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스의 경기가 열렸다.8회초 1사 만루 최형우가 2타점 우중전 안타를 치고 있다.2016.8.9. 대전 | 이주상기자.rainbow@sportsseoul.com

[울산 =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올 시즌이 끝나면 사상 최대의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열린다. 해마다 FA선수들의 몸값이 폭등하며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이번엔 역대급 대어들이 한꺼번에 쏟아진다. 타고투저의 흐름이 지배하고 있는만큼 투수들에 비해 타자들의 강세가 전반적으로 두드러진다.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주인공은 삼성 최형우(33)다. 최형우는 MVP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22일 현재 타율 0.363으로 팀 후배 구자욱(0.364)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고 타점에서는 한화 윌린 로사리오(104타점)에 1타점 앞선 105타점으로 선두에 올라있다. 워낙 박빙의 레이스라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8월들어 70타수 31안타 타율 0.443에 2홈런 29타점의 상승세를 타고 있어 타격 2관왕을 노려볼 만하다. 지난 18일 수원 kt전에서는 6타수 5안타 5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는데 단타 2개를 때려낸 뒤 차례로 3루타, 2루타, 홈런을 터뜨리며 통산 21번째 사이클링 히트의 주인공이 됐다. 동시에 통산 5번째로 3년 연속 100타점을 달성해 FA 몸값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렸다. ‘금강불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튼튼한 몸을 가졌고 약점으로 지적됐던 좌익수 수비도 크게 향상됐다. 3할 타격을 보장하면서 30홈런과 100타점을 거둬들일 수 있는 거포 외야수의 몸값이 어디까지 치솟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최형우는 한때 “FA 몸값 120억원” 발언으로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그것이 그저 허언이 아니었음을 성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KIA 나지완의 약진도 눈부시다. 타율 0.313에 24홈런 83타점으로 자신의 시즌 최다홈런(23개) 기록을 뛰어 넘었고 타율(2014년 0.312)과 타점(2013년 96타점)에서도 커리어하이를 찍을 기세다. 선구안이 부쩍 좋아지면서 삼진이 줄고 볼넷이 크게 늘어난 덕분에 출루율에서는 한화 김태균(0.466)에 이어 2위(0.458)를 달리고 있다.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으로 ‘FA로이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 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다 좌절을 맛본 롯데 황재균도 타율 0.318에 18홈런 78타점으로 뜨거운 시즌을 보내고 있고 두산 김재호 역시 유격수로 팀 수비의 중심을 단단히 잡으면서도 타율 0.303에 5홈런 57타점의 짭짤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NC 이호준과 두산 홍성흔, LG 정성훈, kt 이진영 등 다시 FA자격을 얻는 베테랑들의 거취도 관심사다.

투수 쪽에서는 국내 최고 좌완 SK 김광현과 KIA 양현종이 몸값 쌍끌이에 나설 전망이다. 김광현은 시즌 중반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7승7패 방어율 3.38을 기록 중이다.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한 탓에 순위에서 빠졌지만 규정이닝을 채우면 단숨에 두산 더스틴 니퍼트에 이어 방어율 2위에 오를 수 있다. 양현종은 시즌 초반 지독하게 승운이 따르지 않아 7승9패에 머물고 있지만 역시 방어율 3.57로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당장 팀의 1선발로 손색없는 에이스들이지만 여전히 해외 진출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삼성 좌완 차우찬과 LG 사이드암 우규민도 선발진의 한 축을 꿰찰 수 있는 대어급 F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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