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서울 정기호기자] 2012년 5월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롯데 강민호는 1대 0으로 앞선 4회말 KIA 심동섭으로부터 큼지막한 3점 홈런을 뽑아냈습니다. 양승호 감독 옆에 있던 배트걸은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강민호와 하이파이브를 했고, 이 모습은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죠. 이후 그는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자리매김했습니다.

야구 팬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은 전(前) 롯데 배트걸 신소정(26). 그는 같은 해 9월 4일 이후 사직구장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를 놓고 일부 네티즌은 큰 인기를 얻은 그가 '스타병'에 걸린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롯데 측은 "신소정 씨가 일이 힘들다며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를 둘러싼 루머는 끊이지 않았죠. 19일 부산 광안리의 한 카페에서 신소정 씨를 만나 소문에 대한 진실과 근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①에 이어 계속

- 배트걸을 그만둔 뒤 어떻게 지냈나요

일을 그만둔 후 방송사와 연예 기획사에서 많은 연락이 왔어요. 어렸을 때부터 방송인을 꿈꿨기에 그중 한 회사와 1년 계약을 맺고 연기 수업을 받았습니다. 배우로 시작해 만능 엔터테이너로 거듭나길 바란 거죠. 연기하는 게 힘들진 않았지만, 저에게 맞지 않는 옷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구속받는 걸 싫어하는데 소속사가 있다 보니 제약이 많더라고요.

- 그럼 방송인의 꿈을 접은 건가요

아뇨. 잠시 다른 길로 돌아간다고 생각해요. 이보 전진을 위해 일보 후퇴하는 거죠. 방송인이 되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 뒤로 여러 분야에 도전하고 있어요.

- 전국 춘향 선발대회에 출전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6년 전, 제가 한복 입은 모습을 무척 좋아한 외할머니의 권유로 출전 준비를 했어요. 그러던 중 외할머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게 이런 건가 싶었죠. 경황이 없어서 대회 출전은 생각도 안 했고요. 그러다 문득 한복을 입고 무대에 선 모습을 외할머니가 보고 싶어 했던 게 생각이 났어요. 수상에는 실패해 아쉽지만, 하늘에 계신 외할머니가 제 모습을 보고 좋아하지 않았을까요?

- 피트니스 모델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목표를 갖고 운동을 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겠느냐는 지인의 말에 지원하게 됐어요.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도전해서 본선 진출이 쉽지 않겠지만, 순해 보이는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반전 매력이 있거든요. 이래 봬도 뒤태가 예쁘다는 얘기를 자주 듣습니다(웃음).

- 어떤 점이 가장 힘든가요

운동하는 것보다 식습관을 고치는 게 힘들어요. 탄수화물을 대체하는 음식을 먹는데 정말 아무런 맛이 없어요. 그냥 씹는 거죠.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이요? 순대와 떡볶이, 그리고 라면이 정말 먹고 싶어요.

- 노출에 대한 부담도 클 것 같아요

성(性)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이 걱정되긴 하지만, 단순히 벗고 안 벗고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완벽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겁나지 않을 텐데,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부담이 크죠.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혹시 본선에 진출하지 못해도 후회하지 않기 위해 또 도전할 생각이에요.

- 운동과 인터넷 방송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데요

인터넷 방송은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 중 하나예요. 인터넷 방송이라는 콘텐츠 유통 시장이 급성장했잖아요. 무엇보다 다양한 방향성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시시콜콜한 얘기부터 뉴스 진행까지 어떠한 소재도 방송으로 녹여낼 수 있거든요. 팬클럽 회원이 1700명 정도인데 7개월이란 기간에 비하면 적은 편은 아닌 것 같아요. 인기 비결이요? 억지로 꾸며내지 않은 제 모습을 예뻐해 주는 게 아닐까 싶어요.

- 소정 씨에게 '롯데 배트걸'은 어떤 의미인가요

'롯데 배트걸'이란 꼬리표는 평생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해요. 제 과거와 현재이기 때문에 떼려야 뗄 수 없지만, 현재 활동에 주목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제가 가진 장점이 매우 많아요.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저 친구에게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라고 깜짝 놀라실 걸요? 앞으로 '롯데 배트걸'이 아닌 '신소정'으로 봐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