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NC 박석민, 선제 투런 넘어간다!
NC 박석민이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2016 KBO리그 NC와 LG의 플레이오프2차전 7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LG 선발투수 허프를 상대로 선제 2점 홈런을 치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마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마산=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플레이오프(PO)는 한국시리즈와 달리 단기전이다. 5전 3선승제로 펼쳐지기 때문에 첫 두 경기 흐름이 매우 중요하다. 역대 PO(양대리그 포함)에서 1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확률이 78.1%(32회 중 25차례)라는 점이 이를 대변한다.

재미있는 상황은 2016 KBO리그 PO에서 맞붙은 NC와 LG의 팀 사정 때문에 2차전이 사실상 결승전으로 치러졌다. 장단점이 뚜렷한 두 팀의 만남이라 양팀 감독 모두 2차전 승리에 방점을 두고 PO를 준비했다. LG가 데이비드 허프를, NC가 재크 스튜어트를 선발로 낸 배경에는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포석이기도 하지만 팀내 선발투수들 중 구위가 가장 좋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른바 필승카드로 PO 전체 향방을 가늠할 2차전을 잡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SS포토] 나성범, 호투 스튜어트에 엄지 척!
22일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2016 KBO 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이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 NC 나성범이 5회초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선발투수 스튜어트에게 엄지를 펴 보이고 있다. 마산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유는 간단하다. NC는 해커와 스튜어트 외에 마당히 내세울만 한 선발투수가 없다. 젊은 선수들이 준비하고 있지만 안정감면에서 떨어진다. PO 1차전을 짜릿한 끝내기 승리로 장식했기 때문에 기세를 몰아 홈에서 두 경기를 모두 잡고 잠실 원정을 떠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3차전을 내주더라도 상황에 따라서는 해커를 4차전에 조기 투입해 PO를 끝내겠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해커는 1차전에서 97개를 던졌다. 내일이 없는 단기전은 피로가 쌓이더라도 빨리 시리즈를 끝내고 한국시리즈를 대비하는 게 여러모로 이득이다.

NC 타자들의 훈련에서도 의지가 읽혔다. 손시헌과 박민우 등 작전수행 능력이 좋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박석민 이호준 권희동 등 거포들도 번트훈련에 신중을 기했다. 상대 선발이 허프인만큼 짜내기로 점수를 뽑아내야 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어 미리 대비한 것이다. 에릭 테임즈도 피칭머신을 상대로 번트를 대며 ‘4번타자도 희생번트를 댈 수 있다’는 상황을 가정했다. 한 점 싸움으로 전개된다면 세밀함에서 실수가 없어야 한다. NC는 이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SS포토] 허프 \'오늘 수비가 도와주네\'
22일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2016 KBO 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이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선발투수 허프가 6회말 2사 상대 손시헌 타구를 3루수 히메네스가 호수비로 처리하자 환하게 웃고 있다. 마산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LG도 2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원정에서 1승 1패면 선발싸움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에 잠실에서 끝낼 가능성이 높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전 3, 4차전 선발로 내정된 류제국과 우규민이 불펜피칭으로 구위를 점검했다. 우규민은 “이틀 전에 불펜피칭을 하면 뭉친 근육이 다 풀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며 하루먼저 불펜피칭을 한 이유를 설명했다. 마무리 임정우가 1차전에서 끝내기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며 무너졌기 때문에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라도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다.

첫 판에 마무리가 무너졌다는 것은 PO 향방 전체를 내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 점차 박빙상황, 혹은 3점차 이내 접전상황에 동점주자가 있는 상태라면 임정우를 투입하는 것을 두고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확실한 카드 한 장을 버리고 경기를 치러야 해 2차전 승리로 임정우의 부담을 덜어줘야만 했다. 2차전을 승리로 이끌어 승부를 원점으로 끌어가면 허프가 5차전에 다시 나올 수 있다는 점도 LG가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적진에서 2연패를 하면 선수단 사기가 크게 저하된다. 큰경기를 치르며 시나브로 쌓였던 피로감이 허탈감과 함께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게 단기전의 특성이다.

[SS포토] 채은성, LG에 기회-NC에 위기 만드는 3루타
22일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2016 KBO 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이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채은성이 5회초 우중간 안타를 친 후 3루에서 세이프되고 있다. 마산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NC는 에릭 테임즈가 복귀했고 LG는 루이스 히메네스가 1차전 홈런으로 자신감을 회복했다. 중심타선의 힘이 대등하다면 뒤를 받치는 6, 7번에서 해결사가 나와야 승산이 높은 경기였다. LG는 5회초 1사 후 6번타자 채은성이 우중간 2루타와 상대 실책으로 3루에 안착했지만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 반면 NC는 7회말 1사후 테임즈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2사 1루에서 6번타자 박석민이 좌월 2점 홈런으로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승부처에서 단기전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 왜 필요한지를 증명한 한 방이었다.

창단 5년, 1군 진입 4년 만에 정상등극을 노리는 공룡군단의 포효가 시작됐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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