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스의 경기가 열렸다.8회초 1사 만루 최형우가 2타점 우중전 안타를 치고 있다.2016.8.9. 대전 | 이주상기자.rainbow@sportsseoul.com

[수원 =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타격왕과 타점왕 등 타격 2관왕에 도전하고 있는 삼성 최형우가 신들린 방망이 솜씨를 과시하며 연거푸 대기록을 작성했다. 하루에 사이클링 히트와 3년 연속 100타점이라는 진기록을 동시에 수립해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최형우는 18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kt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출장해 6타수 5안타 5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5개의 안타 가운데 단타 2개, 2루타와 3루타 홈런을 각각 1개씩 쓸어담았다. 최형우는 이날 첫 타석에서는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4회와 5회에는 연달아 kt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를 상대로 중전안타를 터뜨리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6회였다. 1사 1, 3루서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는 바뀐 투수 이창재의 2구째를 걷어올려 우중간을 꿰뚫는 2타점짜리 역전 3루타를 터뜨렸다. 발이 느린 최형우에게서 좀처럼 보기드문 3루타였다. 최형우는 올 시즌에는 3루타를 기록하지 못했고 지난 10시즌 동안에도 단 6개의 3루타 만을 기록했다.

전날까지 98타점을 기록했던 최형우는 이 진귀한 3루타로 100타점째를 채우면서 통산 5번째로 3년 연속 100타점을 달성한 주인공이 됐다. 팀 선배 이승엽이 1997년부터 1999년까지 3년 연속 100타점을 거둬들여 가장 먼저 진기록에 입맞춤했고 그 뒤를 타이론 우즈(전 두산, 1998년~2001년), 이대호(전 롯데, 2009년~2011년), 박병호(전 넥센, 2012년~2015년)가 이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최형우는 다음 시즌에는 우즈, 박병호에 이어 통산 세 번째로 4년 연속 100타점에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 최형우는 내친 김에 7회 2사 2루서 좌중간 2루타로 타점 1개를 추가했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사이클링 히트의 대기록까지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9회초 2사 후 구자욱이 1루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하면서 최형우에게 극적으로 6번째 타석이 돌아왔다. 최형우는 작심한 듯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렀고 3구째에 왼쪽 폴 옆으로 날아가는 파울홈런으로 대기록을 예고했다. 마운드에 선 심재민은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꽂아넣지 못하며 풀카운트까지 몰렸고 결국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를 택했는데 결대로 밀어낸 최형우의 배트에 제대로 걸리고 말았다. 통산 21번째 사이클링 히트가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최형우는 개인적으로는 처음이자 삼성 선수로는 2003년 4월15일 수원 현대전에서 양준혁이 기록한 이후 13년 만에 사이클링 히트의 주인공이 됐다.

최형우는 “2루타를 치고 나서부터는 솔직히 한 번 더 타석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원했다. 마지막 회에 들어갈때 한 타석만 더 치고 싶다고 박해민과 구자욱에게 얘기했는데 운좋게 타석이 돌아왔다. 타석에서는 처음부터 홈런을 의식했다. 5구 연속 직구가 들어오다가 마지막에 슬라이더 하나가 들어왔는데 그게 딱 걸려들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최형우는 이날 규정타석에 진입한 후배 구자욱에게 근소한 차로 타격선두를 내줬지만 5타점을 추가해 103타점으로 한화 윌린 로사리오(100타점)을 제치고 타점 선두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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