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호수비 김현수, 충격이 너무 컸어!
[목동=스포츠서울 강영조기자]13일 2패로 막다른 골목에 몰린 넥센히어로즈와 2승을 달리며 NC와의 플레이오프에 성큼 다가선 두산베어스의 준PO3차전경기가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1회말 1사 1루 3번 윤석민 타구 두산 좌익수 김현수가 잡았다 놓치며 안타를 허용하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의 합의판정요청에도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kanjo@sportsseoul.com

[목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두산 김현수가 연신 “괜찮다”고 외쳤다. 나중에는 “괜찮냐고 안물어보면 안되냐”며 볼멘 표정을 짓기도 했다. 통증 때문에 절룩이기도 하고, 트레이너를 불러 테이핑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정작 안부를 묻는 ‘괜찮냐’는 질문에 (애써)“괜찮다”고 말한 것이다.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2015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을 앞두고 두산을 바라보는 가장 우려섞인 시선은 단연 김현수였다. 팀의 4번타자이자 팀의 상징과도 같은 김현수가 컨디션에 이상을 보인다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잠실에서 열린 준PO 2차전에서 홈으로 쇄도하다 넥센 포수 박동원과 크게 부딪혀 정상적으로 경기를 소화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였던 터다. 그와 대화를 나누고 온 KBS N 스포츠 조성환 해설위원은 “(김)현수가 강골이기는 강골이다. 웬만해서는 안다친다. 본인이 괜찮다고 하니, 경기를 뛰는 데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S포토] 타구 놓치는 두산 김현수
[목동=스포츠서울 최승섭기자] 13일 목동구장에서 넥센과 두산의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렸다. 두산 좌익수 김현수가 1회말 1사1루 상대 윤석민의 타구를 잡았다 놓치고 있다. thunder@sportsseoul.com

김현수 입장에서도 워낙 크게 부딪혔고, 경기 도중 교체되기도 했으니 주위의 시선이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 만에 하나 부진하기라도 하면, ‘다친 것 때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올 게 뻔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경기라 팀에 힘을 보태야하는 위치이기도 하고, 실제로 경기를 뛸 수 없을 정도의 중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김현수 답게 출장을 강행했다. 김태형 감독도 “못뛸 정도라면 보고가 들어올 것이다. 워낙 튼튼한 선수이니 괜찮을 것으로 본다”며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1회초부터 엎친 데 덮쳤다. 가뜩이나 허리와 무릎, 허벅지 등 상태가 좋지 않은데, 1회말 수비 때 윤석민의 타구를 처리하다 달리던 탄력 그대로 펜스에 부딪혀 넘어졌다. 잘맞은 타구였지만 끝까지 따라가 점프캐치를 했고, 포구에 성공했지만 펜스에 부딪히며 떨어 뜨렸다. 제동을 걸기에는 펜스와 거리가 너무 짧기도 해 어쩔 수 없었다. 한동안 주저앉아 있던 김현수는 더그아웃을 향해 다시 한 번 ‘괜찮다’는 시그널을 보냈다. 안타로 기록돼 김태형 감독이 심판합의판정을 요구하는 덕분에 호흡을 골랐고, 정상적으로 경기를 소화했다.

[SS포토] 김현수 \'신발 다시 묶고...\'
[목동=스포츠서울 최승섭기자] 13일 목동구장에서 넥센과 두산의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렸다. 두산 김현수가 2회말 수비에 앞서 신발끈을 다시 묶고 있다. thunder@sportsseoul.com

하지만 정상적이지 않은 몸상태는 타석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2회초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앤디 밴헤켄이 던진 포크볼에 중심이 무너지며 1루수 땅볼을 쳤다. 4회 두 번째 타석과 7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밴헤켄이 던진 직구에 배트가 밀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레그킥을 버리고 고감도 배트 컨트롤과 강한 힙턴으로 타격하던 김현수를 떠올리면, 140㎞대 중반에 머문 직구에 배트가 밀린다는 게 언뜻 이해되지 않는 장면이다. 심지어 김현수는 “어떤 상황에서든 직구 타이밍에 스윙한다”고 말했다. 배트 컨트롤이 워낙 좋고, 공이 오는 궤적에 따라 스윙이 나가는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이 있기 때문에 변화구가 오더라도 대응이 된다. 직구 타이밍에 스윙을 하다가도 변화구를 안타로 연결하는 ‘타격기계’의 비결인 셈이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허리와 허벅지 등 힘을 쓸 수 있는 근육들에 통증이 있으면, 타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닝 교대 할 때마다 종종 걸음으로 더그아웃까지 달려오는 김현수의 어깨가 무거워 보였다. 덩달아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도 무거워졌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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