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에서 권창훈
지난해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1차전 중국과 경기에서 드리블하는 한국의 권창훈. 제공 | 대한축구협회

[파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1년 전 우한 승전고의 주역들이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도 빛날 것인가.

어느 때보다 치열한 장외 신경전뿐 아니라 정보전 양상으로 치닫는 한·중전을 앞두고 1년 전 동아시안컵 우승 주역이 주목받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1차전 중국과 홈경기에서 ‘우한 주역’을 대거 내세울 전망이다.

지난해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은 슈틸리케호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제대회 정상에 오른 대회다. 한국과 중국 일본 북한 등 동아시아 4개 팀이 출전했는데 1승2무를 기록한 한국이 7년 만에 우승컵을 차지했다. 우승의 디딤돌이 된 건 개최국 중국과 치른 1차전(2-0 승)이었다. 그때 역시 지금과 분위기가 비슷했다. ‘축구 굴기’를 앞세워 엄청난 자본력으로 스타 선수와 감독을 쓸어담은 중국 슈퍼리그의 성장세와 맞물려 있었다. 사실상 정예 멤버를 내세운 중국은 유럽파가 빠진 한국을 상대로 이번만큼은 확실하게 이겨보자는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뚜껑을 연 순간 모든 게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은 중국에서만 4시즌을 뛴 수비수이자 주장 김영권을 중심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공격진의 권창훈 이재성 등 젊은 피를 앞세워 주도권을 잡았고 김승대와 이종호가 한 골씩 넣으며 완승했다. 우한스포츠센터를 가득메운 중국 관중은 허탈한 표정만 지었고 중국 언론도 ‘한국 2군을 상대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혹평만 내놓았다. 당시 중국을 이끈 알랭 패랭 감독 대신 가오홍보가 다시 지휘봉을 잡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비록 상대 수장은 바뀌었으나 주력 요원은 거의 같다. 이번 한국전에 나서는 중국 선수 중 무려 9명이나 1년 전 동아시안컵에서 격돌했다. 주장을 맡은 정즈를 비롯해 공격수 위다바오,미드필더 위하이,우쉬,순케,수비수 펑샤오팅,렌항 등인데 이번 맞대결에서도 대부분 선발이 유력하다.

즉 경험만큼이나 확실한 정보는 없다. 현재 슈틸리케호에도 1년 전 우한 승리의 주역이 즐비하다. 당시 6명(김승규 김영권 이재성 권창훈 장현수 정우영)이 직접 중국과 겨뤄봤고 수비수 김기희도 벤치에 앉았다. 특히 2선의 권창훈과 이재성은 특유의 예리한 움직임과 패스로 중국의 밀집 수비를 무너뜨리는 데 핵심적인 구실을 했다. 구자철 이청용 등 유럽파 선배와 주전 경쟁을 해야 하나 여러모로 중국전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1년 전 기억을 돌이킨 권창훈은 “중국이 우리를 이기려고 ‘올인’하는 의지가 있는데 우리 역시 중요성을 안다”며 “당시 경험을 토대로 볼 때 상대가 어떻게 나오느냐 보다 내 플레이에 집중하는 게 유익하더라. 다만 지금은 월드컵 최종 예선을 시작하는 단계이므로 그때와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짧은 기간이지만 더 강한 마음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내세우는 분위기에 휩쓸리지말고 우리 경기만의 ‘몰입’을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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