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일본롯데 전 부회장)이 오는 14일 광윤사의 주주총회를 열고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이사 해임 안건을 상정한 뒤 통과시킬 예정이다.

[스포츠서울 김자영기자]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승리하며 마침표를 찍는 듯 했다. 그러나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자신의 이름을 딴 한국 법인 SDJ(신동주) 코퍼레이션을 설립하고 법률 자문단을 꾸려 소송전에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분위기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달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형제의 난’은 끝났다”며 경영권 분쟁 재발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은 지 한 달도 채 안 됐다. 롯데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가운데 신동주 회장의 역공세로 반전 국면으로 접어들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 신동빈회장(배포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제공 | 롯데그룹
◇광윤사 주총 D-1, 신동빈 회장 이사 해임 가능성은?

신동주 회장은 14일 광윤사 주주총회를 열어 신동빈 회장의 이사직 해임 안건을 상정해 통과시키겠다고 칼을 갈고 있다.

광윤사는 한·일 롯데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다. 지난달 국감을 통해 밝혀진 광윤사에 대한 개인별 지분율은 ▲신동주 회장 50% ▲신동빈 회장 38.8% ▲신격호 총괄회장 0.8%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신격호 총괄회장 부인) 10% 등이다. 신동주 회장이 광윤사 지분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어 신동빈 회장을 이사에서 해임할 가능성이 크다.

신동주 회장은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을 해임시키고, 본인이 광윤사 대표 이사 자리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주총에 이어 광윤사 이사회도 개최된다. 이사회에서는 광윤사 정관에 따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의 광윤사 지분 1주를 신동주 회장에게 매각하는 거래에 대한 승인이 이뤄질 예정이다. 신동주 회장에게 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광윤사의 절대적인 의사 결정권을 주겠다는 의지다.

◇광윤사 주총 결과에 따라 가처분 신청에 영향 미칠수도

롯데그룹은 신동주 회장의 파상공세에 최대한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광윤사 이사에서 해임돼도 경영권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 28.1% ▲종원원 지주회 27.8% ▲관계사 20.1% ▲투자회사 LSI 10.7% ▲가족 7.1% ▲임원지주회 6.0% ▲롯데재단 0.2% 등으로 구성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광윤사 보유 지분에 따라 신동주 회장의 영향력은 28.1%에 불과하다”면서 “이미 롯데홀딩스는 지난 8월 17일 이러한 지분구조가 반영된 주총을 열어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광윤사 주총의 승패 결과가 경영권 분쟁 국내 첫 소송에 직간적접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다.

법조계에 따르면 신동주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과 함께 롯데쇼핑을 상대로 낸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의 첫 심문기일이 오는 28일 오전 10시30분 358호 법정에서 민사합의51부 심리로 열린다.

이번 가처분 신청의 취지는 신동주 회장이 롯데그룹 대주주로서 경영 감시권을 발동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큰 폭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진 롯데쇼핑의 회계장부를 확인해 신동빈 회장의 경영능력을 문제삼겠다는 의도다.

◇신동빈, 한국 내 주요 계열사 지분 ‘열세’

신동주 회장의 반격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신동빈 회장의 한국 내 주요 계열사에 대한 지분이 나머지 가족보다 적어 향후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한국 롯데그룹 주력 20개 계열사의 신동빈 회장 일가족 보유 지분을 분석한 결과 신동빈 회장의 보유 지분율이 나머지 가족 지분율보다 높은 계열사는 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경우 신동빈 회장의 지분이 13.46%로 다른 가족의 보유 지분 총 15.31% 보다 낮았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제과 보유 지분도 5.34%로 반대 세력의 보유 지분 13.31%에 턱없이 모자란다. 롯데칠성음료의 신동빈 회장 지분율 역시 5.71%로 신격호 총괄회장(1.30%)과 신동주 전 부회장(2.83%), 신영자 이사장(2.66%)의 보유 지분 합계인 6.79%보다 낮다. 롯데푸드 지분율은 신동빈 회장이 1.96%로 나머지 가족의 보유지분(3.38%)을 합친 것보다 밑돌았다.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의 관계사 지분이 20%가 넘는 가운데 나머지 가족이 반(反) 신동빈 세력으로 결집할 경우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 지배력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sou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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