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욱의야담농담] KBO도 '홈 충돌 방지' 재고해야 한다
    • 입력2015-11-10 06:21
    • 수정2015-11-10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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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포토]홈 충돌 김현수와 박동원, \'아프다...\'
[잠실=스포츠서울 박진업기자] 두산 김현수(왼쪽)가 10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2차전 5회말 1사 만루 오재원의 중견수 뜬공 때 3루에서 홈으로 뛰어 넥센 포수 박동원과 충돌한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2015. 10. 11.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정욱 체육2팀장] 2015 KBO리그가 개막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야구 취재 경험이 오래된 몇 기자들과 얘기를 하던 중, 주자와 포수의 홈플레이트 충돌을 화제로 삼은 적이 있다. 당시 필자는 “KBO리그도 홈 충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쪽이었고, 다른 쪽에서는 “야구는 동적인 운동인데 어떻게 홈에 쇄도하고 포수가 태그하는 상황을 규정으로 묶을 수 있나. 그것은 야구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물론 어디까지 허용하고 어느 선에서 막을 것인지 쉽게 결론을 내기 힘든 사안이다. ‘홈 충돌 방지’에 대한 논의는 가끔 수면 위에 오르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긍정적 시각이 존재하지만 아직 적극적으로 수용할 의사는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지난 7월 3일 사직에서 열린 SK와 롯데의 경기였다. 롯데는 7-8로 뒤진 연장 12회말 2사 1·2루에서 안중열의 좌전안타 때 야수 소진 탓에 대주자로 나섰던 투수 박세웅이 홈을 파고들었다. SK 포수 이재원은 홈플레이트 위에서 박세웅에게 길을 열어주고 느슨하게 태그를 시도했다. 결과는 아웃. SK가 승리했다. 이재원은 이겼는데도 다음날 느슨한 태그에 대해 코치에게 사과했다. 상대 선수를 배려한 행위지만 치열한 승부 세계에서, 아니 국내리그에서는 아직 용납되지 않는다는 한 예이다. 지난해 넥센과 LG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홈으로 쇄도하던 넥센 강정호가 LG 포수 최경철과 충돌한 이후, 두 팀 감독은 ‘공이 없을 때,포수가 홈을 가로막는 블로킹을 하지 말자’는 신사협정에 뜻을 모은 적도 있다. 프로야구에서는 서서히 공감을 형성해가고 있지만, 아직도 학생야구에서 기본기를 배울 때 ‘포수 블로킹’을 익히면서 몸에 자연스럽게 밴 것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또 보수적인 시각의 지도자가 여전히 많다.

그런데 ‘홈 충돌 방지가 왜 필요한가’라는 반문은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필요없다’는 단정도 역사의 뒤편으로 떠나보내야할 때이다.
메이저리그는 2014년부터 ‘홈플레이트 충돌(homeplate collisions) 규정’을 신설해 적용하고 있다. 주자와 포수, 모두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핵심만 요약하면, ‘포수는 공과 상관없이 주자의 홈방향 직선주루를 막으면 안되고 주자 또한 주루 이탈뿐 아니라 득점을 위한 정상적인 슬라이딩 외 어깨를 낮추거나 손,팔꿈치,팔을 이용해 밀치고 들어가는 행위(일명 ‘보디체크’)를 금지한다는 것이다. 주자는 슬라이딩을 해야 하고, 포수는 주자에게 홈플레이트 일부를 내줘야 한다는 ‘슬라이딩 의무 및 블로킹 금지 규정’도 도입됐다. 이 규정은 2011년 샌프란시스코 포수 버스터 포지가 마이애미전에서 홈으로 뛰어드는 주자와 충돌하면서 큰 부상을 입은 뒤 본격적으로 논의돼, 흔히 ‘버스터 포지 법’으로도 불린다. 한국도 2013년 플레이오프에서 두산 포수 최재훈이 홈 블로킹을 하면서 왼쪽 어깨를 다쳐 결국 수술대에 올랐었다. 홈 충돌로 포수 또는 주자가 다치는 사례는 심심찮게 볼 수 있다.

[SS포토]프리미어12 개막전 앞둔 김인식 감독과 고쿠보 감독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오른쪽)과 일본의 고쿠보 히로키 감독이 7일 오후 일본 삿포로 로이톤 호텔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5. 11. 7. 삿포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8일 개막한 ‘2015 프리미어 12’에서도 이 같은 ‘홈 충돌 규정’이 언급됐다. 일본이 한국을 지목하면서 이 규정을 거론했다. 일본 고쿠보 히로키 감독은 한국과 개막전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감독자회의에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 ‘감독자회의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가’라는 질문에, “먼저 ‘코리안룰’이라고 해서 포수가 홈플레이트 블로킹하고 주자가 부딪히는 것을 막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 김인식 감독은 “최근에 룰이 변경된 게 프리미어 12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적용되는 게 여기서도 통용되는 것 같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홈 충돌 방지’는 이제 메이저리그뿐 아니라 국제대회에서도 적용되면서 일반화되고 있다. KBO가 홈 충돌 방지 규정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재고해야할 때인 것이다. KBO는 그동안 ‘홈 충돌 방지 규정을 도입하면 부상 방지 효과보다 판정 시비와 경기 지연의 부작용이 있다’면서 경기 운영상의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이제 더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때를 놓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한다. KBO리그뿐 아니라 아마야구까지 빠르게 적응해가야 하는 사안이다. 피츠버그 강정호의 병살 플레이 시도 중 당한 큰 부상에서 보듯, 논의를 홈플레이트에서 벗어나 누상에서 펼쳐지는 주루 플레이 전반에 걸쳐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구할 필요도 있다. 미국에서도 강정호 등 몇 선수의 부상 사례 뒤 다시 떠오르는 쟁점이다. 메이저리그나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일본처럼 국제 무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논의에 참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일본이 대회 개막을 앞두고 한국에 마치 ‘딴지’를 거는 듯한 모습을 더 이상 보지 않으려면 말이다.
jwp9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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