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만든 이택근[SS포토]
5회말 무사 1,3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터트린 이택근이 1루에서 강병식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고척스카이돔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넥센이 ‘총알탄 사나이’ 파비오 카스티요를 맹폭하며 이틀연속 대승을 거뒀다.

넥센은 3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KBO리그 한화와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3회말 타자 일순하며 6점을 뽑는 등 장단 14안타를 폭발해 11-5로 이겼다. 한화 선발 카스티요는 넥센 타자들의 단순한 노림수를 피해가지 못해 2.2이닝 8안타 6실점으로 조기강판됐다.

이날 넥센 타자들은 카스티요의 빠른공에 포커스를 맞췄다. 윤석민은 경기전 “빠른공을 던지는 투수라는 얘기를 듣고 나름대로 대비했다. 피칭머신으로도 훈련을 했고 이미지 트레이닝도 충분히 했다. 자신있다”고 말했다. 그 말 대로였다. 1회말 톱타자 서건창은 카스티요의 초구를 지켜본 뒤 2구째 직구에 스윙을 해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빠른공을 의도적으로 잡아 당기기보다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히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고종욱은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김하성이 가운데 높은 직구를 우전 안타로 연결하며 ‘칠 수 있다’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김하성도 직구 타이밍에 스윙을 했지만 배트가 히팅 포인트에 도달하기 전 공에 맞아 오른쪽으로 향했다. 홈플레이트 위로 지나가는 스윙은 하체가 뒷받침된 인 앤드 아웃 스윙에 걸리면 맞는 면에 따라 타구 방향이 결정되기 마련이다. 김하성의 안타가 넥센 타자들에게 “카스티요의 공이 빠르기는 하지만 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준 이유였다.

두번째 등판 카스티요, 3회말 대량실점으로 와르르[SS포토]
한화 선발투수 카스티요가 넥센전 역투를 펼치고 있다. 2016타이어뱅크 프로야구 넥센히어로즈와 한화이글스의 주중3연전 세번째 경기가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넥센은 박주현, 한화는 외국인투수 카스티요를 선발투수로 내세워 한판승부를 펼쳤다. 고척스카이돔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2회말 1사 만루 기회에서 박정음이 투수앞 땅볼을 쳐 더블플레이를 당했지만 타순이 한바퀴 돈 넥센 타자들의 집중력은 무서웠다. 3회말 톱타자로 나선 서건창이 볼넷을 골라낸 뒤 고종욱이 사구로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김하성이 154㎞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좌전안타를 때려 만루 기회를 잡았다. 윤석민이 바깥쪽 직구를 우익수 앞으로 보내 선취점을 올린 뒤 김민성이 받아친 몸쪽 슬라이더(144㎞)가 좌측 파울선 안에 떨어져 2타점 2루타가 됐다. 채태인이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이택근이 바깥쪽 직구를 공략해 우익선상 2타점 2루타를 때려냈고 2사 후 박정음이 우전안타로 6점째를 뽑았다.

카스티요는 제구가 불안하기 때문에 한가운데를 투구 포인트로 잡는다는 점도 넥센 타자들의 노림수를 빛나게 했다. 코너워크를 의식하다보면 볼이 날리기 때문에 볼넷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직구-슬라이더 패턴을 고집하면서 빠른공이 한가운데로 들어가면 KBO리그 타자들에게 뭇매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를 확인한 경기였다.

상대가 내보낸 회심의 선발 카드를 조기 강판시키는 데 성공한 넥센은 이후 경기를 완벽히 자신의 페이스로 만들었다. 더 볼 것 없이 이날도 한화에 비해 섬세함에서 절대 우위를 보인 경기였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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