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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이재성(왼쪽)이 전남과 2016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와 기뻐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주=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한 골을 넣으면 두 번째 골을 노리는, 이기고 있다고 해서 수비지역으로 엉덩이를 빼지 않는, 지극히 공격적인 전북의 스타일이 돌아왔다. 기록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자 신기록이 부상으로 따라왔다. 전북은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17라운드 전남과 경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6월의 마지막 경기까지 개막이후 정규리그 17경기를 치르는 동안 9승8무로 단 한 번도 지지 않으면서 K리그 역대 개막이후 최다 연속 무패기록을 17경기로 늘렸다. 하지만 완벽히 본래의 모습을 되찾지는 못했다.

◇“기록은 달성했다. 이제 우리 경기하자.”

전북의 가장 큰 적은 상대팀이 아닌 스스로였다. 그동안 새로운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는 생각때문에 소극적인 경기가 많았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지지 않는 경기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하는데 선수들이 무패 기록을 의식하면서 풀백들의 공격가담이 줄고 공격으로 나가야 될 때 주춤했다. 이렇게 무승부가 많은 적이 없었다”면서 “기록은 이미 달성했으니 신경쓰지 말고 우리팀 성향대로 경기하자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날 전북은 전남의 골문을 향해 16번의 슛을 시도했다. 이날 출전한 14명 선수 가운데 골키퍼 권순태와 풀백 박원재 서상민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최소 한 차례씩은 슛을 시도했다. 적극적인 공격으로 최선의 수비를 대신한 전북을 상대로 전남이 득점할 수 있는 기회는 전열이 채 갖춰지지 않은 경기 초반 뿐이었다. 전남은 킥오프가 선언된지 채 1분이 되지 않아 이슬찬의 크로스에 이은 이지민의 헤딩슛으로 선제득점했지만 전북의 공세에 눌려 남은 89분동안 유효슛을 하나도 더 추가하지 못했다.

팀의 핵심인 이동국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한 것은 전북에게 위기가 아닌 동기부여로 작용했다. 출전기회를 늘릴 수 있는 기회에서 전북 공격진은 더욱 적극적으로 변했다. 고무열의 슛은 과감했고 이종호의 몸싸움은 강했으며 이재성의 침투는 날카로웠다. 최 감독이 문제점으로 지적했던 양쪽 풀백의 공격가담도 활발했다. 전반 26분 적극적으로 문전쇄도하던 이재성이 루이스의 패스를 이어받아 동점에 성공했다. 이어 전반 33분 공격에 가담한 박원재의 크로스를 이종호가 머리로 받아넣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전반은 지향, 후반은 지양. 반만 맞았다.

후반전에도 분위기는 전북이 주도했지만 최 감독이 강조한 추가골이 쉽사리 나와주지 않았다. 서상민의 투입으로 측면 자원 한교원이 공격진영으로 올라섰기 때문에 레오나르도와 김신욱 투입에 더해 사실상 교체카드를 전부 공격진에 쏟아부었다. 더욱이 이날 전남의 상황을 살펴보면 전북의 추가골이 나오지 않은 점이 아쉽다. 전남은 최효진과 양준아가 지난 경기 퇴장으로 결장했고 가용 외국인 선수도 하나 없었다. 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오르샤가 중국 이적과 관련해 팀에서 이탈해 있고 스테보는 자진해서 팀을 떠났다. 유고비치는 부상을 입어 출전하지 못했다. 노상래 전남 감독의 표현으로 “차떼고 포뗀 것도 부족해 상까지도 떼고 하는 경기”였다.

최강희 감독도 전반과 확 달랐던 후반 경기력에 불만족을 표현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공격적인 경기를 주문했는데 후반 이기고 있을 때 실점을 안하려고 물러나는 장면들이 나왔다. 경기력은 아직 전체적으로 미흡하다”면서 “오늘 승리로 기록에 대한 의식을 하지 말고 심리적인 부담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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