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 폭스바겐의 주력 엔진이 멈췄다. 10월 폭스바겐의 주력 판매 모델의 판매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판매량 ‘0’을 기록한 모델도 나왔다. 전통적인 비인기 모델과 초고가 모델을 제외하고, 올해 판매 100대를 넘긴 모델 중에서 ‘월간 기준 판매량 0대’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는 드물다. 간신히 판매량 0대는 피했지만 폭스바겐의 다른 모델 역시 예외는 아니다. 10월 폭스바겐의 참혹한 판매량은 한번 주저앉은 판매량은 쉽게 끌어올리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사본 -사본 -[폭스바겐] 7세대 신형 골프_이미지 컷 (1)
폭스바겐 ‘골프’. 제공 | 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 ‘골프’ 멈췄다

폭스바겐의 주력 모델인 ‘골프’의 판매량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골프’는 폭스바겐 성장세의 가장 큰 동력을 제공하던 모델이다. 소형 해치백 모델인 ‘골프’는 국내 수입차 시장의 디젤 신화를 이끈 모델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21일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폭스바겐 ‘골프’ 1.6 TDI 블루모션의 10월 판매량은 0대를 기록했다. 1.6 TDI 블로모션은 지난해에만 총 1304대가 판매됐고 올해 역시 9월까지 월 평균 13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폭스바겐의 주력 모델 중 하나로 꼽힌다. 2011년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 ‘골프’ 1.6 TDI 블루모션이 월간 기준 판매량 0대를 처음으로 기록한 것은 2013년 6월이다. 하지만 당시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었다. 신차 대기 수요, 재고 부족 등의 이유로 일시적으로 판매량이 줄어든 것이다. 그 달을 제외하고 판매량 0대를 기록한 것은 올해 10월이 처음이다. 어느 정도 예상은 됐다.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확산되기 시작한 9월에 판매량이 10대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판매량이 더욱 큰 ‘골프’ 2.0 TDI 블루모션은 10월 106대가 판매됐다. 하지만 올해 6월 1006대를 포함해 1월부터 9월까지 5158대가 판매된 것을 고려하면, 충격파는 더 크다. 올해 월 판매 평균치 대비 10월 판매량은 20% 수준도 못된다. 또 다른 ‘골프’의 주력 모델인 GTD 역시 10월 판매량은 9대에 불과했다.

이처럼 ‘골프’의 판매량이 감소한 것에 대해 폭스바겐코리아는 ‘골프’ 1.6 TDI 블루모션의 경우, 유로5 모델의 재고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유로6 모델이 투입하기 전, 일시적인 판매 공백기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유로6 모델 투입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일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판매 비중이 더 큰 ‘골프’ 2.0 TDI 블루모션 등은 이미 유로6 모델로 교체돼 판매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의 중추 역할을 해온 ‘골프’가 흔들이고 있는 셈이다.

◇성장세를 이끌던 모델마저도

‘골프’의 성공을 맛을 본 폭스바겐은 승용 세단과 SUV(스포츠유틸리티모델) 성장세를 기대했다. 배출가스 조작 사태 이전까지 폭스바겐의 전략은 시장에서 통하는 듯 싶었다. 하지만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불거진 후 상황은 급변했다.

사본 -[폭스바겐] 티구안
‘티구안’. 제공 | 폭스바겐코리아

세단 모델 중에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2344대가 판매된 ‘제타’ 2.0 TDI이 10월 4대로 주저앉았다. 앞선 9월에는 24대가 팔리는 데에 그쳤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4571대가 판매된 ‘파사트’ 2.0 TDI는 9월 583대로 선전하는 듯 했으나 10월 5대가 판매가 급감했다. SUV 모델인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의 경우 10월 판매량이 201대를 기록했지만 이는 9월에 비해 570대나 줄어든 실적이다.

지난달 폭스바겐코리아는 배출가스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파사트’, ‘티구안’, ‘비틀’. ‘CC’ 등 유로5 모델을 딜러사로부터 전량 회수했다. 폭스바겐코리아가 딜러사로부터 회수한 유로5 모델은 총 300여대 수준이다. 판매량 감소는 회수 조치가 영향을 미쳤지만, 보다 큰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 추락으로 인해 소비자의 발길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의 경우, 무너진 신뢰 때문에 무이자 할부 등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실시한다고 해도 당분간 판매량에 있어 분위기 반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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