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재개\' 류현진, \'오늘은 20개만 던져요\'
데[글렌데일(미 애리조나주)=강명호기자] 15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렌치에서, LA 다저스 류현진(가운)이 17일 만에 20개의 불펜투구를 소화했다. 2016.03.15.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LA 다저스의 류현진(29)이 세 번째 재활경기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드디어 메이저리그 복귀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류현진은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레스노의 척챈시파크에서 트리플A 오클라호마 유니폼을 입고 휴스턴 산하 트리플A 팀인 프레스노오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앞선 두 차례의 재활경기는 싱글A 타자들을 상대로 이닝과 투구수를 순차적으로 늘려가는데 초점을 맞췄지만 이날 등판은 메이저리그에 근접한 트리플A 타자들과 맞붙어 실전감각과 구속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었는데 내용면에서 나무랄데 없이 깔끔한 결과를 얻어냈다. 투구수를 최대 65개까지로 잡고 마운드에 올랐지만 55개의 공만으로 4이닝까지 막아냈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 4개의 안타를 내줬지만 삼진 3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버텼다.

경기는 현지 시간으로 오전 11시에 시작됐다. 고교 시절 이후 처음으로 오전시간대에 경기를 치른 탓인지 경기 초반에는 썩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그러나 마지막 4회에는 143㎞에 머물던 구속을 145㎞까지 끌어올렸다. 프레스틴 터커에게 던진 직구가 연달아 시속 145㎞를 찍었다. 구속이 145㎞를 넘어설 때까지 통증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수술과 재활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부상재발에 대한 두려움을 완전히 떨쳐내고 전력으로 피칭을 하게 되면 최고 구속 150㎞ 이상, 평균 구속 140㎞대 중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속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는 사실 이상으로 반가운 결과는 변화구, 특히 슬라이더의 비중이 많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야수들의 경우에는 사이드스텝을 밟을 수 있느냐가 재활의 마지막 단계지만 투수들의 경우에는 변화구 구사 여부가 최후의 관문이다. 그런데 류현진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오늘은 어느 경기보다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다”고 말했다. 그만큼 슬라이더의 비중을 늘렸는데도 어깨에 큰 무리가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2년째였던 2014년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 외에 고속 슬라이더를 장착해 재미를 톡톡히 봤다. 류현진이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각이 살아난다면 류현진은 좌타자와 우타자를 모두 상대할 수 있는 무기를 얻을 수 있다.

위기관리 능력도 여전했다. 류현진은 1회 1사 후 1루수의 실책성 플레이로 첫 주자를 내보냈지만 흔들림 없이 두 타자를 내야땅볼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회에도 1사후 좌익수 방면 2루타를 허용했지만 두 타자를 내리 범타 처리했다. 3회에는 1사 1, 3루의 실점 위기에서 병살타를 유도해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주자가 살아나갈 수록 더 침착하게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하며 아웃카운트를 늘려가는 노련함이 돋보였다.

류현진은 피칭 외에도 실내에서 수비와 타격 훈련도 병행하고 있으며 5일 마다 한 차례씩 재활경기에 등판해 조금씩 투구수와 구속을 늘려가고 있다. 이런 속도라면 6월 중순께에는 무난히 메이저리그 무대에 다시 설 수 있을 전망이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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