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안타\' 박병호, \'부담이 사라졌어요\'
[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강명호기자] 4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의 하몬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와 보스톤 레드삭스 경기에서 미네소타 박병호가 미국진출 첫안타를 터트리고 있다. 2016.03.04.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박병호(30·미네소타)에게 마이너리그 트리플A 무대는 좁아 보인다. 3연속경기 홈런을 작렬한 뒤 하루 숨을 골랐던 박병호가 다시 홈런포의 불을 댕겼다.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A 로체스터에서 뛰고 있는 박병호는 26일(한국시간)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포터킷의 맥코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산하 트리플A팀 포투켓과의 원정경기에 지명, 6번타자로 선발출전해 마이너리그 시즌 6호 홈런을 터뜨렸다.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박병호의 무력시위에도 그의 빅리그 복귀 시점은 확실치 않다. 하지만 잘나가던 그의 발목을 잡은 구속 94마일(151㎞) 이상의 빠른 공에 방망이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차원이 다른 속구에 방망이가 속절없이 헛돌기 일쑤였지만, 이제 타이밍이 맞아가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방망이를 휘두르면 허공을 가르는 바람소리 대신 경쾌한 파열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빅리그 복귀 9월에나?

박병호의 마이너리그 타율은 0.292로 3할 진입을 앞두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몰아치는 등 트리플A 18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미국 CBS스포츠는 “트리플A로 내려간 박병호가 이제 막 불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미네소타가 그를 다시 (빅리그로) 다시 부를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미네소타의 포지션 중복이 걸림돌이다. 미겔 사노가 부상을 털고 돌아왔고 조 마우어와 트레버 플루프, 케니스 바르가스도 대기 중이다. 지명타자와 1루수가 넘쳐나는 상황이어서 박병호를 쉽게 복귀시키기 어렵다는 게 CBS스포츠의 전망이다. 게다가 박병호 대신 빅리그로 올라온 바르가스가 타율 0.326, 3홈런, 7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것도 박병호 입장에선 아쉽다. 이 때문에 CBS 스포츠도 “바르가스가 잘하고 있고, 외야와 1루, 지명타자 포지션에 선수들이 몰려있다. 미네소타가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몇몇 트레이드로 공간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박병호는 로스터가 늘어나는 9월까지 기다려야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병호 없이도 반등에 성공한 미네소타 역시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입장이다. 미네소타는 박병호의 마이너리그행 이후 지난 2일부터 19경기에서 12승7패로 선전 중이다.

박병호는 계약 당시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확보하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 김현수(28·볼티모어)는 시즌 초반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행사하며 개막 24인 로스터에 살아남았다. 개막전에서 홈팬들의 야유까지 받았지만 결국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최근 햄스트링 부상으로 마이너리그에 내려간 김현수지만 이날 볼티모어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A 보위 유니폼을 입고 재활경기에 출전해 홈런을 기록하는 등 맹타를 휘두르며 좌익수로서 수비도 소화했다. 큰 이상없이 공격과 수비를 소화한 김현수는 바로 27일 콜로라도전을 앞두고 빅리그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번의 실패 없다!

박병호는 김현수와 달리 복귀 시점을 점칠 수 없지만 당장 빅리그에 복귀할 수 있는 상태다. 마이너리그에 내려갈 때 박병호의 목표는 확실했다. 구속 94마일 이상의 빠른 공에 대한 대처다. 박병호는 경기 전 구속 94마일에서 96마일(154㎞) 사이의 빠른 공을 집중적으로 타격하는 훈련을 따로 하고 있다. 타격폼의 큰 변화없이 임팩트 순간 상체가 뒤로 넘어가지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다. 특히 몸쪽 높은 공을 칠 때 상체를 잡아주지 못하는 단점을 잡기 위해 티볼의 타격위치도 높였다. 타격할 때 홈플레이트 약 50㎝ 앞에 몸쪽 높은 공을 생각하며 스윙하기 위해서다. 훈련의 성과 덕분에 홈런포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당장 빅리그에 올라가도 이전처럼 무기력하게 당하지 않을 전망이다.

박병호도 이날 경기를 마치고 “항상 (빠른) 직구 타이밍에 맞추려 하고 있다. 아직까지 내 타격감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경기 결과도 중요하고 타석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첫 번째 목표는 타이밍이다. (빠른 공에) 타이밍이 맞아가고 있는 것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지근거리에서 박병호를 집중조련하고 있는 로체스터의 팀 도로시 타격코치도 “박병호는 경기 전 빠른 공을 치는 훈련을 계속 소화하고 있다.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게 보인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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