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기의 축구수첩]심판기구 독립의 이론과 현실
    • 입력2016-06-01 06:00
    • 수정2016-06-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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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K리그는 올 시즌 주·부심 각각 23명씩 총 46명의 1급 심판을 대한축구협회 추천을 받아 쓰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하는 일은 그들을 경기에 배정하고 평가하며 매경기 수당(주심의 경우 K리그 클래식은 경기당 200만원, K리그 챌린지는 경기당 100만원)을 주는 것이다. 사실 지난 해부터 K리그 심판들은 “더 힘들겠어”란 소리를 주변에서 종종 듣는다고 한다. 사후 비디오분석이나 심판 승강제가 갈수록 강화되는 등 끊임 없는 평가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전직 심판은 “너무 죄인 취급하는 느낌이 들어 안타깝다. 좀 더 자신있게 판정을 내리도록 유도해야 하는데…”라고 후배들을 향한 칼날에 서운한 소리를 낼 정도다. 게다가 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장도 지난 해부터 심판 출신이 아닌 경기인 출신인 조영증 전 LG 감독으로 바뀌었다. 상급기관인 대한축구협회도 지금은 경기인 출신인 정해성 전 전남 감독을 심판위원장으로 기용하고 있다.

여전히 팬들이나 구단에선 아쉬움이 있겠지만 K리그 품질 개선 방향 중 하나인 심판 자질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2년 전 사상 초유의 심판 판정 의혹을 제기했던 이재명 성남시장도 얼마 전 SNS를 통해 “K리그는 심판강등제와 사후 판정 징계 등 제도개선과 자정활동에 나서 2015년부터 심판 판정과 경기 운영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칭찬하고 나섰다.

심판을 이렇게 ‘못 살게 구는’ 시스템은 이상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심판들 스스로 소신과 양심을 갖고 판정하도록 배려하는 게 맞다. 실제로 심판들이 너무 위축되어 있다는 말도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런 과도기적 상황을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고 본다. 사실 축구협회나 K리그나 2013~2014년까지는 이런 시스템이 아니었다. 심판 출신이 두 기구의 심판위원장을 맡아 최대한 자율성과 독립성을 갖고 꾸려갔다. 하지만 여러 문제점이 나타난 것도 사실이다. 2013년 심판 체력테스트 부정사건은 심판계 ‘이너서클’ 형성이 오히려 좋은 심판 만들기에 문제점으로 드러났음을 증명한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최근 K리그를 강타한 두 차례 심판 금품수수 사건 역시 같은 해 일어났는데,이 과정에서 심판 출신 브로커가 나타나는 등 아쉬운 점이 많았다.

최근 K리그엔 심판위원회 독립이 화두가 되고 있다. 심판위원회가 별도로 떨어져 나가고, 축구협회와 연맹 조직이 선진국처럼 일원화되면 더 소신있고 흔들리지 않는 판정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의미다. 이론적으론 당연히 맞는 말이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우리는 아직 시스템보다 조직 구성원의 마인드와 의지, 도덕성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독립적인 심판 기구 설립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때문이다. 또 하나, 영국처럼 기본급부터 넉넉히 지급해 억대 연봉을 받는 심판이 나올 만큼 재정이 풍부하다면 심판위원회 자체도 일원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아직 거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소수 정예(46명)을 넘어 가용 심판 수를 대폭 늘리면서 수당도 풍족하게 주기엔 K리그와 유럽 선진리그의 현실 사이에는 아직 격차가 크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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