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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가 23일(한국시간) 시러큐스 치프스전에서 A.J. 콜의 초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고 있다. 강명호기자 kangmycall.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박뱅’ 박병호(30·미네소타)는 정말 수술대에 오를까.

손목 통증으로 지난 16일 부상자명단에 등재된 박병호의 부상 이유가 눈길을 끈다. 박병호는 최근 빅리그 한 스카우트에게 “스윙을 하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통증인데 참고 뛰다가 심해졌다. 잘 쉬면 회복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배트울림 현상 때문에 부상이 심해졌다는 의미다.

◇박병호 손목통증 왜 생겼나?

박병호는 “손목 통증은 4월에 처음 생겼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배트 중심을 비껴가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손이 울리는데 울림현상이 반복되면서 생긴 통증”이라고 설명했다. 나무배트는 종류를 불문하고 스위트스폿에 맞지 않으면 공과 배트가 만나는 위치에 따라 손에 전달되는 울림이 달라진다. 컷패스트볼이나 투심패스트볼, 체인지업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빠른 공조차 똑바로 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지난해부터 배트 스피드를 유지하기 위해 900g짜리 무거운 배트를 사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타이밍 문제와 손 울림 현상이 손목에 악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 빅리그 투수들의 구위 자체가 KBO리그 투수들보다 좋기 때문에 손목에 걸리는 하중이 더 커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울림 현상은 나무배트를 사용하는 타자들에게는 일종의 직업병처럼 여겨져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부상이 악화됐다는 게 중론이다.

박병호 타격 자
[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강명호기자] 박병호

◇양날의 칼이 된 메이플배트

박병호는 두 가지 나무배트를 날씨와 습도 등에 따라 나눠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풍나무로 만든 메이플배트를 주로 쓰고, 습도가 적거나 화창한 날에는 물푸레나무로 만든 애쉬배트를 든다. 길이도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34인치와 34.5인치로 구분해 사용한다. 습도에 민감한 애쉬배트보다 메이플배트를 많이 쓰다보니 통증이 악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단풍나무 방망이는 2001년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작성한 배리본즈(현 마이애미 코치) 덕에 유명세를 탔다. 물푸레나무 배트보다 가벼워 배트 컨트롤이 용이하다. 손잡이가 얇고 헤드가 두껍게 제작되기 때문에 원심력을 극대화할 수 있어 중심에만 맞히면 큰 힘 들이지 않고 장타를 날릴 수 있다. 하지만 물푸레나무로 만든 배트보다 스위트스폿 반경이 좁고 충격 저항이 낮아 손울림이 심하다. 삼성 이승엽은 요미우리 시절 단풍나무 배트를 사용하다 손울림이 심해져 엄지 손가락 수술을 받기도 했다. 단단한 나무 특성 때문에 부러지면 산산조각 나는 경우가 많아 마이너리그에서는 메이플배트 사용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영어로 대화는 기본\' 박병호...\'적응 잘하고 있어요\'
[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강명호기자] 6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의 하몬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 경기에 앞서, 미네소타 박병호(가운데)가 구단관게자와 이야기하고 있다.

◇반드시 수술해야 하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손울림 증상 때문에 통증이 악화됐다면 인대나 근육이 손상됐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본인 얘기로는 이정도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한다. 피로누적에 따른 자연스러운 통증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듯 한데 수술 얘기가 나와 다들 당혹스러운 표정”이라고 귀띔했다. 인대나 뼈, 근육 등 명확한 부상부위가 공개된 것이 아니라 어느 부분에 칼을 댈지, 어떤 수술을 받을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박병호 역시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빅리그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손목을 무리하게 쓰다가 염증이 생겼을 수도 있다. 염증을 제거하는 약물치료 정도면 호전되지 않을까 싶다. 메이저리그는 선수들이 조금만 부상해도 수술대에 올리려는 인식이 강해 박병호도 수술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을 수 있다. 인대나 근육이 손상된 것이 아니라면 굳이 수술을 받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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