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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즈. 출처 | 헤이즈 SNS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지난해 방송된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2’를 통해 대중에게 얼굴과 이름을 알린 래퍼 헤이즈는 당시 시크한 도시녀의 얼굴에서 나오는 반전의 정감 가는 사투리, 귀에 쏙쏙 박히는 폭풍 래핑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당시 첫 번째 솔로 경쟁 트랙 ‘Me, Myself & I’을 획득하고 세미 파이널까지 진출한 바 있다. 특히 세미 파이널 무대에서 엑소 찬열과 함께 가족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담은 ‘돈 벌지마’로 미모에 가려져 있던 래퍼로서의 실력을 입증해 내며 더욱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TV 속에서 비친 이미지와 달리 그는 ‘감성’을 중시하는 래퍼다. 프로그램 종영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곧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다”며 컴백을 암시했던 헤이즈는 방송에서의 경쟁하는 모습이 아닌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그간 꾸준히 새 앨범 작업에 집중해 왔다.

새 앨범에선 성사되지 못했지만 그가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뮤지션은 셀 수 없이 많다. 그에게 ‘콜라보 해보고 싶은 뮤지션’ 그리고 그들의 노래 중 좋아하는 곡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 목록을 통해 우리가 잘 모르는 헤이즈의 원래 ‘색깔’을 엿볼 수 있다.

◇사이먼 도미닉 (추천곡: Lonely Night)

사이먼 도미닉은 듣기 좋으면서 부담 없는 목소리를 가졌다. 그런데 랩이 독특하다. 플로우가 특이해서 노래방에서 따라부르기 힘든 노래다. 자기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노래도 같이 하는데, 강한 곡도, 감성적인 곡도 모두 잘 소화한다. Lonely Night은 감성적인 곡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고 있다. 사이먼 도미닉의 매력적인 보컬도 들을 수 있다.

◇크러쉬 (추천곡: SOFA)

지르는 창법이 아닌데, 특별한 자극 없이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뮤지션이다.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멜로디 라인을 직접 쓴다. 자신이 직접 이런 곡을 만들고 부르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노래가 너무 듣기 좋고 질리지 않는다. ‘SOFA’는 중의적 의미를 담은 제목이 좋다. 공감이 많이 되는 노래라 한창 많이 들은 떄가 있었다.

◇SG 워너비 김진호 (추천곡: 금기)

SG 워너비 김진호의 장점은 말도 안되는 가창력이다. 누가 들어도 이견의 여지가 없는 가창력을 지녔다. 진심이 느껴지고, 감정 이입이 확실하게 되는 보컬이다. ‘금기’라는 곡은 연인과 헤어진 이들이들으면 공감할 노래다. 헤어진 뒤 해서는 안될 행동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맞아, 맞아’하며 듣게 된다. 나는 이렇게 공감이 가는 노래가 좋다.

◇빈지노 (추천곡: 프라이머리 노래 중 ‘멀어’)

빈지노는 감성적인 표현부터 스웩(SWAG)까지 어떤 스타일과 주제 속에서도 남들과 다른 감성을 풀어낸다. 대부분 래퍼는 모두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있게 마련인데 빈지노의 음악은 정말 모든 곡이 다 새롭다. ‘어떻게 이런 스타일도 가능하지?’, ‘어떻게 이런 플로우를 활용하지?’라며 늘 신기해하며 그의 노래를 듣게 된다. 그는 그냥 랩 천재다. 빈지노가 피쳐링한 프라이머리의 ‘멀어’는 우리가 평상시 겪고, 보고 지나친 것들을 진짜 예쁘게 비유로풀어냈다. 횡단보도를 얼룩말에 비유한 걸 노래에 담는 게 대단하다. 내가 좋아하는 감성이 담긴 곡이다.

◇프리스타일 (추천곡: ‘그리고 그 후’)

‘그리고 그 후’는 내게 큰 의미가 있는 곡이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처음 좋아한 힙합 곡이었다. 어릴 때 아는 언니의 미니홈피에 들어갔다가 처음 들었다. 감미로운 피아노 인트로가 나오길래 노래가 나올 줄 알았는데 갑자기 랩이 나와 깜짝 놀랐다. 그 전엔 힙합은 무조건 세야 하고 강해야 한다는 막연한 이미지가 있었는데 그 곡을 통해 랩 음악도 감성적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아름다운 비트 위에도 랩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그 노래를 들은 뒤에는 무조건 힙합만 들으며 점점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프리스타일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나서 인사드리고 함께 작업을 해본다면 내겐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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