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선제솔로홈런 서건창, 가운데 토막도 살아야
[목동=스포츠서울 강영조기자]13일 2패로 막다른 골목에 몰린 넥센히어로즈와 2승을 달리며 NC와의 플레이오프에 성큼 다가선 두산베어스의 준PO3차전경기가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2번 서건창이 3회말 유희관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솔로홈런을 터트리고 홈인하고 있다. kanjo@sportsseoul.com

[목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13일 목동구장은 준플레이오프(준PO) 1, 2차전이 열렸던 잠실구장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우선 전형적인 가을 하늘이 넥센과 두산 선수들을 반겼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 쌀쌀한 감도 없지 않았지만, 기분좋은 날씨 덕분인지 훨씬 유쾌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그 중에서도 넥센 선수들의 표정이 눈에 띄었다. 하루 휴식을 취한 덕분인지 미소가 만연한 얼굴로 워밍업을 시작했다. 박병호에게 “준PO 1차전을 앞둔 분위기가 난다”며 말을 건넸더니 “그래요?”라며 빙긋 웃는다. 잠실에서 볼 수 없었던, 여유있는 미소였다. 투수들은 한 술 더 떴다. 전체 워밍업을 시작하기 전 3루 더그아웃 앞에 옹기종기 모여있던 투수들은 가위 바위 보로 손목때리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코치들은 “던지는 손은 때리면 안된다”고 주의를 주면서도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김택형은 외국인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와 ‘맞기 놀이’를 했는데, 두 대를 연속으로 때린 뒤 마지막 한 대를 맞고는 한동안 주저 앉아 고통을 호소했다. 물론,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벼랑끝에 몰린 팀 분위기로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손혁 투수 코치는 “하루 쉬었잖아. 멘털 다 회복했어. 완전 리셋”이라며 밝게 웃었다. 떨어질 곳도, 잃을 것도 없다는 표정이었다. 다만 후회를 남기지는 말자고, 그라운드로 나오기 전에 짧게 한 마디 했을 뿐이다. 야수들의 수비를 돕던 홍원기 코치 역시 “휴식일 만큼은 확실한 자유를 보장한지 꽤 됐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 모두 적응한 상태다. 쉬라고 해도 배트 들고 주차장에 가서 스윙하는 선수들도 있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가볍게 컨디셔닝하는 일이 일상화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야수들이 많기 때문에 공격이 풀리지 않으면 수비에 영향을 끼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찬스에서 적시타를 때리지 못한 야수가 수비 나갈 때 어깨를 늘어뜨리면 혼찌검을 내기로 했다. 표정부터 밝아야 경쾌한 풋워크가 유지된다”고 말했다. 벼랑끝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으로 ‘휴식’을 선택한 것이 분위기 전환을 이끈 동력이 된 듯 했다.

[SS포토]항의하는 넥센 염경엽 감독, \'몸쪽 낮은 볼 아닌가요?\'
[목동=스포츠서울 박진업기자] 넥센 염경엽 감독(오른쪽)이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넥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3회말 1사 상황에서 삼진 아웃 당하자 그라운드로 나가 이영재 구심에게 볼판정에 대해 항의 하고 있다. upandup@sportsseoul.com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달랐다. 염 감독은 “어제 숙소에서 하루 종일 고민했다. 결론은 타선만 갖고는 우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타선으로도 성적을 내려면, 결국은 구성이 좋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 포진한 3번타자 윤석민부터 9번타자 박동원까지 넥센 타순은 말그대로 다이너마이트다. 포탄을 쌓아놓고도 뇌관이 터지지 않거나, 기폭제 역할을 하는 다이너마이트 한 개가 불발탄이 되면 터지지 않는다. 한정된 투수력으로 단기전을 이끄려면 단발이 아닌 다연발 혹은 핵폭탄이 터져야 한다. 염 감독은 “올해까지 3연속시즌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는데, 타선이 폭발해서 이긴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손승락 한현희 조상우 등 불펜 필승조들의 보직을 파괴해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전략이 아니었다면, 더 힘든 레이스를 펼쳐야 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구성이 중요하고, 구성에 걸맞는 전략과 전술을 짜내야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경기 당일 선수 구성을 대폭 바꿀 수는 없을 터. 염 감독이 “무안타에 허덕이는 유한준을 비롯해 쳐줘야 할 선수들이 터져줘야 승산이 있다. 적어도 오늘만큼은 점수를 많이 뽑으면서 이겨야 내일(4차전)도 여세를 몰아갈 수 있다. 한 두점 차 승리로는 내일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부진했던 타자들이 한 번씩 손 맛을 봐야 그 기운을 다음 경기까지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밴헤켄이 무조건 길게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타선이 터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투수력으로 4차전을 풀어야 한다는 계산을 동시에 한 것이다.

[SS포토] 호투 밴헤켄 \'내일을 위하여\'
[목동=스포츠서울 최승섭기자] 13일 목동구장에서 넥센과 두산의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렸다. 넥센 선발투수 밴헤켄이 역투하고 있다. thunder@sportsseoul.com

다행인 점은 서겅창 김하성의 홈런이 터지기도 했지만, 믿고 쓰는 에이스 앤디 밴헤켄이 긴 이닝을 최소투구로 막아냈다는 점이다. 두산 선수들은 “밴헤켄은 제구가 좋고 변화구가 뛰어나기 때문에 빠른 카운트에서 공략해 승부를 봐야 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초구, 2구에 적극적으로 승부를 거는 전략인데, 이날따라 밴헤켄의 구위가 너무 좋았다. 자연히 투구수를 아낄 수 있었고, 긴 이닝을 끌어간 배경이 됐다. 준PO 1차전을 앞둔 것처럼 설렘 가득한 표정을 짓던 넥센이 뒤집기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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