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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선수들이 지난달 25일 제주와의 홈 경기를 이긴 뒤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K리그 클래식 각 팀은 오는 9월까지 33경기를 치른 뒤 성적에 따라 1~6위는 스플릿라운드 그룹A(상위리그)로 올라가 우승과 3위까지 주어지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다툰다. 7~12위는 그룹B(하위리그)로 내려가 강등권 전쟁을 치른다. 29일 K리그 클래식 12개팀이 모두 17라운드를 벌이면서 이제 스플릿라운드 이전까지 레이스 중 반환점을 막 돌았다. 어느 때보다 중위권 전쟁이 치열한 올 시즌이라 6강에 오를 주인공이 누구일지에 대한 팬들 관심이 더 크다. 탄탄한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은 팀들이 대부분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으나 이변의 조짐도 분명 보인다.

◇‘부진 길어지는’ 수원 삼성, 그룹B로 내려가나

최대 이슈는 최근 2년 연속 준우승을 차지한 ‘명가’ 수원 삼성이다. 수원 삼성은 2014년과 2015년 구단 예산이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똘똘 뭉쳐 연달아 2위에 올랐다. 올 시즌은 다르다. 지난 29일 홈 광주전에서 충격적인 0-2 완패를 당하며 3승9무5패(승점 18)로 9위에 그치고 있다. 7,8위를 각각 달리고 있는 상주, 광주(이상 승점 23)와 간격도 제법 벌어져 더 다급한 상황에 몰렸다. 수원 삼성이 전반기에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무승부가 너무 많았다는 점이다. 선제골을 넣고도 실점을 내주면서 비긴 경기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공격수 에두 영입이 불발되고 국가대표 골키퍼 정성룡이 일본 J리그로 떠나면서 최전방 공격수와 최후방 골키퍼가 내내 불안했다. 여기에 ACL 조별리그 소화에 따른 체력적 부담도 이겨내지 못했다. 2012년 K리그 클래식에 스플릿라운드가 채택된 뒤 그 해 성남,지난 해 울산 등이 좋은 전력에도 불구하고 그룹B로 떨어져 자존심을 구겼다. 그러나 삼성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수원이 그룹B로 간다면 역대 어느 시즌보다 K리그 클래식에 큰 충격파를 던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선을 모을 전망이다.

◇상주-광주, 6강으로 웃는다?

반대로 강등권 후보였던 상주와 광주는 창단 후 첫 그룹A 진출을 위해 전진하고 있다. 17라운드를 마친 현재 각각 7,8위에 위치해 있으나 6위 포항(승점 24)과 격차가 1점에 불과하고 3~5위권 그룹과도 3~4점밖에 나질 않아 1~2경기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6강 안으로 치고나설 수 있다. 상주는 예년과 다르게 오는 9월 고참 선수들 전역 이후에도 전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게 강점이다. 최근 테크니션 신진호가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팀에 합류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얼마 뒤엔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윤영선이 입대해 올 가을 힘을 보탠다. 조진호 감독 특유의 공격축구와 맞물려 예년처럼 시즌 후반기에 확 주저않는 모습은 나오지 않을 거라는 게 축구계 중론이다. 광주는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간절함으로 상대를 괴롭히는 ‘럭비 축구’로 올시즌 어필하고 있다. 엔트리 18명에 23세 이하 선수들이 5~7명 정도 포진할 만큼 젊다는 것은 약점이 될 수 있으나 경기를 치를수록 선수들 경험이 생겨 전력 핸디캡을 극복하고 있다. 대승은 없지만 그렇다고 맥 없이 지는 축구 역시 없다.

◇해설위원 “포항-광주 다툼 속 수원 추격전”

K리그 현장을 누비는 해설위원들은 그룹A 티켓 마지막 한 장을 놓고 포항과 광주 상주 수원삼성 등 4팀이 치열한 순위싸움을 펼칠 것으로 봤다. 구체적으론 상주가 결국 그룹B에 가지 않겠느냐는 관측과 수원 삼성이 7월부터 반격을 펼쳐 6강 티켓 다툼을 마지막까지 안개 속으로 몰고 갈 것이란 예상이 있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포항이 갖고 있는 전력이나 외국인 보강이 좋아 우위에 있는 것 같다”면서도 “남기일 광주 감독이 쌓아온 지도력과 팀 조직력도 인상적”이라며 두 팀이 막판에 경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대길 한국풋살연맹회장은 “결국 수원 삼성이 6강에 진입하지 않겠느냐”며 “골이 터지지 않아 고생하고 있는데 7월에 전력 보강이 되면 충분히 6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포항은 오히려 6강이 확실하다고 보고 수원 삼성과 울산간 싸움이 될 것 같다. 수원 뒷심이 발휘될 거라 본다”고 전했다. 해설위원들은 일단 심판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전북의 승점감점 가능성은 제외하고 현재 순수한 승점으로만 6강 후보들을 진단했다. 후반기 들어 6위 고지를 빼앗고 지키기 위한 각 팀 전투가 곳곳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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