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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골키퍼 신화용. 부리람 | 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13년째 같은 골문을 지키고 있는 남자가 있다. 주인공은 포항 스틸러스의 ‘철옹성’ 골키퍼 신화용(33)이다.

신화용은 2004년 포항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에 데뷔했지만, 선배 김병지(46), 입단 동기 정성룡(31·가와사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했다. 프로 2년차까지 단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시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묵묵히 골문을 지킨 그는 현재 13년째 포항 유니폼을 입고 있으며, K리그 최고의 골키퍼 자리에도 우뚝 섰다. 지난 시즌 골키퍼 최다 출전 및 전경기(38경기) 풀타임 출전, 35경기 이상 출전 골키퍼 중 최소 실점(32실점), 3시즌 연속 0점대 실점률, 시즌 최다 4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을 세웠다. 최고봉에 섰지만, 여전히 그는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리며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다. “아직도 부족하다”는 신화용을 공동취재단이 최근 전지훈련지인 태국 부리람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벌써 13년째 전지훈련이다. 프로데뷔 첫 전지훈련을 기억하나.

(웃음) 벌써 13년 전이다. 갑자기 입단했고, 또 갑자기 전지훈련을 갔다. 브라질로 갔는데, 골키퍼 중에는 김병지 형과 나 둘뿐이었다. 당시는 워낙 운동량이 많아 전지훈련 자체가 힘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심적으로 힘든 점이 있다. 주장인 황지수(35) 형을 제외하고 전부 동생들이다. 책임감도 크고, 부담감도 있다. 내가 불성실하면, 후배가 믿고 따르겠나. 그래서 더 진지하다.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개인 기록은 굉장히 만족하지만, 골키퍼의 개인 기록은 팀 기록과 같다. 내가 잘한 것보다, 우리 팀 전체가 탄탄했다는 증거다.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다. 안정적인 플레이? 말이 쉽지 수비진과 골키퍼의 호흡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생각이다.

-한국 골키퍼 계보를 이을 유망주로 꼽히는 김로만이 가세했다.

우리 팀 골키퍼인 김진영(24), 강현무(21) 김로만(20) 모두 나보다 10살 이상 어리다. 그러나 마냥 동생이 아니다. 분명한 것은 이들은 어떻게든 내 자리를 파고들어야 한다. 그런 마음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 그렇다면 나는 이들의 도전을 진지하게 받아줘야 한다. 안일한 생각을 하면 나도 그들도 역시 생존할 수 없다. 창피하다. 후배 앞에서 못하면. 단 한 번도 방심한 적 없다. 늘 경쟁이다.

-최진철 감독이 새로 부임하고, 선수 이동도 많다. 변화가 크다.

선수끼리도 이 얘기를 많이 한다. ‘괜찮을까?’ 고민한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 있는 것은 단 한마디. ‘우리는 포항이다.’ 자부심이 있다. 팀이 아닌 내 이름 석 자를 걸고 뛰는 느낌이다. 쉽게 포기하거니 지지 않을 것이다.

-작년 터키 안탈리아 전지훈련 때 만나서 ‘항상 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에도 유효한가.

준비라는 것은 은퇴할 때까지 하는 것이다. 완벽한 선수는 없다. 다만 완벽에 가까운 선수는 있다. 은퇴할 때까지 완벽에 가까워지고 싶다. 지난 시즌까지 어깨 통증으로 공을 던지는 것을 자제했다. 여전히 불편하지만, 통증은 사라졌다. 그래서 공을 던져서 정확한 빌드업을 한다면 팀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좀 더 섬세한 빌드업이 개인적인 목표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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