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폭투 행방 찾는 유강남, LG의 어이없는 첫 실점!
LG 트윈스 포수 유강남이 31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4회 한승택의 타석 때 선발 이준형의 폭투가 빠뜨리면서, 첫 실점의 빌미를 만들고 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광의로 보면 수비싸움에서 승부가 갈린다는 의미다. 지난달 31일 잠실구장에서 맞붙은 LG와 KIA는 야구에서 왜 수비를 기본이라고 부르는지를 증명했다.

먼저 LG를 맞이한 KIA는 적시타 한 개 없이 6점을 뽑아냈다. 타자의 배트에 맞아 어떤 형태로든 플레이가 일어나 득점한 것도 한 점에 불과했다. LG 수비가 자멸한 것으로 봐도 무방한 경기였다. 그런데 LG도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이어 한치앞을 예측할 수 없는 경기로 풀어냈다. 졸전이 따로 없었다.

첫 번째 상황은 KIA가 0-1로 뒤진 4회초에 나왔다. 1사 만루에서 LG 선발 이준형이 폭투를 범해 동점을 만들었다. 1사 2, 3루에서 KIA 한승택이 스퀴즈 플레이의 일종인 수어사이드 번트를 댔다. LG 야수들도 번트 시프트를 전개했는데 타구가 투수 앞으로 흘렀고 이를 이준형이 가랑이 사이로 빠뜨렸다. 투구동작에 들어가기 전 스타트를 끊은 2루주자까지 홈을 파고들어 적시타 없이 3점을 뽑아냈다. 3-5로 뒤진 6회초 반격에서 또 한 번 상대의 도움(?)을 받았다.

선두타자 서동욱이 1-2간을 뚫는 우전 안타로 포문을 연 뒤 대타로 나선 이홍구가 이준형의 바깥쪽 직구를 밀어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뽑아냈다. 무사 2, 3루 기회에서 고졸 신인 이진영이 타석에 들어섰는데 바뀐투수 김지용이 3구째 폭투를 범해 한 점차로 따라 붙었다. 강한울이 세이프티 스퀴즈 번트를 댔지만 3루에 있던 이홍구가 득점에 실패해 승부를 뒤집는 데 실패하는 듯 했다. 하지만 다시 교체된 LG 투수 신승현이 김주찬과 나지완, 브렛필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두 점을 헌납했다. 번트 한 개와 폭투 두 개, 밀어내기 볼넷 두 개로 6점을 뽑아낸 것이다.

[SS포토] KIA 강한울, 아... LG전 역전의 빌미가 된 4회 실책...
KIA 타이거즈 유격수 강한울이 31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1로 맞선 4회 오지환의 평범한 병살 타구를 잡아 송구할 기회를 놓쳐 출루시키면서 실점 위기를 만들고 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LG 양상문 감독은 경기 전 “젊은 선수들이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있다. 1군 무대를 많이 밟아보지 못한 선수들이 많아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시즌을 치르는 중이다. 다만 선수들 스스로 너무 잘해야한다는 중압감을 덜어냈으면 한다. 불필요한 의식이 몸을 경직시켜 평소 훈련 때 나왔던 밸런스가 나오지 않는다. 자신감으로도 연결되는 문제라 감독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흐름을 선수들 스스로 만들어 가야한다는 의미다.

양 감독의 바람 덕분일까. LG는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1-3으로 역전당한 4회말 1사 1, 2루에서 오지환이 친 유격수 땅볼을 강한울이 포구하지 못했다. 실책으로 만루를 만든 뒤 2사 후 정주현이 상대 에이스 양현종의 바깥쪽 직구를 밀어 우중간을 꿰뚫었다. 3타점 적시 3루타로 단숨에 전세를 뒤집은 것이다. 폭투와 밀어내기 등으로 다시 리드를 내준 7회말에는 선두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친 큰 바운드를 KIA 3루수 이범호가 뒤로 흘렸다. 기사회생한 히메네스는 이병규(배번 7번) 타석 때 2루를 훔친 뒤 우익수 플라이 때 3루까지 갔다. 1사 1, 3루에서 손주인의 2루수 앞 땅볼이 더블플레이로 연결되지 않아 동점을 만들어 냈다.

어느 한쪽이 프로 다운 기량을 발휘해 리드를 잡은 게 아니라 서로 실수로 흐름을 요동치게 만든 경기였다. 이 또한 야구이지만 프로에서 본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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