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첫골 넣고 정우영에게 달려가는 지동원
13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자메이카 대표팀간의 A매치 평가전이 열렸다. 한국은 지동원을, 자메이카는 브라운을 최전방에 배치시키며 승부수를 띄웠다. 지동원이 전반전에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2015.10.13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슈틸리케의 신기’가 이번엔 그를 깨웠다.

가을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활짝 웃은 이는 바로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이었다. 오랜 기간 골 침묵에도 불구하고 그를 과감하게 뽑았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이 또 한 번 적중했다. 지동원은 그간의 마음 고생을 털어낸 듯 고개를 흔들며 미소 지었다.

지동원은 13일 열린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35분 시원한 헤딩골로 이날 경기 선제 결승골을 터트렸다. 경기 초반부터 숱한 공격이 자메이카 골문을 향했으나 마무리 미숙으로 0-0 행진을 벌이던 순간 그의 점프가 빛났다. 정우영의 오른쪽 코너킥이 골지역 정면으로 향할 때, 지동원은 훌쩍 날아올라 헤딩을 시도했고 볼은 골망을 크게 출렁였다. 애타는 마음으로 지켜보던 경기장 내 2만8105명도 환호를 보냈다. 그는 이날 2~3호골에도 관여했다. 후반 9분 기성용 추가골로 연결된 페널티킥을 이끌어낸 그는 9분 뒤 페널티지역 오른쪽 대각선 슛을 시도, 황의조 쐐기골 시발점이 됐다. 그의 슛을 자메이카 골키퍼 라이언 톰슨이 쳐내자 황의조가 잡아서 넣었다.

무려 4년 만이다. 20살 나이에 출전했던 2011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4골을 터트리며 한국 축구 공격의 희망으로 불렸던 그는 그해 9월 레바논과의 브라질 월드컵 3차예선 홈 경기 멀티골을 끝으로 A매치 득점자 명단에서 사라졌다. 이듬 해 런던 올림픽 8강에서 선제골을 뽑아내며 ‘축구 종가’ 영국을 울렸으나 A매치는 엄연히 아니었다. 이후 대표팀 감독이 3번이나 바뀌는 우여곡절 속에서도 그의 골 침묵은 멈출 줄 몰랐고 최근엔 소속팀에서도 득점하는 법을 잃은 듯 했다. 지동원이 공식 경기에서 가장 최근 골을 넣은 경기가 지난 해 1월26일 도르트문트전. 그러나 최근 그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꾸준히 뛰고 있는 점을 눈여겨 본 슈틸리케 감독은 자메이카전 왼쪽 날개로 선발 투입했고, 지동원은 그 기대에 보답했다.

지동원 부활로 슈틸리케 감독은 또 하나의 공격 자원을 얻었다. 그는 최전방부터 2선 및 좌우 날개를 다양하게 소화할 수 있어 대표팀 스쿼드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1~2012시즌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 등 프리미어리그 강호들과의 대결에서 불을 뿜던 그의 감각이 드디어 살아났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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