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털 팰리스
크리스털 팰리스의 크리스티안 벤테케(맨 오른쪽)가 25일(한국시간) 끝난 EPL 6라운드 선덜랜드와 경기에서 이청용의 프리킥을 헤딩슛으로 마무리 지은 후 환호하고 있다. 출처 | 크리스털 팰리스 트위터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드디어 시즌 첫 공격포인트가 나왔다.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이 팀을 구하는 도움을 기록하면서 오랜만에 웃었다.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것도 기쁜 일이었지만 숨겨진 의미들이 더욱 긍정적이었다.

이청용은 25일(한국시간) 끝난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선덜랜드와 원정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경기가 93분으로 향해가는 후반 48분, 2-2로 맞선 상황에서 그라운드를 밟은 이청용은 상대진영 왼편 코너 플래그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의 키커로 나섰다. 문전으로 띄워올린 이청용의 킥을 크리스티안 벤테케가 달려들어 헤딩슛으로 마무리지었다. 크리스털 팰리스의 3-2 역전승을 완성하는 극장골에 이청용이 발판을 놨다.

이청용은 선덜랜드전이 열리기 직전이었던 지난 22일 사우샘프턴과 치른 잉글랜드 풋볼리그(EFL)컵 경기에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뛰었다. 선덜랜드전이 현지시간으로 사흘만에 원정경기로 열린 점을 고려하면 이청용이 출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EPL컵 대회 경기에 종전 베스트 멤버에서 8명을 바꾸며 백업자원 중심으로 경기를 치렀던 만큼 선덜랜드전에는 정예멤버가 꾸려졌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갈 무렵이고, 결정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시점임에도 앨런 파듀 감독은 이청용을 투입했다. 이로써 이청용은 크리스털 팰리스가 올 시즌 치른 8경기(리그 6경기+리그컵 2경기)에 모두 나서게 됐다. 현재까지 팀 내에서 전 경기를 소화한 선수는 제이슨 펀천과 이청용 단 둘 뿐이다.

시즌이 시작될 당시 이청용은 선발로 정규리그 1, 2라운드 경기에 선발출전했다. 이후 부상자들이 복귀하면서 이청용의 위치는 교체멤버로 바뀌었다. 하지만 후반 막바지에도 짧은 시간이나마 꾸준히 출전기회를 얻고 있다. 파듀 감독은 시즌을 시작할 당시 이청용에 대해 “잘하고 있다. 딱 한 가지 문제는 내가 그에게 출전시간을 많이 주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이청용이 출전기회가 적어 불만을 드러낸 것에 대한 완곡한 표현의 비난이었는지 진심이었는지를 파악하기 어려웠던 말이었다. 하지만 최근까지 리그 전 경기에 이청용을 출전시키면서 그의 불만에 대해 불편한 감정이 남아있지 않고, 활용도 높은 선수로 인정하고 있다고 판단해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이청용은 아직 선발요원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고, 후반 교체출전을 하더라도 많은 시간을 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청용은 짧게라도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했고, 공을 만질 수 있는 몇 번 안되는 기회를 살려냈다. 기회를 주면 실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더불어 꾸준히 출전시킨 파듀 감독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며 감독의 신뢰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파듀 감독은 “질 것 같았던 경기를 마지막에 뒤집어 이긴 것은 대단했다”고 기뻐하면서 “코너 위컴은 경기의 흐름을 바꿔놨다. 제키 프라이어와 이청용은 골을 창조해냈다. 신뢰를 갖고 플레이할 때 보여줄 수 있는 차이를 보여줬다”며 칭찬을 보냈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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