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마무리 이현승, 김태형 감독이 가장 잘한 선택이었다
    • 입력2015-11-02 06:19
    • 수정2015-11-02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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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포토] 이현승-양의지 \'14년만에 우승, 우리가 해냈다\'
두산 이현승이 지난 달 3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뒤 양의지와 뜨겁게 포옹하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한국시리즈의 마지막 공을 던진다는 것은 팀의 시즌 마지막 수확을 온전히 그의 손에 맡긴다는 의미다. 단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 시즌 동안 달려온 모든 선수들의 땀과 눈물, 피나는 노력에 화룡점정을 하는 것이다.

지난 3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KS) 5차전 9회초. 1사 1루서 두산 김태형 감독은 투수 교체를 지시했다. 스코어는 이미 13-2로 벌어져 누가 마지막 공을 던지더라도 KS 우승이라는 결과는 변함이 없을 것이 확실했던 상황이었지만 굳이 그 시점에 투수 교체를 단행한 것은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마지막 공을 던질 투수에 대한 예우와 배려 차원이었다. 마운드를 지키던 포스트시즌의 영웅 더스틴 니퍼트도 마운드를 향해 다가오는 ‘마지막 공’의 주인공 이현승과 뜨겁게 포옹했다. 서로에 대한 존경과 믿음, 감사가 모두 녹아있는 사나이들의 격렬한 교감이 이어졌다. 이현승은 삼성 구자욱을 5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이어 배영섭까지 삼구 삼진으로 솎아내며 KS 우승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현승의 KS 성적은 사실 그다지 볼품이 없다. 4경기에 등판해 5이닝을 던져 단 1세이브만을 건졌고 KS 1차전에서는 패전의 멍에까지 뒤집어썼다. 그러나 이현승의 방어율은 0이다. 1실점을 기록했지만 비자책점이었다. 두산은 사실상 불펜이 없이 KS를 치렀다. 선발이 긴 이닝을 막아내면 곧바로 마무리 이현승이 바통을 넘겨받아야 했다. 홀로 두산의 뒷문을 단단히 걸어잠근 것이다.

이현승은 준PO와 PO에서도 방어율 ‘0’를 자랑했다. 준PO 3경기에서는 1승 2세이브, PO 2경기에서 1세이브를 기록했는데 눈여겨볼 부분은 준PO 3경기에서 3이닝만 던진 반면 PO 2경기에서는 5이닝을 던졌다는 점이다. 준PO 당시까지만 해도 선발~셋업에 이어 마무리로 이어지는 교과서적인 마운드 운용을 했지만 불펜 투수들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PO 이후에는 이현승의 투입시기가 점점 빨라졌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부담이었지만 이현승은 KS까지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었다. 그가 마무리 투수로 100%의 믿음을 동료들에게 심어주면서 두산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던 것은 우승의 가장 큰 동력 가운데 하나가 됐다. 단지 던지는 것 이상의 효과를 팀 전체에 퍼뜨린 것이다.
[SS포토] 니퍼트-이현승, 우승을 앞두고 뜨거운 포옹 (한국시리즈 5
31일 잠실구장에서 삼성과 두산의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렸다.두산 니퍼트가 9회초 1사 1루 이현승과 교체되면서 포옹을 하고 있다.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현승은 올 시즌을 선발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범경기 도중 손가락 부상을 당해 뒤늦게 팀에 합류했다. 6월부터 시즌을 시작하게 된 이현승은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선발에 대한 개인적인 욕심을 모두 지우고 중간계투를 맡았다. 당시 두산은 윤명준과 노경은 등 마무리 카드가 연달아 실패로 돌아가면서 허술해진 뒷문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이현승은 중간계투로 합류한지 열흘여만에 마무리 보직을 맡게 됐다. 이후 이현승은 거기가 마치 제자리였던 것처럼 두산의 뒷문을 완벽하게 걸어감갔고 3승 1패 18세이브 방어율 2.89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불펜진의 불안에 떨어야 했던 두산 마운드는 이현승이 마무리를 맡으면서 눈에 띄게 안정을 되찾았다. 노경은이 구위를 회복하기 시작했고 함덕주와 진야곱 등 기대주들의 성장에도 가속이 붙으면서 불펜진에 드리웠던 그늘이 걷히기 시작했다.

김태형 감독도 이현승을 마무리로 돌린 것이 올 시즌 가장 잘한 선택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KS 우승을 확정지은 뒤 “이현승을 마무리로 돌린 것이 지금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다. 윤명준에게 감독이 너무 부담을 줬고 노경은도 자기 페이스를 못 찾았는데 이현승이 자리를 잡아주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김 감독이 가장 고민스러워했던 문제를 이현승이 깔끔하게 해결해줬다는 얘기다.

페넌트레이스에 이어 준PO, PO, KS까지 결정적인 순간마다 두산의 뒷문을 지켰던 이현승은 “항상 우승할 때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서 환호하는 것을 꿈꿨는데 그런 기적 같은 일이 오늘 현실로 이뤄졌다. 우승하는데 주연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활짝 웃었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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