 연승을 일궈내며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는 ‘힐링 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전 NC의 최고참 이호준은 팀분위기에 대해 “아주 안 좋습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특유의 사람좋은 웃음으로 시원하게 말했지만 가감없이 선수단 분위기를 알려주는 대목이었다. 마산구장 1루 더그아웃엔 익명의 선수 자유게시판을 만들어놓았는데 그곳엔 “괜찮아! 다 잘 될거야”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는 포스트시즌을 맞이하는 선수들이 얼마나 심적 부담을 갖고 있는지를 잘 대변해줬다.

NC는 팀 선발투수였던 이태양이 승부조작 연루로 법의 심판을 받았고, 또 다른 선발투수 이재학은 본인의 무죄주장에도 불구하고 승부조작 연루 소문을 종식시키지 못해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되고 말았다. 정규시즌 막판엔 주포 에릭 테임즈가 음주운전으로 인해 징계를 받아 플레이오프 첫 경기엔 출전하지 못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NC 김경문 감독은 PO 미디어데이에서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를 반복하며 고개를 숙였고, 모든 팬들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던 테임즈는 거듭 고개를 숙이며 음주운전에 대한 사과로 포스트시즌을 시작했다.

안 좋은 일들이 연속되면서 모두가 죄인이 됐고 싸늘하게 식어버린 팀 분위기에 선수단은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이들에게 과연 무슨 잘못이 있을까. 사실 NC는 창단 이후 국내프로야구 선배 구단들이 부러워하고 벤치마킹을 할 만큼 빠른 시간에 강팀으로 성장했다. 타팀에서 방출되는 등 사연 많은 선수들을 끌어모아 특급선수들로 거듭나게 키워냈고, NC에서 처음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은 단기간에 잠재력을 발휘하며 무럭무럭 자라났다. 김경문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지도력, 프런트의 역량, 그리고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이 절묘하게 화합해 이뤄낸 결과였다.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도 충분할 정도로 최고의 해를 보냈다.

하지만 상황이 억울해도 이를 하소연하기도 쉽지 않았다.다행히 위기속에서 선수들이 똘똘 뭉쳐 스스로 상처를 치유해 내고 있다. 포스트시즌에 약한 징크스를 보였던 에릭 해커는 1차전 눈부신 역투로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고, 백업요원으로 묵묵히 활약했던 용덕한 지석훈 모창민 등은 결정적인 순간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2차전에서는 스튜어트의 역투와 박석민의 홈런, 그리고 인간승리의 상징 원종현의 155㎞역투, 그리고 개인사로 팀에 물의를 빚었던 이민호의 세이브투구 등 모든 선수들이 스스로 힐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선수단 전체로는 지난 2년간의 시리즈 통과 실패의 불운을 털어내는 힐링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NC는 24일부터 잠실구장에서 LG와 플레이오프 3,4차전을 벌인다. 여기서 한 경기만 승리한다면 창단 이후 처음으로 대망의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 위기속에서 똘똘 뭉친 NC선수들이 야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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