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프리미어12 한국과 일본의 개막전 시작하는 삿포로돔
8일 오후 일본 삿포로돔에서 한국과 일본의 프리미어12 개막전 식전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프리미어12 한국과 일본의 개막전은 한국의 김광현과 일본의 오타니가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2015. 11. 8. 삿포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삿포로=스포츠서울 박정욱기자] “우와~ 진짜 크다.”

8일 한국과 일본의 ‘2015 프리미어 12’ 개막전이 열린 삿포로돔을 처음 방문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웅장한 규모에 절로 입에서 탄성을 흘려보냈다.

삿포로돔은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와 프로축구 콘사도레 삿포로가 공동으로 홈 구장으로 사용하는 야구·축구 겸용 구장이다.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2001년 개장했으며, 세계 최초로 경기장에 공기부상 방식을 도입했다. 거대한 천연잔디 구장이 공기압에 의해 7.5㎝가량 부상하고 34개 바퀴를 이용해 1분당 4m씩 이동한다. 야구 경기는 천연잔디를 제거하고 인조잔디 구장에서 펼쳐진다. 관중 수용인원은 4만 2000여명이다. 삿포로돔은 지역의 관광명소 가운데 하나다. 53m 높이의 전망대를 통해 삿포로 시가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고, 감독 대기석과 선수 연습장, 선수 라커 등을 도는 돔 투어 상품도 있다.

지난 4~5일 쿠바와 ‘2015 서울 슈퍼시리즈’를 치른 한국의 첫 돔구장, 고척 스카이돔(고척돔)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불과 사나흘 만에 방문한 두 돔구장은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한국의 주전 포수 강민호는 삿포로돔에 입장하면서 “고척돔도 처음 볼 때는 아주 좋다고 생각했는데, 삿포로돔을 보니 고척돔은 미니 구장 같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삿포로돔이 생각했던 것보다 매우 크다. 웬만해서는 (홈런이)잘 넘어가지 않을 것 같다”며 구장을 둘러봤다. 내야수 김재호는 “고척돔과 차이가 난다. 이런 좋은 시설을 보니 일본이 역시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투자를 많이 한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도 투자를 좀 더 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에서 활동한 이대은은 “선발 등판 뒤 쉬는 날 등이 겹쳐 삿포로돔에는 딱 한 번만 왔었다. 그것도 선발로 나가지 않을 때라서 등판하지는 않았다”면서 “인조잔디 구장이라서 볼이 좀 튄다”고 삿포로돔의 특징을 설명했다.

고척돔이 중앙 펜스까지 거리는 122m, 좌우 펜스까지 98m이고, 삿포로돔은 중앙은 122m로 같고 좌우는 100m로 조금 더 멀다. 그러나 시각적인 측면에서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삿포로돔이 커보인다. 관중 수용인원 1만 8000석의 고척돔과 비교하면 관중석이 두 배를 훨씬 넘고, 좌우 파울라인에서 더그아웃까지 거리가 홈플레이트에서 1루까지 거리에 맞먹을 정도의 넓은 파울지역도 규모에 편승한다.

선동열 투수코치는 “내가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할 때는 삿포로돔은 없었다. 당시에는 야외구장인 모리야마 구장에서 경기를 했다”면서 “삿포로돔이 굉장히 넓다. 파울지역이 넓어 웬만한 파울타구는 잡힐 수 있다. 투수에게는 나쁠 것이 없다. 담장도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내야수 허경민은 “그라운드는 국내 구장의 인조잔디랑 비슷하다.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라이트에 공이 들어가 안보인다거나 그런 것은 없다. 괜찮다”고 말했다.

고척돔에서는 공이 조명에 사라진다는 불만이 나왔다. 눈부신 조명이나 천정 차음막과 철제 기둥이 수비하는 선수들의 시야를 흐트러뜨릴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었다. 회색의 천정색이 야구공과 잘 식별되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었다. 삿포로돔에서는 이 같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선수는 없었다.

고척돔은 또 교통 및 주차·안전 문제 등에서도 비판의 소리를 들었다. 구장내 주차공간이 협소해 자가용을 이용하는 팬들은 외부 주차장을 찾아가야 했고, 그마저 찾기 힘들었다. 교통문제는 고척돔 주변 도로 차선을 늘리고 도로 확장공사를 하는 등 해소책을 강구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구일역 서쪽 출구를 설치하고, 고척돔과 잇는 인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한창 시행착오를 거쳐 보완 작업을 하는 고척돔과는 달리 삿포로돔은 넓은 주차장뿐 아니라 잘 갖춰진 접근성을 자랑했다. 도호선 후쿠즈미 역에서 하차해 남쪽 출구를 통해 도보로 10분이면 구장에 닿았다. 시내에 위치한 삿포로역에서 채 20분이 걸리지 않았다. 역내에는 니혼햄과 콘사도레의 선수들 사진이 교대로 걸려있었다. 오는 길에는 니혼햄 클럽하우스가 위치해 ‘오늘의 매치-한국 대 사무라이 재팬’의 대결을 알리는 양팀 유니폼 등이 전시돼 있었다.

협소한 공간 탓에 야기된 고척돔의 비좁은 좌석과 가파른 관중석과도 비교됐다. 삿포로돔의 관중석은 완만하면서도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하고 있었다. 1층부터 4층까지 자연스러운 흐름을 이뤄 관중들이 한꺼번에 움직일 때는 개미군단의 일사분란한 이동을 연상케 했다. 좌석간의 여유도 편안함을 제공했다. 무엇보다 도시락과 패스트푸드 등 다양한 먹거리를 갖춘 30여개의 매점 등 편의시설이 훌륭했다. 고척돔엔 간단한 간식거리를 파는 간이시설이 전부였다.

물론 두 종목 구단의 홈구장으로 활용되는 삿포로돔과 이제 갓 개장해 첫 주인 넥센을 기다리고 있는 고척돔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야구 취재를 하는 한 일본 기자는 “고척돔과 삿포로돔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힘들다. 한국에도 처음으로 돔구장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추운 11월, 12월에도 야구를 할 수 있게 되지 않았나”면서 “돔구장이 6개인 일본도 지금은 재정 문제 등으로 돔구장을 지으려는 곳이 없는 실정”이라며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고척돔이 시행착오를 잘 수정·보완해 야구팬들과 서울 시민들의 자랑거리로 거듭나길 바란다.

jwp9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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