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역투하는 원종현 \'승리는 내가 지킨다\'
22일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2016 KBO 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이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NC 투수 원종현이 8회 역투하고 있다. 2016.10.22마산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마산=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대장암을 극복한 155㎞ 사나이 원종현이 2년만에 다시 선 가을야구 무대에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원종현은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16 KBO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2-0으로 리드한 8회 1사에서 구원등판해 1.1이닝을 2탈삼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를 지키는데 일조했다. 투구수가 많아지며 생애 첫 포스트시즌 세이브 기록달성은 다음으로 미뤘지만 투혼을 불어 넣어 던진 투구는 팬들의 가슴에 감동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원종현은 첫 타자 서상우를 가볍게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손주인 역시 우익수 플라이로 솎아냈다. 9회 다시 마운드에 오른 그는 김용의 역시 138㎞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전광판에는 155㎞의 강속구를 팡팡 찍어 이 선수가 불과 얼마전까지 대장암으로 투병했던 선수가 맞나 할 정도로 혼신의 역투를 거듭했다. 경기 마지막을 매조지하는 순간이라 다소 흥분한듯 볼이 몰리며 이천웅에게 안타, 그리고 박용택의 내야 땅볼로 선행주자를 잡아 2사 1루가 된 뒤 다시 히메네스에게 안타를 내주고 내려와 아쉬움을 삼켰지만 바통을 이어받은 이민호가 오지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승리와 입맞춤했다.

원종현은 지난 2014년 LG와의 PO 3차전에서 전광판에 155㎞를 찍어 팬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됐다. 방출의 설움과 부상과 수술의 역경을 이겨낸 마운드에서의 인간승리였다. 하지만 그는 이듬해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중간에 아파 조기 귀국했고 대장암 판정을 받아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을 접었다. NC 선수들은 모자에 155를 새겨 넣고 그가 병상에서 일어나기를 간절히 빌며 그의 마음에 담고 경기에 임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는 깜짝시구로 그의 존재를 알렸는데 올해는 당당히 마지막 순간에 등판해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원종현은 “이겨서 기분좋다. 대기하면서 타자들이 점수내기 힘들구나 싶어서 1점만 뽑아달라고 기도했다. 우리가 나가서 이겨줄 수 있다고 기도했는데 (박)석민이 형이 홈런을 쳐줘서 고마웠다. 155㎞가 다시 찍히는 것을 봤다. 시즌 때 힘에 부쳐 구속을 회복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집중하다보니 회복한 것 같다”며 “흥분되는 것을 진정시키느라 애썼다. 마무리 세리모니를 하고 싶었는데 (이)민호에게 빼앗겼다”고 웃으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NC는 올시즌 최강불펜을 자랑했는데 그 중심에 투혼과 인간승리의 상징 원종현이 있다. 원종현이 있기에 NC의 포스트시즌 전망은 더 없이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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