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NC 다이노스 이호준이 29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타격하고 있다. 2016.06.29.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NC의 맏형 이호준(40)이 속죄의 마음을 담아 3점 홈런 포함해 5타점을 쓸어담으며 NC의 연패를 끊었다.

이호준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회 우중간 적시타로 선제 결승 타점을 올린데 이어 4-1로 리드하던 6회엔 중월 3점홈런을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연패 기간 타격부진과 허리통증으로 2경기에 결장한 미안한 마음을 만회하는 속죄의 홈런포였다. 9회에도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했다.

NC는 6월1일부터 기적같은 15연승을 달리며 무적행진을 했지만 21일 한화전 패배로 연승이 끊긴 후 1무 5패로 성적이 급전직하했다. 투타가 동반 추락했지만 특히 나성범을 제외한 중심타선이 전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모두가 부진한 가운데 팀의 맏형인 이호준은 책임감을 통감했다. 지명타자로 나서면서 후배 선수들이 힘들어 할 때 활로를 뚫어줘야 한다고 스스로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있는데 한화와의 2경기에서 7타수 1안타, KIA와의 2경기에선 6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6일 마산 KIA전과 28일 잠실 두산전엔 갑작스런 허리통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1년에 한 두번씩 찾아오는 달갑지 않은 손님(?)이 하필 팀이 연패에 빠져 있을 때 찾아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지난 28일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이호준은 “애들 모두 힘든데 하필 이럴 때 아프네요. 일요일에 차에서 내리는데 갑자기 ‘띵’하고 허리가 아픈거예요. 나가서 잘 치지도 못하는데 후배들이 더 잘 쳐주겠죠”라고 특유의 너스레로 미안함과 후배들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NC는 28일 경기에서 3-12로 대패하고 말았다.

그래서였을까. 다시 선발 출장한 이호준은 그 동안의 부진을 훌훌 털어냈다. 1회 2사 1,2루에서 3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킨 이호준은 0-0이던 3회 1사 1,2루에서 맞이한 두번째 찬스는 놓치지 않았다. 두산 선발 장원준의 초구를 공략해 우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2루주자 나성범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호준은 4-1로 앞선 6회 1사 1,2루에서는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144㎞ 바깥쪽 높은 직구를 강타해 중앙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25m짜리 홈런을 만들어냈다. 이 홈런으로 NC는 7-1로 앞서 나가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NC는 6회말 수비 무사 1,2루에서 두산 4번타자 김재환에게 좌월 3점홈런을 얻어맞았는데 이호준의 홈런이 없었더라면 자칫 승부는 미궁속으로 빠져들 수도 있었다.

이호준은 경기후 “1,2위 경기인데 어제 그렇게 진 것에 조금 화가 났다. 오늘 무조건 연패를 끊자는 생각이었다. 저번에도 두산과의 첫 경기에서 패배한 뒤 다음날 이기면서 15연승을 시작했다. 내일이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나갈 것이고 또 좋은 결과를 얻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수훈선수가 된 소감을 밝혔다.

이호준은 1976년생으로 불혹의 나이,마흔이다. 야구선수론 환갑을 넘긴 것이나 다름없는데 세월을 거스르며 여전히 영양가 만점의 활약을 하고 있다. 맏형 이호준이 있기에 마음 든든한 N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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