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과 전인지 12번홀 그린을 살피고있다 (2)
박성현(왼쪽)과 전인지. 둘 모두 올시즌 후원 게약이 만료되기 때문에 재계약 때 누가 최고 몸값을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인기 상종가인 한국여자골프의 ‘장외대결’이 시즌 종료가 다가오면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올 연말에 후원 계약이 만료되는 일부 초특급 선수들의 몸값이 벌써부터 들썩이며 천정부지로 치솟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박세리(38) 이후 처음 연간 20억 원이 넘는 초대형 후원 계약이 성사될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 중심에 박성현(23·넵스)과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대세’ 박성현이 지난 2001년 박세리가 CJ와 계약할 당시 기록했던 20억원을 돌파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도 않았지만 골프업계에서는 이미 ‘박성현 모시기’ 전쟁이 시작된 분위기다. 내년 시즌 LPGA투어 진출 자격을 거머쥔 박성현은 현재 메인 스폰서 넵스와의 3년 계약 기간이 올 시즌으로 끝난다. 넵스는 무명 시절 지금 박성현의 위상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금액으로 계약을 맺었다. 넵스 측은 우선 조건만 맞는다면 재계약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워낙 박성현의 몸값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넵스 관계자는 “만약 박성현이 해외 무대로 진출해도 국내 대회에 50%가량 출전한다면 계약을 지속시킬 수 있겠지만 완전히 무대를 미국으로 옮긴다면 계약 기간 연장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시즌 초·중반만해도 박성현의 몸값은 2009년 신지애(28)가 미래에셋과 계약할 때 받은 연간 10억원이나 2014년 롯데그룹과 계약한 김효주(21·롯데)의 연봉 13억원 수준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올시즌 박성현이 보여준 활약과 인기가 김효주를 능가하면서 몸값도 치솟았다. 박성현은 이미 시즌 7승을 올렸고 김효주의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을 갈아치웠다. 게다가 미국 진출도 확정했다. 실력에 곁들여 보이시한 매력에 화끈한 장타를 날리는 상품성은 스타 플레이어를 앞세운 스포츠 마케팅을 전개하려는 기업에게는 최고의 매력이 아닐 수 없다. 박세리의 기록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월드스타’ 전인지도 태풍의 눈이다. 전인지는 하이트진로와 재계약 한번을 포함해 5년 동안 후원을 받은 전인지도 올시즌 계약이 만료된다. 2015년 초 재계약할 때도 국내 선수 가운데 최고 대우를 받았지만 올해 미국에 진출해 신인왕을 확정하고 메이저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을 석권하면서 월드스타로 발돋움했기에 금액은 더 높아질 게 분명하다. 전인지는 세계랭킹에서도 한국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3위에 랭크돼 있다. 여기에 전인지의 팬클럽인 ‘플라잉 덤보’의 회원수만도 6000~7000명에 이를 정도로 구름 갤러리를 몰고다니기 때문에 상품성면에서 박성현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하이트진로 쪽은 “한번 인연을 맺은 선수와는 가능하면 오래도록 같이한다는 게 원칙이다. 신지애나 김효주가 받았던 대우정도는 해줄 수 있다”며 전인지를 붙잡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의 몸값을 제시하는 기업이 적지 않을 것이기에 몸값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한편 이들 외에도 박인비(28·KB금융) 장하나(24·비씨카드) 고진영(21·넵스) 안신애(26·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 유소연(26) 허미정(27·이상 하나금융) 등도 메인 스폰서 계약이 올해 무더기로 끝난다. 시즌 후 이들 스타급 선수들을 잡기 위한 경쟁이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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