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단장
김성수 피위코리아 아이스하키단 단장이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마스터스729빌딩에서 가진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내년 2월 캐나다 퀘벡에서 열리는 ‘인터내셔널 하키 토너먼트 피위 퀘벡’에 처음 참가하는 의미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유소년 육성 인생의 결정판을 만들고 싶다.”

10년 넘게 ‘아이스하키 불모지’ 한국에서 유소년 육성에 힘써온 지도자가 꿈꿔 온 대회가 있다. 그는 “유소년 하키 지도는 힘들고 고된 일이었지만 최근 어린이들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아이스하키 붐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길 바란다”며 희망을 얘기했다.

주인공은 1990년대 주니어대표와 국가대표로 뛰었던 김성수(45) 피위코리아 아이스하키단 단장이다. 그는 내년 2월 캐나다 퀘벡에서 열리는 ‘인터내셔널 하키 토너먼트 피위 퀘벡(International Hockey Tournament Pee-Wee Quebec·이하 피위대회)’에 한국을 대표할 팀 ‘코리아 셀렉트’ 단장으로 참가한다. 피위 대회는 57년 전통을 갖고 있는 유소년 아이스하키 선수들 꿈의 무대다. 웨인 그레츠키와 백지선 등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타플레이어들이 이 대회를 거쳤다. 이 종목에서 오랜 기간 유소년 육성 한 우물을 판 김 단장이 꼭 참가하고 싶은 대회이기도 하다.

석탑건설과 쌍방울에서 실업 선수로 뛰었던 그는 1998년 은퇴한 뒤 2년간 다른 일을 하면서 유소년 지도를 준비했다. 2001년 초 수원시 탑동에 아이스링크가 생기면서 유소년 하키단인 ‘이글스’를 만들었고 같은 해 성남과 고양에도 연달아 체인이 생기면서 ‘이글스’는 척박한 한국 아이스하키 환경에 단비 같은 존재가 됐다. 김 단장은 “처음엔 4명 갖고 시작했다”며 웃은 뒤 “이글스를 15년 정도 하면서 유소년 하키가 전체적으로 많이 활성화됐다. 그래야 엘리트 레벨하고도 연계가 된다는 게 내 생각이고 국가대표도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내 아들(김재영·16세)도 아이스하키를 지금 고교에서 하고 있다. 초등학교를 다니던 아들을 가르칠 때가 가장 행복했는데 그 마음을 지금도 유지하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그랬던 그는 마침 피위 대회에 한국 팀 참가가 처음으로 확정되면서 지난 5월부터 단장직을 맡게 됐다. “이글스를 운영하면서 노력을 많이 했지만 막상 단장 제안이 왔을 땐 심사숙고했다”는 그는 “그러나 유소년 아이스하키 발전에 큰 보탬이 될 것 같아서 수락하게 됐다. 상업적인 목적보다는 선수들이 전액 무료로 훈련하고 대회에 참가한다는 순수성도 와 닿아 단장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단장인 만큼 그는 ‘피위코리아’ 지도자들과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마침 이글스 1호점이 생긴 탑동 아이스링크를 김 단장이 인수한 사실은 피위 대회를 준비하는 어린 선수들에게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김성수 단장

‘피위코리아’는 7월 9~10일 중요한 단계를 밟는다. 선수 선발전(트라이아웃)을 통해 내년 2월 퀘벡에 갈 유망주들을 고르기 때문이다. 김 단장은 이 부문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선발을 약속했다. 그는 “선수 이름값이나 소속 클럽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가장 깨끗한 방법으로 트라이아웃을 진행할 생각”이라며 “이를테면 선수는 이름 등을 밝히지 않고 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하나 집어든 다음 트라이아웃을 응하게 된다. 모든 순서가 끝나 평가가 완료되면 그제서야 자신의 이름을 공개하게 될 것이다. 훈련 기간에 지도할 외국인 인스트럭터도 와서 보는 등 최대한 객관적인 선발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약속한다”고 했다.

선수 선발이 완료되면 구성되는 ‘코리아 셀렉트’는 오는 17일부터 탑동 아이스링크에서 내년 1월까지 매주 일요일 오전에 3시간씩 훈련을 하게 된다. “피위 대회는 수준별에 따라 총 5개 레벨로 나뉜다. 아직 한국 선수들이 트리플A나 더블A 등 상위권에 근접할 실력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김 단장은 “하지만 내년 대회 첫 참가가 초석이 되어 피위 대회에 대한 문이 열리고 그 다음부터는 연중 훈련 등으로 기량과 조직력을 배양할 생각이다. 그렇게 한다면 세계 수준과 점점 가깝게 될 것으로 본다”고 다짐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에도 국내 아이스하키는 계속된다. 미래의 아이스하키 스타들을 키워내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가 드디어 막을 올린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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