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헤인즈 \'아무도 없네\'
오리온 애런 헤인즈. 2015. 11. 1.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SK가 이번 시즌 순위표 아랫쪽에 머무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애런 헤인즈(35·오리온스)가 떠난 뒤, SK는 추락하고 있다. 헤인즈가 그리울 만하다.

SK는 헤인즈와 함께 한 지난 세 시즌 동안 강팀 반열에 올라섰다. 2012~2013시즌 44승10패, 승률 0.815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2013~2014시즌과 2014~2015시즌에는 37승17패, 승률 0.685로 모두 정규리그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시즌 SK는 아직 20승도 채우지 못했다. 11일까지 19승31패, 승률 0.380에 그치고 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도 물 건너갔다.

SK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열린 외국 선수 드래프트에서 헤인즈를 외면하고 데이비드 사이먼(204㎝)을 택했다. 전체 2순위라는 높은 순위를 뽑은 SK 문경은 감독은 사이먼의 이름을 불렀다. 당시 문 감독은 “우린 헤인즈를 뽑기 애매하다. 헤인즈를 뽑으면 신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부터 의무적으로 외국선수 2명 중 1명을 193㎝ 이하 선수를 뽑아야하는 규정을 신경 쓴 때문이기도 했다. 대신 헤인즈는 전체 7순위 지명권을 가진 오리온의 지명을 받았다. 과거 세 시즌 동안 SK가 그랬던 것처럼 높이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전체적으로 경기 흐름을 끌고 갈 수 있는 헤인즈의 장점을 살리겠다는 복안이었다. 오리온도 SK처럼 장신 포워드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SK는 시즌 초반 김민수(200㎝)와 사이먼의 높이 덕을 보며 나름 선전했다. 하지만 김선형의 출전 정지 직격탄의 후유증은 갈수록 커졌다. 공을 갖고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헤인즈가 있었다면, 김선형 공백을 최소화 했을 수 있다. 최부경이 군에 입대했지만, 동부에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이승준(205㎝)을 잡았다. 삼성과의 2대2 트레이드로 이동준(200㎝)까지 데려왔다. 이승준 이동준 김민수로 높이의 약점을 어느 정도 상쇄하며 헤인즈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다.

헤인즈가 있는 SK의 무서움은 수비에도 있다. 헤인즈가 하이포스트까지 올라오는 변형 지역방어인 ‘3-2 드롭존’은 쉽게 깰 수 없다. 하지만 이제는 그 수비를 쓸 수 없다. 사이먼은 정통센터형의 빅맨이어서 헤인즈 정도의 스피드와 시야를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새로 SK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에 세 시즌을 SK 선수들과 함께 한 헤인즈에 비해 수비 조직력 부분에서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다만 현 상태의 SK라는 가정 하에서는 SK가 헤인즈를 뽑았더라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을지는 확실치 않다. 헤인즈도 이번 시즌 두 차례 부상의 덫에 걸려 전력에서 이탈했고, SK의 빅맨자원인 이승준과 이동준, 김민수 모두 부상 등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10일 오리온전에서도 내세울 만한 빅맨이 이대헌 김우겸(이상 196㎝)에 불과해 결국 높이의 한계를 절감하며 패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헤인즈 활용도 역시 떨어질 수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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