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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믹스 핸드블렌더를 소개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바믹스 도나토 사비아 부사장. 제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놀라운 언변을 자랑했다. 이상훈기자 part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원조 ‘핸드블렌더’ 기업 바믹스(Bamix)가 국내 기업 ‘밀텍산업’과 손잡고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바믹스는 스위스에서 1954년에 설립돼 올해로 63년이 된 기업이다. 스위스하면 시계나 오디오 등의 정밀가공·럭셔리 제품이 먼저 떠오르고 주방가전과는 쉽게 연결되지 않지만 바믹스는 ‘핸드블렌더’라는 시장을 처음 만든 기업이다. 또 이탈리아 유명 잡지가 소개한 ‘미슐랭 3스타 셰프가 뽑은 스위스 키친 제품 10선’에 꼽힌 유일한 주방가전이다. 또 영국의 유명 셰프 고든 램지가 “바믹스 없이는 뛰어난 셰프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한 일화도 유명하다. 바믹스 핸드블렌더는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기 쉬운 작은 크기, 예쁜 디자인, 강력한 성능을 간직해 레스토랑부터 가정까지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국내 시장에서는 카피 제품인 ‘도깨비 방망이’가 더 유명하다.

“한 3년쯤 전에 도깨비 방망가 저희 회사 AC모터를 1만개 주문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저희는 모터를 판매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다른 회사가 모터를 1만개 주문하더군요. 회사명은 달랐지만 찾아보니 도깨비 방망이와 주소지가 같아 판매하지 않았습니다.”

바믹스를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내한한 바믹스 부사장 도나토 사비아(Donato Sabia)의 말이다. 그는 바믹스는 수십 년에 걸쳐 품질을 개선해 온 제품이기에 비슷한 모양의 핸드블렌더라 할지라도 그 성능은 완전히 다르다고 자신했다. 핸드블렌더의 구조, 모터 디자인, 형태, 보텍스(Vortex, 회전자에 의해 생기는 내부 기류), 칼날 형태 등까지 모두 바믹스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에 지난 50년간 업체들이 비슷한 제품도 만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도나토 부사장은 “특허가 풀린 뒤 많은 업체들이 바믹스를 따라서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이전에는 테팔과 브라운도 특허를 피해가려고 형태를 조금씩 달리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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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외에 아무 것도 넣지 않았는데도 바믹스 핸드블렌더로 금세 땅콩크림이 완성됐다. 바믹스 핸드블렌더는 강력한 AC 모터와 전용 칩셋을 통해 항상 일정한 회전수를 유지해 준다. 이상훈기자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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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에 거품기 칼날을 담그고 20여 초 돌리면 금세 부드러운 우유거품이 만들어진다. 도나토 부사장은 일반 우유보다 저지방 우유가 더 거품이 잘 만들어진다고 팁을 알려줬다. 이상훈기자 party@sportsseoul.com

이 밖에 바믹스는 고가의 AC 모터를 사용하는 반면 타사 제품들은 저렴한 DC 모터를 사용하는 등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바믹스 제품의 또 다른 장점은 정밀한 모터 제어 기술을 사용해 딱딱한 식재료도, 부드러운 식재료도 항상 균일한 속도로 갈거나 섞어준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바믹스는 모터에 식재료의 저항에 따라 모터 힘을 조절해 일정한 회전수를 제공하는 속도 제어 칩셋을 개발·장착했다. 강력한 모터 개발과 제어 칩셋 등 모든 과정을 스위스에서 행한다.

실제 도나토 부사장은 기자 앞에서 즉석으로 땅콩잼과 과일 주스, 마요네즈 등을 만드는 시연을 펼쳤다. 함께 판매하는 ‘슬라이서’라는 액세서리 통에 볶은 땅콩을 넣고 바믹스 핸드블렌더로 돌리자 금세 땅콩이 가루가 되면서 자체 수분과 기름으로 인해 땅콩잼 형태가 됐다. 여기에 버터를 조금만 넣으면 시판하는 것과 흡사한 땅콩버터가 되는 셈이다. 마요네즈도 거품을 내기 위한 거품기 칼날을 장착한 후 달걀과 오일만 넣고 돌려주면 30초 만에 뚝딱 만들어진다. 도나토 부사장은 “취향에 따라 식초나 레몬즙 등을 넣어 간을 하면 개개인에게 꼭 맞는 건강한 마요네즈를 만들 수 있다. 마요네즈 뿐만 아니라 각종 소스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바믹스 핸드블렌더의 특징은 세척에 있다. 그저 물컵에 담근 뒤 몇 초 돌려주면 끝이다. 초고속으로 회전하는 칼날과 팔 부분에 묻은 기름이나 음식물들이 흔적도 없이 씻겨 사라진다. 산화되거나 녹스는 등 염려도 없다. 식재료가 닿는 모든 부분에 놋쇠와 아연을 입히고 크롬을 특수 도금 처리했다. 그 결과 절대 산화되거나 녹슬지 않으며 모터로부터 전해지는 열을 빨리 식힐 수 있게 됐다. 타사 제품들과 달리 장시간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 덕분에 바믹스 핸드블렌더는 단순히 핸드블렌더에 머무르지 않고 블렌더 기기의 역할 이상을 해낸다. 도나토 부사장이 ‘키친 머신’, ‘키친 로봇’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밖에 바믹스 제품은 거의 대부분이 방수 처리돼 있다. 물에 취약한 모터 제품이지만 안심하고 쓸 수 있다. 패키지에 포함된 전용 거치대는 바믹스 핸드블렌더를 간편하게 수납할 수 있는데다 기본 제공되는 3가지 칼날도 뒤편에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고 케이블도 감아서 정리할 수 있다. 부피를 거의 차지하지 않는데다 디자인이 예뻐 주방의 오브제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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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후 첫 일정으로 한국 주부들을 만나 제품을 소개하고, 직접 바믹스 핸드블렌더의 성능을 시연하는 도나토 부사장. 이상훈기자 party@sportsseoul.com

도나토 부사장은 이런 바믹스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기자를 만나기 앞서 한국의 주부들을 먼저 만났다. 부사장이 직접 시연하며 주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또 한국의 파트너사인 밀텍과 함께 한국인을 위한 바믹스 레시피 공모전도 열 계획이다.

바믹스의 공식 수입원인 밀텍산업의 황의경 대표가 바믹스를 선택한 이유도 재밌다. 밀텍산업은 독일의 명품 옷걸이 전문기업 마와(Mawa), 이탈리아 제면기 마카토(Marcato), 영국 가정용 세정제 브랜드 아스토니쉬(Astonish) 등을 수입하는 기업이다. 그는 앞서 1998년 휘슬러의 한국법인을 설립, 운영해오다 밀텍산업을 설립했다. 황 대표의 철학은 2등이 보이지 않는 압도적 품질의 1위 기업만을 선택한다. 바믹스는 그런 블렌더 시장에서 적수가 없다고 판단했기에 황 대표가 수입하기로 결심했다. 이런 황 대표의 철학에 흡족한 바믹스는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다양한 기능, 다양한 가격대의 신제품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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