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두산,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제패!
두산 선수들이 3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대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은 뒤 마운드로 달려나와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잠실 =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미라클 두산’이 삼성의 왕조시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은 2011년을 시작으로 4년 연속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KS)를 싹쓸이한 절대 강자였다. 올 시즌에도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뒤 KS에 선착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차례로 거쳐온 두산을 여유있게 맞았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9경기를 치르고 KS에 올라온 두산은 예상과 달리 전혀 지치지 않았다. 타격감각은 절정에 오른 상태를 꾸준히 유지했고 집중력과 투지에서 오히려 삼성을 압도했다. KS를 앞두고 해외원정도박 파문에 휩쓸려 주축 투수 3명을 잃은 삼성은 두산의 상승세에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완패했다.

두산이 3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KS 5차전에서 무려 17안타와 볼넷 8개를 집중해 13-2의 대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2015년 KS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두산은 2001년 우승 이후 14년, 무려 5116일만에 프로야구 정상을 정복했다. 그동안 두산은 네 차례나 KS에 올랐으나 매번 쓰라린 좌절만 맛보다 결국 ‘사전오기’에 성공하며 전신인 OB 시절을 포함해 네 번째로 KS 정상을 밟았다. 1패 뒤 4연승으로 KS 정상에 오른 것은 1989년 해태와 2008년 SK에 이어 두산이 세 번째다. 두산은 또 1992년 롯데, 2001년 두산에 이어 세 번째로 준PO부터 출발해 KS에서 우승한 팀이 됐다.

[SS포토]7회말에 3점 홈런을 터트리는 정수빈
두산 정수빈이 3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5차전 7회말 우월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환호하며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다.2015.10.31. 잠실 | 이주상기자.rainbow@sportsseoul.com

승리의 원동력은 역시 불붙은 타선이었다. 1회 2사후에 민병헌과 김현수의 연속안타에 이어 양의지가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짜리 적시 2루타로 기선을 제압했다. 3회에도 2사후에 대거 5점을 쓸어담아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2사 1루서 양의지가 볼넷을 골라낸 뒤 박건우의 중견수 왼쪽 적시타로 1점을 더 달아났고 오재원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든 뒤 고영민이 중전적시타로 2점을 보탰다. 삼성은 그제서야 선발 장원삼을 내리고 정인욱을 투입했지만 정인욱 역시 김재호에게 좌전안타를 내줬다. 계속된 2사 1, 3루서 3루에 있던 고영민은 정인욱의 폭투를 틈타 잽싸게 홈플레이트를 찍어 스코어는 7-0까지 벌어졌다.

삼성은 4회초 2사 2루서 박석민의 우월 2루타로 한 점을 따라붙었지만 두산 선발 유희관에게 꽁꽁 묶였다. 포스트시즌 내내 부진했던 유희관은 7회 이승엽과 박한이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더스틴 니퍼트에게 마운드를 물려주기 전까지 6이닝 동안 단 5개의 안타만을 내주며 2실점으로 호투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유희관이 연속안타로 추가 실점을 하자마자 곧바로 니퍼트를 투입해 뒤늦게 불붙은 삼성 타선에 찬물을 끼얹었다. 니퍼트는 이지영을 2루 땅볼로 처리한 뒤 대타 채태인과 구자욱에게 연속안타를 맞으며 잠시 흔들렸지만 배영섭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오재원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면서 자신감을 되찾더니 야마이코 나바로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두산은 7회 2사 1, 2루서 정수빈이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까지 터뜨리며 삼성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소멸시켰다. 1차전에서 번트를 시도하다 손가락에 공을 맞아 왼손 검지를 6바늘이나 꿰맨 상태에서도 출장을 강행해 17타수 8안타 타율 0.471에 1홈런 5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정수빈은 기자단 투표에서 표를 휩쓸어 한국시리즈 MVP의 영광을 안았다. 정수빈은 KIA 자동차의 K5 디젤 승용차를 부상으로 수상했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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