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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정신적 지주였던 정명오빠, 혼자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후광효과가 더욱 짐이 됐다. KBS2 수목극 ‘마스터-국수의 신’은 신드롬을 일으켰던 ‘태양의 후예’의 후속작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한자릿수 시청률로 종영해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겼다. 종영 후 주인공 무명이 역의 천정명이 자신의 SNS에 남긴 “참 많이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 됐네요. 원작에 반만이라도 따라갔으면 좋았을텐데. 누구를 원망해야 하나. 앞으로 더 좋은 작품으로 더 멋진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라는 소감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큰 기둥이었던 천정명 “투정받아줘 고마웠어요.”

종영 인터뷰로 만난 배우 정유미는 천정명의 마음을 보듬어주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드라마를 찍으면서 정명오빠가 정말 큰 힘이 돼줬어요. 저랑 (이)상엽이, (공)승연이, (김)재영이 등 젊은 연기자들에게는 정신적 지주였는데, 우리가 찡찡거리는거 다 받아주던 오빠가 속으로 많이 힘들었었구나 했어요. 주인공으로 어깨가 무거웠을테고 그런 상황에서 나온 말이 좀 크게 부각되지 않았나 싶어요.”

보육원 4인방, 그 중에서도 무명이의 복수극으로 그려진 드라마는 다소 어두운 톤으로 묵직하게 후반을 밀어갔다. 원작 만화와는 달리 다소 무거운 새드엔딩의 드라마로 완성됐다. “처음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도 복수든 뭐든 정의를 위해 달려가지만 그걸 이루고 났을 때, 결국 자신이 강렬하게 증오했던 누군가와 스스로 닮아져있는 그런 새드엔딩을 그리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제가 맡은 여경은 예정대로 간 것같아요.”

작품이 끝나고 나면 언제나 아쉬움은 남기 마련이다. 이번 작품 역시 20부작을 마치며 여러가지 아쉬움이 남았지만 다행히 좋은 사람들을 만났노라고 했다. 드라마를 통해 맺은 인연을 오래 가져 가는 그로서는 이 또한 좋은 경험이 됐다. ‘국수의 신’을 촬영하는 동안은 올초 종영한 전작 SBS ‘육룡이 나르샤(이하 육룡이)’ 팀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절친인 배우 유인영은 유럽여행 중에 ‘국수의 신’ 촬영장에 “마이윰 파이팅”이라는 응원과 함께 커피차를 보내주기도 했다. 인복 많은 그녀는 친구들 이야기를 꺼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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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유미. 제공|스타캠프202
◆육룡이 단톡방 최고화제는? “유식해진 무휼이.”

‘육룡이’ 멤버들은 아직도 단톡방을 통해서 서로의 안부를 전하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50부작 긴 작품을 끝내고 다들 쉬고있는데 저랑 변요한만 바로 차기작에 들어갔던 터라 다들 ‘괜찮겠냐’면서 엄청 안쓰러워했죠. (신)세경이가 ‘국수의 신’ 모니터도 해주고 응원 많이 해줬어요. 촬영 때문에 다른 드라마는 거의 못봤는데, 요즘 육룡이방 최고 화제는 SBS ‘닥터스’에 출연중인 (윤)균상이에요. 무휼이 역할 할 때는 아주 일자무식이었는데, 의사가 되서 어려운 대사도 한다고. 하하. 굉장히 매력적으로 나온다면서요? 이제 챙겨보려구요.”

SBS 주말극 ‘원더풀마마(2013년)’에서 남매로 출연했던 박보검과도 절친이다. 두 사람은 최근 유승호, 조재현 주연의 영화 ‘봉이 김선달’ 시사회에서 오랜만에 재회했다. “tvN ‘응답하라 1988’ 찍고나서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너무 반가웠어요. 삼남매 중 막내로 나와서 막둥이라고 부르거든요. 시사회장에 보검이가 오니까 다들 술렁술렁하는게 느껴지더라구요. 둘이 이야기 나누는데 어찌나들 부러워하시는지. 하하. 보검이는 정말 신기한게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너무 착하고 좋은 아인데 잘돼서 정말 보기 좋아요.”

◆3년만의 휴식, 절친 유인영과 “같이 가자! 하와이.”

정유미는 다작하는 배우 중 하나다. 최근 3년을 돌아보면 JTBC ‘하녀들’을 비롯해 ‘엄마의 정원’, ‘육룡이나르샤’, ‘국수의 신’ 등을 연달아 했다. 쉼없이 일을 하다보니 “회사에서 막 돌리는 거 아니냐?”는 오해도 산다며 웃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제 의지구요. 하하. 작품이 후반부에 이르면 체력적으로 지치는건 당연하지만, 처음의 기대보다 내가 많이 못보여줬다는 아쉬움이 더 커서 다음 작품을 또 욕심냈던 것같아요. 이번에는 정말 좀 쉬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친 몸과 마음을 충전하기 위해 운동과 여행을 계획 중이다. 물을 좋아해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따놨는데, 아직 동해밖에 못 나갔다고 했다. “제주도나 우도 가면 너무 좋다고들 하셔서 한번 가보려고 해요. 서핑도 배워보려고 생각 중이에요. 강원도 양양 쪽에 배우는데가 있다니까 하면서 체력보강 좀 하려구요.” 쉬고싶다니 주변에서 하와이를 추천해줬다며 “회사에서 스케줄을 좀 잡아주면 좋을텐데 말이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제일 친한 친구가 유인영씨에요. 둘이 같이 여행가기로 했는데 스케줄이 안 맞아서 인영이만 유럽여행을 다녀왔어요. 같이 하와이에 놀러가면 좋겠어요. 외할머니, 엄마랑도 언젠가 여행을 가보고 싶어요. 저는 가족들이랑 같이 살고있지만, 따로 사는 분들 이야기 들어보니까 많아야 1년에 1~2번 본다는 경우도 많더라구요. 10년이라고 해도 20번밖에 안되잖아요. 살아계실 날들을 생각해보면 건강하실 때 모시고 같이 다니면 좋을 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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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유미. 제공|스타캠프202
◆차기작은 무조건 마시멜로처럼 달달한 걸로!

차기작은 무조건 달달한 걸로 하고싶다고 말했다. “마시멜로처럼 달콤한 작품하고 싶어요. 말랑말랑하고 귀염귀염한거요. 우윳빛깔 암바사같은 느낌? 하하. 영화 ‘러브액추얼리’, ‘비긴 어게인’, ‘로맨틱 홀리데이’같은 작품 좋아해요. 그 느낌 그 노래와 조명, 딱 크리스마스 시즌에 나올 것같은 작품이요.” 단정하고 야무진 얼굴에 진중한 역할을 자주하다보니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같아 조금 걱정이라고 했다. 그래서 새로운 도전에도 열려있는 마음이다.

“언젠가의 꿈 중에 라디오 DJ도 있어요. 라디오는 매일해야 되는 거니까 스케줄 상 쉽지는 않을 것같지만, 참 좋아해서요. KBS쿨FM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도 굉장히 즐겨들었고, SBS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 ‘최화정의 파워타임’도 애청자에요. 휴대폰에 콩이랑 고릴라 깔아서 수시로 들었죠. 직접 문자사연을 보낸 적은 없지만, DJ한테 개인적으로 메시지는 보낸 적 있답니다.”

서른이 넘어가며 작품선택이 한층 신중해졌다고 했다. 배우로서 고민만큼 연애와 결혼 등 개인 정유미의 앞날에 관한 생각도 많아졌다. “딱 백아연씨 노래(쏘쏘) 가사같은 마음이에요. ‘감을 잃어가 점점 사랑은 어떻게 하는 거였더라. 어디서 뭐 하냐고 태어나긴 했냐고’ 싶은? 연애 공백기가 좀 되는데 그래서 못 만나는 건가 싶기도 하고, 과연 동반자를 구할 수 있는 걸까 싶을 때도 있구요. 아마도 주변에 사람이 많아 아직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이겠죠? ”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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