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지난달 30일 막을 내린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3’의 파이널트랙 우승자는 자이언트 핑크이지만 준우승자 나다는 프로그램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대중에게 여전히 생소한 걸그룹인 4년차 7인조 ‘와썹’의 멤버인 나다는 이번 프로그램에서 기적의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첫 방송 당시 나다는 자기소개 싸이퍼 미션에서 가사를 틀리고 프리스타일 랩 배틀에서 민망한 가사를 선보이는 등 부진해 함께 출연한 막내 전소연에게 “언니, 왜 이렇게 못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런 나다가 ‘언프리티 랩스타’ 전 시즌 통틀어 총 4개, 최다 트랙 보유자로 올라섰다. 패자부활전을 거쳐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하기까지 했다. 그야말로 ‘언프리티 랩스타’라는 드라마의 주인공이자 ‘반지 여제’가 된 것이다.

그러나 함께 경쟁을 펼친 다른 참가자들이 없었다면 나다가 빛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를 잘 아는 나다는 함께 출연한 동료들에 대한 애정, 강한 존경심을 표현했다. 다음은 함께 프로그램에 출연한 래퍼들에 대한 나다의 평가.

= 목소리 톤을 타고 났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허스키한 톤이 매력적이다. 다 알다시피 발성도 좋다. 그 친구에겐 에너지가 있다. 나와는 동갑내기인데, 성격이 잘 맞는다. 구수하고, 털털하다. 그리고 재미있다. 함께 술을 마실 정도로 친하다.

= 녹화 첫날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싸운 직후 내게 와서 “올해 초 나온 언니 믹스테이프 듣고 좋아했는데, 첫날 녹화를 보며 실망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녹화장에서 튀고 싶어서 언니를 공격했다”고 하더라. 그런 솔직함이 너무 좋았다. 소연이와는 프로그램 내내 붙어있는 단짝이었다. 때론 경쟁 무대 준비를 함께 할 정도였다. 소연이 회사에 가서 함께 연습도 많이 했다.

래퍼로서 이번에 소연에게 적지 않게 놀랐다. ‘프로듀스101’을 봤을 때도 엔터테이너로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눈에 독기가 있더라. 이번 프로그램에서 함께 연습하며 느낀 건데 정말 잘하는 친구다. 힙합, 랩에 대한 이해도가 탁월하고, 노력을 굉장히 많이 한다. 그런 무대는 노력, 연습이 아니면 절대 할 수 없다. 출연진 중에서 가장 인정하는 친구다.

= 사실 나이 한참 어린 까마득한 후배들과 함께 평가받는다는 게 언니 입장에서 얼마나 힘들겠나. 프로듀서도 대부분 알고, 친한 동생들인 입장인데 정말 부담됐을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 많은 걸 내려놓고 큰 도전을 했구나’라는 걸 자주 느꼈다. 대단해 보이더라. 훨씬 어린 친구들의 대화에 끼기 쉽지 않을 텐데, 누구에게도 어렵게 느끼지 않게, 편하게 잘 대해줬다.

래퍼로서 미료 언니를 다시 봤다. 원래 잘하는 걸 알았지만 확실히 지금까지 과소평가된 부분이 있다. 랩의 특성상 연차가 쌓인다고 실력이 느는 게 아닌데 언니는 요즘 음악 스타일과 플로우, 스킬 등을 많이 연구한 것 같더라. 발전하기 위해 그만큼 노력한다는 의미다. 미료라는 래퍼를 다시 보게 됐다. 사람들에게 더 존경받아도 되는 선배다.

진짜 좋아한다. 제일 친한 멤버는 전소연, 자이언트 핑크이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인간적으로 팬이 되고 싶은 멤버는 그레이스다. 그레이스는 래퍼라기 보다 아티스트다. 처음 봤을 때부터 “쟤 뭐지?”했을 정도로 너무 특이했다.

무대를 보고 너무 놀랐다. 노래, 랩 잘 하는 사람은 많은데 개성 있는 사람을 찾기는 힘들다. 잘하는 사람이 세상에 너무 많으니 색깔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데 그레이스는 남들이 따라하기 힘든 자기 만의 것을 갖고 있다. 방송에서 보는 것과 현장에서 보는 느낌이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다. 현장에서 보면 방송으로 볼 때보다 훨씬 흡입력이 있다. 무대에서 표정, 제스쳐가 너무 좋다. 꾸준히 음악을 한다면 음악 잘하는 아티스트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내성적이고 말수는 없는 편인데, 인간적으로 너무 귀엽다.

= 2013년 쇼미더머니3에 함께 출연한 뒤 연락을 가끔 했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지담은 솔직한 아이다. 자기 말하고 싶은걸 하는 친구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는 표현을 밉지 않게 하는 스타일이다. 어릴 때부터 쇼미더머니, 언프리티랩스타 등을 통해 여러 논란에 휩싸이다 보니 어른스러운 면이 있다. 그런데 놀 때 보면 가끔 철부지 같다. 확실한 건 정신력이 강한 친구다.

일부 팬들은 예전과 비교해 랩 실력이 정체된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실력적으로는 예전보다 확실히 다듬어졌다. 가사를 쓰는 센스가 정말 좋다. 한번씩 사람을 놀래키는 ‘한방’이 있다. 발성과 발음이 워낙 좋으니 조금 더 나이가 들고 감정선이 생기면 완벽한 래퍼가 될 것 같다.

= 성격 정말 좋다. 마음이 너무 여리니 미션을 할 때마다 ‘쓰러지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됐다. 프로그램을 떠나실 때 격려해 주고 싶었다. 주연 선배는 워낙 엔터테이너로서 끼가 탁월하고 무대 매너가 좋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자신감을 되찾았다면, 다시 활동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

= 굉장히 밝은 친구다. 항상 밝은 에너지를 내뿜는다. 기본기가 워낙 탄탄하니 이번에 빛을 보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이 프로그램은 랩을 잘한다고 잘 풀리는 게 아니더라. 정신력, 퍼포먼스에 운도 따라야 한다. 유나킴은 이번엔 운이 약간 부족해 실력에 비해 많이 못보여줬다. 그래도 더 이름을 알렸으니 앞으로 잘되지 않을까.

= 프로그램에서 ‘밉상 캐릭터’로 나왔는데 실제로는 애교도 많고 따뜻하다. 내가 긴장할 때마다 옆에서 긴장도 풀어주고, 수다도 떨어주던 고마운 동생이다. 떨어질 때 내가 눈물이 나왔다. 그 친구는 이 프로그램을 위해 드라마 출연도 포기하고 나온 것으로 안다. 큰 결심을 하고 나왔는데 떨어져서 마음이 아프더라. 어리고 예쁘고 실력이 뛰어나니 뭘 하든 잘 될 것이다. 나보다 훨씬 연예계 선배 아닌가. 내가 걱정할 게 없는 선배이자 동생이다.

= 개인적으로 이전 시즌 2에서 가장 좋아하고, 탈락할 때 아쉽게 느껴졌던 래퍼였다. 시즌2 이전에 나온 애쉬비 앨범이 특이하고 좋아서 주의 깊게 봤는데 잘하더라. 당시 잘 못해서 탈락한 것 처럼 나왔지만, 그때도 결코 못하지 않았다. 개성 있고, 실력이 출중한 래퍼다. 이번엔 중간에 투입됐는데, 잘하니 어쩔 수 없이 견제하게 되더라. 그런데 실물이 훨씬 예쁘다. 성격도 귀엽고, 애교 많고 착하다.

= 그 친구 한번 만나고 싶다. 중간투입되자마자 바람처럼 왔다 가서 너무 궁금하다. 직접 만나 랩을 들으니 특이하더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빠르게 나갔다. 운이 없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전략을 제대로 짜지 않은 것 같았다. 랩만 잘할 생각으로 오면 안되는 프로그램이다. 누가 봐도 쿨키드가 파란을 일으킬 것 같았는데, 오자마자 겪은 디스배틀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 언프리티랩스타 하면 디스배틀 아닌가. 그에 대한 대비를 못했다는 건 랩 실력이 요인이 아니라 전략 미스다.

= 언프리티 랩스타 전시즌을 통틀어 가장 기분 좋게 나간 탈락자 아닐까. 아직 데뷔를 안했고, 원래는 랩보다 노래를 하는 가수로 아는데 프로그램에서 탈락할 때 ‘언프리티 랩스타로 데뷔하는 게 목표였는데 그걸 이뤄 기분이 좋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알고 많이 배우고 간다’며 활짝 웃더라. 그런 미소를 지으며 떠나니 보는 사람도 멋있게 느껴지고, 기분 좋더라. 다른 참가자 모두 케이시가 진심으로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큰 박수를 쳐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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