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경기에서 빠지는 kt 김상현
kt 김상현이 1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6 KBO리그 kt와 넥센의 경기 3회초 수비를 마친 뒤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지난달 공연음란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되었던 사실이 알려진 김상현은 선발 출전을 했다가 3회초 수비를 마친 뒤 4회초부터는 김연훈으로 교체되었다. 2016. 7. 12.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kt가 불미스런 사건을 저지른 김상현을 임의탈퇴 시키기로 했다. 사건이 외부로 공개된 지 하루 만인 13일 신속하게 징계위원회를 열고 일벌백계의 중징계를 내렸다.

kt는 “프로야구 선수로서 품위를 손상시키고 구단이미지를 훼손했기 때문”이라고 중징계의 배경을 설명했다. kt 김준교 사장은 “소속 선수가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러 대단히 송구하다”고 고개 숙여 사죄한 뒤 “프로야구 선수로서 부정행위 또는 품위 손상 행위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원-아웃(One-Out) 제도를 적용해 엄중하게 징계하는 한편 선수들이 야구장과 사회생활에서 프로야구 선수로서 책임감을 다할 수 있도록 교육, 상담 등 제반 조치를 더욱 강화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징계위원회에는 조범현 감독도 참석했다. 조 감독도 어쩔 수 없이 김상현의 야구인생을 끝낼 수도 있는 중징계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조 감독과 김상현은 서로의 야구인생에 ‘절정’을 선물한 사이다.

파워만 앞섰던 ‘미완의 거포’ 김상현은 2009년 4월 LG에서 KIA로 트레이드됐다. 트레이드를 주도한 이는 당시 KIA 사령탑을 맡고 있던 조범현 감독이었다. 그 해 김상현은 은퇴한 최희섭과 함께 공포의 ‘CK포’를 구축하며 타율 0.315에 36홈런 127타점을 기록하며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적이 없던 선수가 단숨에 홈런, 타점, 장타율(0.632) 등 3개의 타이틀을 휩쓸며 시즌 MVP까지 등극했다. 김상현의 활약에 힘입어 KIA는 후반기 승승장구하며 SK를 따돌리고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러나 김상현은 이듬해부터 부상과 부진으로 다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조 감독은 2011년 시즌을 마친 뒤 KIA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2013년 SK로 트레이드됐던 김상현은 2014년 다시 조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kt의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조 감독은 신생팀에 주어진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때 김상현을 낙점했고 김상현이 다시 한 번 거포로 꽃피울 수 있도록 애정을 쏟았다. kt가 1군 리그에 처음 가세한 지난 해 김상현은 빈약한 팀 타선을 이끌며 134경기에서 타율 0.280, 27홈런, 88타점을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kt 구단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김상현과 4년간 최대 17억원에 계약하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지만 김상현은 타율 0.225에 11홈런 32타점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김상현이 5월24일부터 6월1일까지 27타수 3안타 타율 0.111로 부진하자 조 감독은 그를 2군으로 내려보내 잠시 조정기를 갖도록 했지만 1군 복귀를 하루 앞둔 시점에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고 조 감독도 더이상 그를 품에 안을 수가 없었다. 조 감독은 프로야구 선수로서 부정행위 또는 품위 손상 행위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원-아웃(One-Out) 제도를 적용해 엄중하게 징계하겠다는 구단 방침에 따라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김상현에 대한 중징계를 내렸다. 그토록 끌어안고 싶었던 김상현을 스스로 내칠 수밖에 없었던 조 감독의 가슴에는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조 감독은 13일 넥센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할 말이 없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가슴만 아프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아끼는 후배가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러 마음이 아프다. 선수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것에 대해 나도 책임을 느낀다. 장성우도 다시 야구를 해야 할텐데 지금으로서는 언제 어떻게 투입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신생팀이기 때문에 하나씩 만들어야 할 부분이 많은데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잘 추스려서 후반기 다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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