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13일 일본 오키나와 차탄구장에서 첫 연습경기를 치렀다. 4회초 1사 1루에서 김주형이 친 타구가 유격수 정면으로 가고 있다. 차탄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오키나와=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의 오키나와 연습경기 연패가 10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9전패 수모를 당한 KIA는 13일 일본 오키나와 차탄에 위치한 종합운동공원 야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와 첫 공식전에서 0-10으로 완패했다.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압도당해, 선수단 내에 긴장감이 흘렀다.

이날 KIA는 젊은 선수 위주로 라인업을 꾸렸다. LG에서 다시 이적해온 외야수 윤정우와 올시즌 주전 중견수 확보를 노리는 김호령이 테이블세터를 꾸렸고, 김주형과 박진두 황대인이 유격수, 1루수, 3루수로 클린업 타순에 포진했다. 베테랑 나지완이 우익수로, 김다원이 지명타자로 중심타선을 받쳤고, 백용환과 이인행이 포수와 2루수로 선발출장 했다.

전날 휴식을 취한 선수들은 경기 전 밝은 표정으로 몸을 풀었다. 수비 훈련 때와 타격훈련 때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김호령과 김주형, 박진두 등은 타구 질이 완전히 달라졌다. 적극적인 중심이동 타법을 구사하는 젊은 야수들은 지난달 16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시작한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스윙 궤도와 파워포지션에서 히팅포인트까지 배트가 빠져 나오는 각도 수정에 열을 올렸다. 조계현 수석코치는 “안타 등 결과를 떠나 맞아나가는 질이 달라졌다. 선수들이 웨이트트레이닝도 열심히 해 힘이 붙었다. 올해는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로 시즌을 치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돌고 있다”고 귀띔했다.

충실히 훈련했지만, 경기 내용은 기대 이하였다. 주니치도 이날 첫 경기라 해볼 만 할 것으로 보였지만, 수비에서 희비가 극명히 엇갈렸다. 타자들은 단 3개의 안타를 때려내는데 그쳤다. 첫 경기라 실전감각이 없는 상태라고 보더라도, 수비에서 아쉬움이 너무 컸다.

KIA 박진두가 13일 일본 오키나와 차탄구장에서 열린 주니치와 첫 연습경기를 앞두고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차탄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1루수로 선발출장 한 박진두는 2회 무사 2루에서 다카하시 쇼헤이가 친 정면 땅볼을 다리 사이로 흘려보내 아쉽게 첫 실책했다. 1회 1사 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선발투수 이준영은 첫 실점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1사 3루에서 이료 마사나카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한 뒤 안타 한 개를 더 내주고 순식간에 3점을 빼앗겼다.

3회말 실점 상황도 아쉬움이 남았다. 교체 투입된 홍건희가 외국인타자 비시에도에게 포크볼을 던지다 좌월 홈런을 허용한 뒤 1사 후 후쿠다에게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내줬다. 이어 다카하시가 중전 적시타를 쳤는데, 컷 오프 플레이에서 어이없는 실수가 나왔다. 중견수 김호령이 2루로 강하게 던진 타구가 커트 맨으로 2루 옆에 있던 이인행의 키를 넘어 떨어졌고, 투수 홍건희와 포수 백용환의 키를 넘기는 큰 바운드가 됐다. 트레일러맨으로 마운드 근처에 있던 1루수 박진두까지 1루 더그아웃쪽으로 흐른 공을 주으러 가는 사이, 홈이 완전히 비었다. 다카하시가 서서 홈인. 5점째를 내주는 순간이었다.

4회 선두타자 이료가 우익선상 3루타로 출루한 뒤 후지이가 좌전 적시타, 2사 후 엔도의 우전안타 후 비시에도가 우월 3루타로 7점째를 뽑아,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김호령과 나지완은 강하게 분 바람 탓에 포구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주지 않아도 될 안타를 내줘 아쉬움을 남겼다.

선발 이준영은 직구 최고구속이 139㎞까지 측정됐고, 한승혁은 144㎞가 나왔다. 이준영은 떨어지는 슬라이더, 한승혁은 포크볼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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