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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의 샤데 휴스턴(왼쪽)과 첼시 리. 제공 | WKBL

[부천=스포츠서울 최정식기자] 올시즌 여자프로농구 초반 최대의 화제는 부천 KEB하나은행의 혼혈 센터 첼시 리(190㎝)였다. 리바운드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리그 1위에 올라있는 리는 KEB하나은행이 디펜딩 챔피언 춘천 우리은행을 위협할 존재로 꼽히는 결정적인 이유였다. 리는 이제까지의 혼혈 선수들과는 달리 리바운드는 물론 득점과 블록슛 등 골밑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하나은행으로서는 사실상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동시에 기용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장신 국내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인천 신한은행 정도를 제외하면 상대 팀들은 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매치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다른 팀들은 리의 봉쇄를 위한 다양한 해결책 마련에 몰두했다. 앞선부터 강력하게 압박해 리에 대한 볼 투입을 차단한다든가 더블팀으로 묶는 등의 방법을 동원했다. 그러나 이같은 수비는 일시적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어도 하나은행의 다른 선수들에게 손쉬운 득점 기회를 허용할 수 있어 여전히 완전한 문제 해결은 아니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런 저런 방법을 써 보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런데 부상으로 빠져있던 하나은행의 외국인 선수 샤데 휴스턴(185㎝)이 복귀하면서 리에 대한 수비가 더욱 어려워졌다. 지난 시즌 최고 외국인 선수였고 올시즌 외국인 선수 가운데 전체 1순위로 뽑힌 휴스턴은 허리 통증 때문에 개막 후 두 경기만을 뛰고 전열에서 벗어나 있었다. 또 한 명의 외국인 선수인 버니스 모스비가 부진할 경우 하나은행은 리를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충분히 살리기 어려웠다. 그러나 휴스턴의 가세는 리와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공수에 걸친 전력의 안정을 가져왔다.

부상에서 회복한 휴스턴은 29일 구리 KDB생명과의 홈경기에 출전, 지난 4일 국민은행전 이후 25일 만에 코트에 나섰다. 17분35초만을 뛰었지만 25점을 올리는 골 결정력으로 팀의 67-51 완승을 이끌었다. 이날 리는 4점에 그쳤지만 리바운드 10개를 잡아내며 골밑을 든든하게 지켰다. 하나은행은 휴스턴의 득점과 리의 리바운드로 골밑에서 절대 우세를 보일 수 있게 됐고, 외곽슛 기회도 더욱 늘어나게 됐다. 상대 팀들로서는 휴스턴의 공격력과 리의 수비력으로 조화를 이룬 하나은행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오랜 공백에도 여전한 득점력을 과시한 휴스턴은 “오랫 동안 쉬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실책도 나오고 했지만 금세 적응할 수 있었다. 허리가 완벽하게 나은 만큼 득점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팀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bukr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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