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정근우, 로사리오~ 김성근 감독님은 말이야...
부진에 빠진 한화를 건져올릴 수 있는 비결이 따로 있을까. 야구인들은 “아무 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도훈기자 dcai@sportsseoul.com

[대전=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화가 극심한 투타 엇박자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상대에 압도당하기 보다 자멸하는 경우가 많아 선수단뿐만 아니라 프런트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등락이 반복된다. 개막 초반에 하향곡선을 탔을 뿐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한화를 바라보는 다른팀 코칭스태프는 “반드시 반등할 것이다. 너무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집단 슬럼프가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모 구단 프런트는 “과거에 긴 연패에 빠졌을 때 다양한 방법을 써 봤다. 선수들에게 ‘오늘 밤에는 호텔로 돌아오지 말라’며 회식비를 주기도 하고, 지금은 사라졌지만 승리 수당도 세게 걸어봤다”고 말했다. 실제로 1980년대 후반,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OB(현 두산)는 선수단 전원을 강제로 숙소에서 내쫓았다. 마음맞는 선수들끼리 술 한잔 하며 회포를 풀라는 의미였다. 경기로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고 새로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자는 결의가 담긴 처방이었다.

또다른 구단 감독은 “선수들이 삭발을 하며 결의를 다지기도 하고 절이나 교회, 성당 같은 곳에서 절실한 마음으로 기도도 해 봤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연패에 빠졌을 때 베테랑 선수들부터 삭발행렬이 이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2014년 LG는 개막 초반 극심한 팀 슬럼프에 빠졌을 때 최선참 이병규를 필두로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 등 베테랑들이 자발적으로 삭발을 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지휘봉을 잡고 있던 KIA 김기태 감독은 “불혹이 넘은 선수들이 삭발하는 것을 보며 가슴이 너무 아팠다. 누군가의 남편이고, 아버지이고, 아들인데, 삭발을 하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모습을 본 가족들 심정이 어떻겠는가”라며 자책하기도 했다.

야구인들이 공통적으로 꺼내놓는 답은 “팀 밸런스가 안좋을 때일수록 선수들을 내버려둬야 한다”이다.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가장 현실적인 답이다. kt 조범현 감독은 KIA 사령탑 시절인 지난 2010년, 16연패 늪에 빠졌던 때를 떠올리며 “갖은 수를 써도 안되더라. 귀신에 홀린 것처럼 경기가 꼬였다. 나중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되더라. 바닥을 찍으면 올라오기 마련인데, 그 시기를 기다리는 과정이 지옥 같았다”고 돌아봤다. 이 때 경험을 통해 팀 밸런스가 안좋을 때일수록 훈련보다 컨디셔닝에 집중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답을 얻었다고 한다.

지방구단 감독은 “슬럼프에 빠지면 가장 힘든 사람이 선수들이다. 1, 2년차 어린 선수들도 아니고 주축 선수들이라면 스스로 바닥을 찍고 반등하기 마련이다. 그 때까지 기다려주는 게 구단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팬들께서도 좋은 기운을 보내주시면 선수들도 빨리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싶다. 팀 밸런스가 안좋을 때에는 인내심과 싸워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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