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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찰관이 4일 고척돔구장 인근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 김경윤기자 bicycle@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김경윤기자]국내 최초의 돔구장, 고척 스카이돔(고척돔)은 날선 지적을 많이 받아 왔다. 수차례 설계 변경으로 인한 공사 지체 및 비용(약 2700억원) 폭등 문제, 입지로 인해 발생한 교통 및 주차·안전 문제 등 사회적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고척돔은 우여곡절 끝에 4일 한국과 쿠바의 서울 슈퍼시리즈를 통해 공식 개장했다. 고척돔은 당장 내년 시즌 72경기 이상을 소화해야 하는데, 문제 개선을 위해 손 봐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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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슈퍼시리즈 주최 측은 한국과 쿠바의 경기가 열린 4일 고척돔구장의 실내 주차장을 개방하지 않고 인근 임시 주차장을 마련했다. 김경윤기자 bicycle@sportsseoul.com

◇임시방편으로 교통문제 해결, 정규시즌에는?

이날 주최 측은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당히 애를 쓴 듯했다. 일단 고척돔의 실내 주차장을 개방하지 않고 주변 사설 주차장 5곳으로 방문 차량을 유도했다. 이날 경기엔 총 1만 4039명의 관중이 몰렸다. 개인 차량을 이용해 고척돔을 찾은 관중들은 외부 주차장을 이용했다. 자가용을 이용해 고척돔을 찾은 서울 시민 이동규씨는 “사전 정보가 부족해 주차 공간을 찾기 위해 약 30분 간 주변을 돌았다. 불편하기는 했지만, 참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실내 주차장 통제로 인해 고척돔 주변의 교통문제는 생각보다 심하지 않았다. 교통정리를 위해 파견된 구로경찰서 최용석 경위는 “많은 걱정을 했는데, 오히려 평소보다 교통문제가 덜했다. 이 정도 수준만 유지한다면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 경위는 “서울시가 고척돔 구장 주변 교통 문제를 위해 고척교 도로를 기존 3차전에서 5차전으로 늘렸다. 이전까지 주변 병목 현상이 상당했는데 도로 확장 공사로 인해 문제점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 같다. 주차를 하려는 차들이 없는 것도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정규시즌이 진행되는 내년이다. 이날 주최 측은 임시방편으로 고척돔 내부 주차장을 통제해 교통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최소 72경기가 열리는 내년엔 원론적인 문제 해결에 힘을 모아야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박근찬 홍보팀장은 “이번 대회 준비과정에서 사설 주차장 5곳과 협의를 해 교통 및 주차 문제를 해결했다. 정규시즌에선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히어로즈 측에서 따로 협의해야 한다. 앞으로 준비해야 할 부분은 많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해 교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인근 서울 지하철 1호선 구일역에 서쪽 출구를 설치하고 있는데, 정규시즌 이전까지 구일역 출구와 고척돔을 잇는 인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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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고척돔에서 열린 한국과 쿠바의 서울 슈퍼시리즈에서 관중들이 자리에 들어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김경윤기자 bicycle@sportsseoul.com

◇아쉬운 세심함 ‘비좁은 관람석, 높은 안전바…’

야구장 내부에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일단, 관람석이 좁고 불편했다. 특히 3루쪽 2층 관람석 일부는 무려 31개의 의자가 붙어있었다. 의자 앞·뒤 간격은 너무 좁기 때문에 이동에 상당한 불편함이 있다. 실제로 이날 경기엔 착석문제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관중들이 상당히 많았다. 외야에서 경기를 보던 한 야구팬은 “경기 시작을 앞두고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관중들로 인해 예닐곱번은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했다. 화장실을 가려고 해도 상당히 눈치가 보인다. 분명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KBO도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관중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관람석 사이의 공간 마련이 필요하다. 히어로즈 측과 서울시 측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척돔은 1만 8000석 규모다. 좌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기존 자리를 재수정해야 하는데, 이 경우 전체 관람석이 줄어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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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고척돔에서 열린 대표팀과 쿠바의 서울 슈퍼시리즈에서 관중석 앞에 설치된 안전바가 시야를 방해하고 있다. 김경윤기자 bicycle@sportsseoul.com

또 다른 문제점도 많았다. 일단 고척돔은 부지 문제 때문에 관람석의 경사가 심하다. 이로 인해 관중석 앞에 높은 안전바가 설치됐다. 문제는 안전바가 관중들의 관람환경을 해친다는 것이다. 안전바가 관중들의 눈높이까지 설치돼 경기를 보는데 상당한 방해를 하고 있다. 그렇다고 안전바를 철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환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주최측은 식전 행사에서 폭죽을 터뜨렸는데, 이로 인해 생긴 뿌연 공기가 경기 내내 고척돔 내부에 진동했다. 고척돔엔 총 37대의 대형 환풍기가 가동됐지만 뿌연 공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3일 고척돔에서 진행된 대표팀의 훈련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뿌연 공기가 맴돌았다. 환기 문제는 경기에 직접적인 지장을 줄 뿐만이 아니라 관중들의 호흡 문제에도 직결된다. 분명히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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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고척돔에서 열린 대표팀과 쿠바의 서울 슈퍼시리즈에서 1루 상단 공간에 뿌연 공기가 맴돌고 있다. 김경윤기자 bicycle@sportsseoul.com

편의시설 문제는 정규시즌 전까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고척돔엔 간단한 간식거리를 파는 간이 시설이 전부였다. 하지만 정규시즌 전까지는 정식 계약을 맺고 입주하는 편의 시설이 다수 입주할 예정이다.

bicycl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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