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김무관 코치 하면 바로 '빅보이'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를 빼놓을 수 없다. 2006시즌을 앞두고 롯데 타격 코치로 부임한 김 코치는 이대호라는 좋은 원석을 만나 그를 '조선의 4번 타자'로 만들어냈다. 이후 이대호는 한국,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한 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도전,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김 코치는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처음에는 말렸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에서 이미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엄청난 대우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자의 강한 도전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김 코치는 "미국 진출하기 전에 대호와 통화를 했다. 대호는 예전부터 '돈이 문제가 아니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고 늘 말해왔다. 그래서 그의 도전을 응원하게 됐다. 요즘도 가끔 메신저를 주고받으며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호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통해 미국으로 가지 않았느냐. 도전 정신이 대단한 친구다"라며 야구를 대하는 그의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이대호와 첫 만남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김 코치는 "대호는 투수로 롯데에 입단했다. 그런데 부상으로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했다. 완전히 백지 상태에서 만났는데 하나를 가르치면 둘을 아는 친구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현대 야구는 매년 타격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데 대호는 배트 스피드, 스윙 궤도, 콘택트 능력 등 타격의 모든 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대호의 타격도 매년 발전하고 있다"며 제자의 성장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이대호는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소속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는 계약)으로 시애틀에 입단했다. 야구의 본고장에 입성은 했지만 한일 프로야구를 모두 평정한 그에게는 다소 걸맞지 않는 계약이었다.


이에 대해 김 코치는 "미국은 워낙 평가가 냉정하다. 그래서 마이너리그로 간다고 했을 때 정말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워낙 성격이 좋고 전투력도 있는 친구라 잘 해낼 거라 믿었다"며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한 제자의 성공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올 시즌 이대호는 70경기에 출장해 194타석 53안타 12홈런 37타점 23득점 타율 0.273 OPS 0.807(24일 기준)를 기록하며 인상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현지에서는 '가장 성공적인 마이너리그 계약 중 한 명'이라는 찬사도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이대호는 손목 부상을 당한 뒤 타격 슬럼프에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7경기 19타석에서 안타는 단 2개에 타율은 1할대(0.105)에 머물고 있다. 지난 23, 24일 경기에도 결장했다.


시즌이 후반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이대호에 대해 김 코치는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올해 생각 이상으로 잘하고 있지 않느냐"라고 반문하며 "미국은 30개 팀이 있다. 새로운 투수들을 접하다 보면 타율은 당연히 떨어지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지금은 잠시 정체기고, 적응기이다. 박병호 선수도 아직 마이너리그에 있지만, 금방 올라갈 것이다. 이 적응기만 거치면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것이다"라고 평가하며 후반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뉴미디어국 wayne@sportsseoul.com


사진=스포츠서울 DB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