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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량첸살인기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츠서울 김정란기자]스산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겨울을 앞두고 몸이 움츠러들기 시작한 이때, 스크린에도 스산한 바람이 분다. 10월, 11월 잇달아 쏟아져나오는 스릴러 영화가 관객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지난주 개봉한 ‘성난 변호사’(허종호 감독)에 이어 오는 22일 개봉하는 ‘특종:량첸살인기’(노덕 감독), ‘더 폰’(김봉주감독), 28일 개봉하는 ‘그놈이다’(윤준형 감독) 등은 모두 스릴러 장르다.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2008) 이후 한국 영화에 불어닥친 스릴러 바람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영리한 관객들은 똑같은 스릴러에 곧잘 싫증낸다. 이번에 스크린에 걸릴 스릴러 영화들도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관객과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쏟아지는 스릴러, 뚜렷한 색깔

2013년 김성훈 감독의 ‘끝까지 간다’로 대표적인 ‘스릴러 배우’로 떠오른 이선균의 ‘성난 변호사’는 완벽한 오락액션이다. 살인사건의 변호를 맡은 변호성(이선균 분)이 다 이겼다고 생각한 순간 뒤통수를 맞으면서 시작되는 사건은 각종 추격신과 반전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잡고 있다. 지난 8일 개봉해 ‘마션’, ‘인턴’ 등 쟁쟁한 외화 사이에서 선전하며 60만명의 관객을 동원 중이다.

‘특종:량첸살인기’는 잔인한 장면보다는 심리묘사에 치중한다. 해고·이혼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특종을 터뜨렸다고 생각한 기자 허무혁(조정석 분)은 사실 특종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지만, 일이 수습되지 않고 자꾸 커지기만 한다. 이를 해결하려는 무혁과 그를 쫓는 의문의 남자 한승원(김대명 분)의 심리묘사가 관전포인트다.

‘더폰’은 스릴러에 미스터리를 더했다. 1년 전 살해당한 아내에게서 전화가 온다는 설정의 영화는 ‘숨바꼭질’, ‘악의 연대기’ 등에서 연이어 스릴러 주연을 맡은 손현주 주연으로 눈길을 끈다.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무서운 역 전문’ 배성우가 손현주와 맞서는 살인마 도재현으로 출연해 처음으로 주연급 비중으로 영화에 도전한다.

최근 SBS 드라마 ‘용팔이’로 안방에서 흥행파워를 다시 한번 입증한 주원은 유해진과 함께 ‘그놈이다’로 스릴러에 나선다. 지난 13일 SBS ‘힐링캠프 500인’에 출연해서도 영화 흥행성적에 대한 아쉬움을 고백한 바 있던 그는 동생을 죽인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주인공 장우 역으로 분해 절치부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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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폰 제공|NEW

◇이선균+손현주 방어전, 조정석+주원 신성의 도전

10월 들어 몰려나오는 스릴러 영화들은 ‘공포는 여름’이라는 공식과는 조금 달라진 모습이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요즘은 오히려 여름에는 시원한 오락액션이라는 공식이 더 통하는 것 같다. 봄 비수기를 지나고 여름에 거대 자본이 들어간 블록버스터가 쏟아지면서 스릴러 영화는 오히려 가을 개봉이 많아진 모습”이라고 귀띔했다.

스릴러 영화들은 긴박감이 생명인 만큼 각 영화 속 추격신을 비교해보는 것도 즐길 만한 요소다. ‘성난 변호사’에는 양쪽 지하철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지하철 추격신’, ‘더 폰’은 실제 자전거 타기가 취미인 손현주의 장기를 십분 살린 ‘자전거 추격신’이 등장한다.

스릴러 전문배우와 신성의 맞대결도 지켜볼 만하다. 역대 가장 흥행에 성공한 스릴러 영화는 지난 2013년 개봉한 손현주 주연의 영화 ‘숨바꼭질’(허정 감독)로 560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선균의 ‘끝까지 간다’는 345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또 같은 날 개봉하는 ‘특종:량첸살인기’와 ‘더 폰’에 모두 배성우가 출연해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선보여 ‘같은 사람, 다른 느낌’의 그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스릴러 흥행 스타들과 안방의 흥행 스타들이 대거 뛰어드는 올 가을, 스릴러의 승자가 누가 될까? 흥미로워지는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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