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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엘리트체육의 산실인 한국체육대학을 방문한 오시마 다다모리(왼쪽) 일본 중의원 의장이 한체대 김성조 총장으로부터 기념패를 받고 있다. 제공 | 한체대

[스포츠서울 고진현기자]‘한체대를 배우자!’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엘리트체육 진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일본이 한국체육대학교(총장 김성조)를 벤치마킹하고 나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정의화 국회의장의 초청으로 방한한 오시마 다다모리 일본 중의원(衆議院) 의장이 지난 12일 한체대를 직접 방문한 건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도쿄올림픽을 겨냥한 일본의 체육정책 방향성과 함께 국내 엘리트체육 시스템의 우수성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오시마 중의원 의장은 메가톤급 인사다. 자민련 출신의 11선 의원으로 체육에 대한 조예가 깊다. 일본 체육은 그 동안 한국의 교육부에 해당하는 문부과학성에 속해 있었는데,오시마 의장은 문무과학성 장관 출신이다. 이번에 오시마 의장과 함께 한체대를 찾은 가와무라 다케오 의원과 류 히로후미 의원도 문부과학성 장관과 부장관을 각각 역임했다. 일본에서 내로라하는 체육통 의원들이 한꺼번에 한체대를 방문한 사실은 엘리트체육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일본내의 기류변화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일본은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엘리트체육 진흥과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위기다. 단순한 사회 분위기 차원을 떠나 엘리트체육의 진흥과 육성을 위해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지원과 노력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일 출범한 스포츠청도 이러한 사회적 기류의 연장선상에 있다. 권한과 재원이 분산되어 있던 스포츠 행정의 일원화와 효율화를 목표로 출범한 스포츠청은 따지고보면 도쿄올림픽을 겨냥한 엘리트체육 진흥의 ‘전위부대’라고 보면 이해가 빠르다.

일본과 올림픽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1964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올림픽을 유치한 일본은 2020 도쿄올림픽을 ‘영광의 재현’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1960 도쿄올림픽은 제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의 열패감을 딛고 경제대국으로 일어선 계기가 됐다. 2020 도쿄올림픽도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게 일본의 야망이다. 자산버블 붕괴로 ‘잃어버린 20년’의 터널에 갇혔던 일본은 최근 ‘아베 노믹스’로 활기를 찾은 경제상황과 맞물려 올림픽을 사회부흥의 결정적 계기로 활용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한체대출신 올림픽메달 현황

한체대를 방문한 오시마 의장 일행은 한체대의 훈련시스템을 꼼꼼이 체크했다. 이들이 한체대를 벤치마킹하는 이유는 따로 없다. 한체대가 이뤄낸 기적의 퍼포먼스 때문이다. 한체대 출신이 동·하계올림픽에서 따낸 메달수는 금메달 40개 은메달 32개 동메달 24개 등 모두 96개. 한국이 역대 올림픽에서 기록한 296개의 메달 중 무려 32%를 한체대 출신들이 따냈다.

한국을 아시아 스포츠 ‘넘버2’의 지위로 이끈 한체대의 엘리트체육 시스템은 일본이 가장 본받고 싶은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부족함이 없다.

3선 의원 출신인 한체대 김성조 총장은 “일본이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엘리트체육에 사회적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면서 “일본이 한체대를 벤치마킹하려는 모습도 바로 이러한 움직임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세계 100여 개의 체대 중 한체대의 국제 경쟁력은 ‘톱5’에 들 정도로 뛰어나다”면서 “이번 오시마 의장의 방문은 글로벌 한체대의 존재 가치를 다시 확인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뿌듯해했다.

jhkoh@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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