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2015년 가을, 시청자들에게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의 추억과 공감을 선사하며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는 화제의 금토드라마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골목친구들의 우정과 사랑, 가족의 사랑과 이웃의 정 등을 따뜻하게 담아내고 있는 '응팔'의 매력은 10대부터 50대까지 폭 넓은 연령층의 사랑을 받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회차마다 제작진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내레이션을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배우들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되는 내레이션은 드라마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함과 동시에 시청자들의 감성을 다시 한 번 자극하여 여운을 남긴다. 뜨거운 화제 속에 방송 중인 '응팔'의 인상적인 내레이션을 해당 장면과 함께 정리해봤다.


▲ 결국 가족이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모든 둘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장면이다. 둘째는 첫째에게도, 막내에게도 양보해야 한다. '응팔'의 주인공 성덕선(혜리 분)도 그 사실을 알고 또 그렇게 살아왔지만 자신도 모르게 쌓여온 둘째의 설움이 결국 첫째인 언니 보라(류혜영 분)의 생일날 폭발하고 만다.


하지만, 결국 그 설움을 보듬어준 건 가족이었다. 성동일은 둘째 딸 덕선에게 깜짝 생일 케이크를 선물하며 그간의 미안함을 고백한다. "아빠 엄마가, 미안하다. 잘 몰라서 그래. 아빠도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아니잖어"라는 성동일의 대사는 시청자들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 어른도…아프다


4회까지 방송된 '응팔' 에피소드 중 가장 커다란 감동을 선사한 장면이다.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조문객들과 희희낙락하고 있는 아빠의 모습을 본 덕선은 "할머니 불쌍해"라며 눈물로 아빠를 원망한다. 하지만, 조문객들이 모두 돌아간 뒤 미국에 나가 있던 형이 늦게 귀국하자 아빠 성동일은 그간 참아왔던 슬픔을 단숨에 쏟아내며 오열한다. 이 장면과 함께 나온 덕선의 내레이션은 시청자들에게 커다란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어른들은 그저 견디고 있을 뿐이다.


▲ 어른아이는 투정이 없을 뿐이다


쌍문동 5인방 중 천재 프로바둑기사로 나오는 최택(박보검 분)은 또래보다 먼저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존재한다. 바둑 이외에 세상 물정은 잘 알지 못할뿐더러 심지어 젓가락질도 잘 하지 못한다. 택이도 또래처럼 그저 아직 성장 중인 아이인 것이다. 집 앞 평상에서 "엄마가 언제 제일 보고싶으냐"는 성동일의 질문에 울먹이며 "매일요. 엄마는 매일 매일 보고 싶어요"라고 대답하는 택이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짠하게 만들었다.


▲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응팔' 속 김성균은 가족 바보다. 항상 자신보다 아내, 자식들을 먼저 챙기고 반응이 좋진 않지만 늘 최신 유행어를 사용하며 무덤덤한 가족 사이에서 확성기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도 사람인지라 자신의 행동을 받아주지 않는 가족들에게 서운해졌고, 결국 그 활기차던 한 가정의 가장은 가족들에게 토라지고 만다. 둘째 아들 정환(류준열 분)은 난생 처음 본 아버지의 모습에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사연을 들은 동룡(이동휘 분)은 "너희 아버지 화 푸는 게 세상에서 제일 쉽다"며 "받아줘"라고 이야기해 준다.


그것은 바로 김성균의 액션에 반응해 주라는 것. 결국 김성균은 실수로 정환에게 한 개그를 정환이 받아주자 단번에 예전 활기를 되찾는다.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내 사람들만이 진심으로 자신을 알아줄 수 있기에, 그래서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뉴미디어팀 서장원기자 superpower@sportsseoul.com


사진=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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